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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노컷뉴스

돈 주면 노량진역도 '에듀윌학원역'?

철도공사, '노량진(에듀윌학원)역' 역명부기 건 주민의견 수렴 중

"돈만 주면 역 이름도 살 수 있는 거냐"는 비판 잇따라

수익 증대 위해 지난해 운영 규정(기준 완화) 바꾼 건 '사실'

철도공사 측 "기준 완화했지만 심의 과정서 공공성 충분히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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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최근 동작구청이 한국철도공사의 요청으로 1호선 노량진역의 역명부기 사용과 관련해 주민 찬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노량진역 표기를 노량진(에듀윌학원)역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한 내용인데, 시민들 사이에선 "돈만 주면 공공성과는 상관 없이 역 이름도 바꿀 수 있는 거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동작구청은 지난달 27일 공고문을 통해 "노량진역(1호선) 역명부기 사용 관련 '철도노선 및 역의 명칭 관리 지침' 제31조 2항 및 3항에 의거해 다음과 같이 주민 찬반 의견 수렴을 공고한다"고 밝혔다.


공고문에 따르면 신청기관은 ㈜에듀윌이며, 승인기관은 한국철도공사다. 사용기간은 3년으로 재계약 가능하다.


역명이 '노량진(에듀윌학원)'으로 변경되면 역사건물 외벽, 출입구 및 승강장 표지, 차내 노선도 등에 표기된다. 역내 방송도 "이번 역은 노량진, 에듀윌학원입니다"로 바뀐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 사이에선 "에듀윌 학원이 노량진을 대표하는 곳인가", "역 이름까지 광고 목적으로 사고파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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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공공복리 증진'이 목적이었지만…지난해 운영규정 개정

그렇다면 정말 비용만 지불하면 역명을 변경할 수 있는 걸까?


우선 한국철도공사가 역명부기 세부운영기준을 마련한 건 지난 2010년 6월이다. 한국철도공사가 밝힌 역명부기의 목적은 '운영하는 역으로서 지역의 대표성 및 공공성을 갖는 기관 등의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의 편의 제공을 위한 부기역명 표기의 합리적인 선정과 관리·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는 것이다.


즉 공공복리 증진이 역명부기 사용의 당초 목적이었던 셈이다. 한국철도공사가 내세운 사용기관 선정기준도 공공성을 기반으로 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역세권내의 공공기관 및 다중이용시설로 철도를 이용하는 고객의 편의를 증진시키며, 유용한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갖는 명칭을 사용하는 기관(단, 비 공공시설은 지역의 대표성이 있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요구가 있는 경우) △서울특별시 지역의 경우 대상역에서 4km 이내에 있으며, 이외의 지역은 4km 이내에 대상기관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8km 이내에 위치하고 있는 기관 △제1호 및 제2호의 기준에 부합하는 시설로 운영 효율성, 미풍양속 저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기관 등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광역철도 역명부기 운영 규정이 개정됐다. 한국철도공사가 밝힌 개정이유 중 하나는 '신청 및 사용기준 완화, 사용료 산정 방식 현실화로 수익 증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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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실제로 개정 이후 신청기준은 대폭 하향 조정됐다. △공공기관 및 공공시설 △병원, 관광 등의 시설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 △미풍양속을 저해하거나 지역주민의 반대 등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는 기관 등의 조건만 갖추면 역명부기 사용기관으로 신청할 수 있다.


개정 이전 신청자격 항목에 있던 접근성, 공공성 등은 추후 심의위원회에서 배점을 매기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비 공공시설은 지역의 대표성이 있고, 지방자치단체장의 요구가 있는 경우'라는 조건도 빠졌다.


게다가 신청 이후 진행되는 항목별 평가에서도 '가격평가'가 배점이 가장 높게 책정됐다. 평가 항목과 배점은 접근성(20점), 공공성(25점), 선호도(25점), 가격평가(30점) 등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철도공사는 역명부기를 광고사업의 일환으로 운영하고는 있지만, '공공성'보다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철도공사 광역철도본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기준 자체가 완화된 건 맞다"면서도 "다만 심의하는 과정에서 공공성, 지역주민 의견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지역주민 의견 수렴 절차에서 반대 의견이 50%를 넘으면 심의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격평가의 배점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심의위원들이 평가할 때 도움을 주고 경합을 하는 경우 차등을 두기 위해 배점을 만든 것"이라며 "사실 가격보다는 기관 분류 등에서 점수 차이가 더 많이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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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노량진(에듀윌학원)역' 될 가능성 희박…"주민 대다수 반대"

이에 따라 ㈜에듀윌이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고 해도 노량진역이 노량진(에듀윌학원)역으로 변경될 가능성은 낮다. 심의위원회 상정 전 단계인 '지역주민 의견 수렴 절차'에서 반대 의견이 압도적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민들 대부분은 역명부기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작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주민들 대다수는 노량진역에 특정 학원명을 붙이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며 "반대 이유에 대해서는 그 학원이 노량진을 대표하는 시설이 아니라는 의견, 홍보 목적이라 비판적이란 의견, 다른 학원과의 형평성 문제 등이 거론됐다"고 밝혔다.


주민뿐 아니라 타학원들도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공사 측도 "주민들의 의견을 모니터링한 결과 반대 의견이 많아 심의위원회까지 상정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과반 찬성으로 심의 단계까지 간다고 해도 심의위원들이 반대 사유가 찬성 사유보다 더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역명부기 사용기관으로 선정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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