"왜 런던 한복판에서 촛불을 드냐고요?"
韓유학생 폭행..런던서 한인 촛불집회
행인은 구경·촬영, 경찰도 출동안해
피해자 "상처 너무 깊어...우울하다"
거리에서 원숭이 흉내내며 '칭챙총' 모욕
돌체앤가바나 中 비하? 우리에겐 일상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시위 주최자 익명 (영국 교민)
지금 중국은 돌체앤가바나 사태로 떠들썩하죠. 피자도 먹을 줄 모르는 중국인. 이런 모습을 광고에 그리면서 중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는데 최근 영국에서는요.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한인 유학생 한 명이 영국인으로 추정되는 10대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가해자들은 길을 걷던 피해자를 향해서 쓰레기를 던지고 마구 때리기 시작했는데 피해자가 항의를 하자 “어, 영어 할 줄 아네.” 이런 말까지 했다고 하죠.
번화가에서 벌어진 폭행이었는데 행인들은 그저 지켜보기만 했고 영국 경찰은 신고를 받은 뒤에 1시간이 넘도록 현장에 오지를 않았습니다. 과연 자국민이 이런 집단 폭행을 당했어도 그렇게 행동했을까요. 지금 영국 내 한인 사회는 술렁이고 있습니다. 엄연한 인종 차별이 자행되고 있다며 이번 주말에는 촛불 집회도 가질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도대체 어떤 느낌을 느끼고 있는 걸까요. 상황이 어떤 걸까요? 그 촛불 집회에 참가하는 영국 교민 한 분을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주최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영국 사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주최자> 지금 한 8년째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실례지만 어떤 일하세요?
◆ 주최자> 저는 니팅(knitting) 디자이너고요. 두 딸아이의 엄마입니다.
◇ 김현정> 디자이너 일을 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사는 주부시기도 하네요?
◆ 주최자> 네.
◇ 김현정> 처음에 소식 듣고는 어떠셨어요?
◆ 주최자> 정말 충격이었죠. 왜냐하면 이렇게 막무가내로 무방비 상태에서 무차별적 폭행을 당할 경우는 잘 없거든요. 더군다나 지금 런던 번화가에서 여학생이 6-7분가량 의식을 잃을 정도로 구타를 당하는데도 아무도 나서지도 않고 행인들은 구경을 하거나 촬영만 했다는 데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 김현정> 의식을 잃을 정도로 한 여학생이 폭행당하고 있는데 쳐다보고 촬영하고. 그런데 영국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1시간이 넘도록 도착하지 않았다는 게 사실이에요?
◆ 주최자> 네, 맞습니다. 1시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아서 결국에는 학생이 집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끝까지 연락이 없었고. 학생이 인터넷으로 스스로 접수를 하게 된 거였어요.
◇ 김현정> 현장에는 끝내 안 나타난 거군요?
◆ 주최자> 네, 그렇죠.
◇ 김현정> 저는 늦게라도 온 줄 알았는데 끝내 안 나타났군요. 그러면 그 후에 경찰에 다시 신고한 후로 지금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 주최자> 수사 진행이 잘 안 됐던 것 같고요. 그 학생이 (경찰과) 연락도 안 되고 영국 경찰도 수사에 적극적이지도 않고 있어서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 사건에 대해서 이슈화시킨 후에 기사화되고 나니까 한국 대사관에서도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 후에 진행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피해자분하고 혹시 연락해 보셨어요?
◆ 주최자> 지금 그동안은 학생이 상처가 너무 심해서 외부로부터 단절돼 계신 것 같더라고요. 통화를 해 봤는데 목소리에 풀이 많이 죽어 있고 우울하다고 언급하시기도 하고. 댓글로 인해서 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일단은 피해자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사실 촛불 집회까지 열릴 줄은 몰랐어요. 어느 사회건 이상한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니까. 이상한 일부 영국인들이 그런 거겠지, 일부의 얘기겠지라고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주말에 교민들이 촛불 집회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이게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유사한 일이 자주 벌어진다는 얘기인가 보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습니까?
◆ 주최자> 저뿐만 아니라 하루가 멀다하고 인종 차별당했다는 글이 자주 올라오거든요. 저 또한 지금 두 달 사이에 세 번을 겪은 적도 있거든요. 뭔가를 던진다든지 지나가다가 20대 중반 정도 되는 남성분들이 마주보고 지나치고 있었는데 그중에 한 분이 저한테 한 10cm 가까이로 근접해서 소리를 갑자기 확 지르는 거죠.
◇ 김현정> “워!” 이렇게?
◆ 주최자> 소리를 지르고 난 후에 그 사람이 지나가면서 한 10m 정도 지나갔을 때 웃으면서 저한테 ‘칭챙총’ 이라고 하며 원숭이 흉내를 내더라고요.
◇ 김현정> 그게 전형적으로 아시아인 비난하는, 비하하는 그 행동인 거죠?.
◆ 주최자> 네. 그래서 그 사람이 지나치고 이후에 이게 인종 차별이구나. 또 제가 영어 실력이 좋지는 않기 때문에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성적인 그런 디테일한 단어를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 김현정> 은어 같은 거.
◆ 주최자> 그 뉘앙스와 상황을 파악하고 발음을 기억하고서는 집에 와서 검색을 해 보면 그런 단어를 사용했다든지. 그런 경우도 많고.
◇ 김현정> 성희롱 단어. 그러니까 인종 차별이 지난 폭행당한 여성 같은 경우에는 아주 심한 경우여서 그렇지 일상이네요.
◆ 주최자> 네, 그렇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예전이 아니지 않습니까? 벌써 2000년대인데 아직도 그래요?
◆ 주최자>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런 게 계속 일상이 된다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제가 겪은 일을 아이들이 겪는 것을 좀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중국에서는 돌체앤가바나라는 패션 브랜드가 아시아인을 조롱하는, 중국인을 조롱하는 듯한 광고를 내서 발칵 뒤집혔어요. 피자도 제대로 먹을 줄 모르는 중국 여성. 굉장히 우스꽝스럽게 그려놨는데 거기에 달린 댓글이 한 1억 2000만 건이 된답니다. 그 댓글을 보고 돌체앤가바나 디자이너가 ‘이 빌어먹을 나라’ 또 이렇게 글을 쓰면서 또 사건이 더 확산이 된. 이 얘기 알고 계세요?
◆ 주최자> 소식 접했습니다. 그런 걸 일상처럼 당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는 상황이에요.
◇ 김현정> 그래요? 피자랑 스파게티도 못 먹는 아시아인. 이런 일을 일상으로 당하신다고요?
◆ 주최자> 제가 생각하기에는 우리가 아시아인이 미개인이다. 아시아인이 정말 전문직이고 외모적으로도 말끔하다고 해도 그 사람들에게는 그냥 한낱 미개인일 뿐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영어를 네이티브처럼 못하는 건 당연한 건데 영어를 못한다고 일단 좀 모자란 사람인 양 취급받기도 하고. 심지어 영어를 잘해도. 전문직을 가진 어떤 사회적으로 자리를 다 잡은 사람조차도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래로 본다?
◆ 주최자> 네.
◇ 김현정> 기가 막히네요. 그런 인종 차별이 아직까지도 존재하고 있다는 게 좀 화가 나는데 촛불 집회. 고국에서 좀 도울 수 있는 일도 있을까요?
◆ 주최자> 한국 대사관의 초기 대응이 좀 늦었잖아요. 그게 조금 가장 아쉽거든요. 그런데 이런 게 반복이 돼서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거든요. 그래서 청원을 드려야 하나. 그런 생각도 혼자서 해 본 적도 있습니다, 사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한국 대사관께서 교민들의 안전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위해 주실까.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 김현정> 너무나 당연한 건데. 그 당연한 게 안 지켜지고 있다. 그걸 좀 도와달라. 알겠습니다. 저는 영국 얘기 들으면서 우리 사회는 또 어땠는가 좀 돌아보게도 되고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되네요. 촛불 집회 주말에 잘하시고요. 힘 실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주최자>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영국 런던에서 벌어진 한인 폭행 사건을 보고 직접 촛불 집회를 열기로 한 교민 한 분 만나봤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