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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밀려오고, 백사장 줄어들고'…해운대해수욕장에 무슨일이?

해운대해수욕장 동편 엘시티 앞 호안도로, 파도에 모래 밀려올라와

동편 백사장 폭 2년 동안 30% 이상 감소하는 등 이상 징후 발견

엘시티 "엘시티가 해수욕장 환경에 영향 미친다는 주장은 억측" 반박

노컷뉴스

강풍과 높은 파도가 몰아친 뒤 해운대해수욕장 동편 호안도로에 모래가 밀려온 모습. (부산CBS)

초고층 엘시티 건물이 들어선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동편에서 파도에 쓸려온 모래가 호안도로까지 밀려오는가 하면 최근 2년 동안 백사장 폭이 크게 줄어드는 등 각종 변화가 나타나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설 연휴가 끝난 지난달 28일 엘시티 앞 호안도로.


백사장에서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모래가 산책로를 뒤덮어 걸음을 내딛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하루 전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가 해수욕장을 덮친 뒤 일어난 일이다.


인근 주민과 해운대구에 따르면 유독 이곳 해수욕장 동편 호안도로는 이처럼 모래가 밀려 올라오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한 해운대구 주민은 "해수욕장에 산책하러 나왔다가 모래가 산책로까지 밀려 올라온 상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유독 동쪽 끝지점 도로만 심한 것 같았다"라며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걷기도 힘든 상황이었다"라고 전했다.


해운대해수욕장 동편에서 발생한 이상 현상은 또 있었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지난해 해수욕장 동편 3개 지점의 백사장 폭은 평균 47.9m에 불과 했다.


이는 2017년 평균 69.3m의 69% 수준이다.


2년 동안 백사장 폭이 무려 30%이상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해수욕장 중앙과 서편 백사장 폭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던 점과 대조적이다.


연안 상황을 관찰하는 해양수산부 역시 최근 해운대해수욕장 동편 침식이 심해졌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는 유독 엘시티 앞 해수욕장에서만 크고 작은 변화가 감지되면서 101층에 달하는 초고층 빌딩이 해수욕장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고층 건물 자체가 해양 환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지만, 이론적으로 주변 지하수 흐름 등 지반 환경에 변화가 있을 경우 해양도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부경대학교 해양공학과 김헌태 교수는 "고층 빌딩 자체가 해양이나 해안 환경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라면서도 "다만 지반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 흐름 등이 영향을 받았다면 이론적으로 해양 환경에도 변화가 있을 수는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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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 엘시티. (사진=송호재 기자)

해운대구 역시 엘시티 앞 연결 계단을 완공한 뒤 모래가 밀려오는 현상이 심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백사장 폭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며 조만간 용역 등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엘시티 앞 호안도로와 백사장을 연결하는 계단을 만든 뒤 파도가 치면 이 계단을 따라 모래가 쓸려 올라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백사장 폭 역시 전반적으로 변화가 있는 게 사실이다, 조만간 용역 등을 통해 원인 분석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엘시티 측은 호안도로에 모래가 밀려오는 것은 태풍 등 기상 악화 상황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또 애초 해수욕장 동편은 애초 백사장이 아닌 자갈밭이었지만 엘시티 측이 노력을 기울인 끝에 백사장을 조성한 것이라며 각종 의혹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엘시티 관계자는 "호안도로에 모래가 밀려오는 것은 엘시티 앞 뿐만 아니라 해수욕장 모든 구간에 걸쳐 확인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계단 때문에 호안도로가 망가진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운대해수욕장 동편은 애초 자갈밭이었지만 바닷속에 구조물을 설치하는 등 모래가 쌓이도록 노력한 끝에 백사장을 조성한 것"이라며 "엘시티가 해수욕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억측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운대구는 지난해 발주한 연구 용역에서 해운대지역 초고층 건물 밀집 지역에서 이른바 '빌딩풍' 현상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힌 바 있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모의실험 결과 엘시티가 들어선 미포 지역은 최대 2배이상 바람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마린시티 등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빌딩풍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초고층 건물이 바람 등 환경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구는 설명했다.


부산CBS 송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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