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길 걷는 롯데 3세 신유열…그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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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2016년 3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면세점 긴자 매장 개점식에서 참가자와 대화하는 모습. 붉은 원이 신동빈 회장의 아들 신유열씨와 며느리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롯데 3세 신유열(36·시게미쓰 사토시) 씨가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임원으로 합류하며 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신 씨가 41년 전 아버지 신 회장의 발자취를 그대로 쫓는 양상을 보이며 롯데의 본격적인 3세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유열 씨는 최근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로 부임했다. 신 씨는 일본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난 2020년 일본 롯데그룹 ㈜롯데에 부장으로 입사한 지 2년 만에 한국 롯데 계열사에 발을 담그게 된 셈이다. 일본지사를 거친다는 점에선 아버지 신 회장의 경영 첫발과는 차이가 있지만 유사한 과정을 거치며 본격적인 경영 수업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길 따르는 롯데 3세 신유열 = 1986년생인 신유열 씨는 왕족 등 귀족들이 다니는 일본 사립학교 가쿠슈인(學習院)과 게이오대학을 졸업하고 2008년 노무라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 과정을 거쳤다. 학업을 마친 뒤인 2015년 다시 노무라증권에 복귀했으며 2020년 6월 퇴사할 때까지 싱가포르 지사에서 일했다. 이후 일본 롯데 근무를 거쳐 롯데케미칼에 합류했다는 점에서 아버지 신동빈 회장과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 초등부에서 대학교까지 다닌 뒤, 1981년 노무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를 마치고 33세에 일본 롯데 산하 롯데상사에 입사한 후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직책을 맡아왔다. 신 회장 역시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서 경영 수업을 받으며 한국 롯데 경영에 관여하기 시작한 만큼, 이번 신 씨의 롯데케미칼 입사를 두고 롯데가 본격적인 3세 경영 준비를 시작했단 해석이 나온다.
◇신유열, 경영 능력 검증됐나 = 일찍이 경영에 참여하며 시험대에 오른 재벌 3세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40),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38),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37)와 달리 신유열 씨의 경영 능력은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일본 최고 엘리트 코스를 거쳐 최대 증권사로 꼽히는 노무라증권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다는 점에선 유능함을 점쳐볼 수 있다. 특히 노무라증권은 일본 내에서 일본 차기 수상, 국제 정세 등 정부도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다고 할 정도로 풍부한 정보력과 정확하고 민첩한 분석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유열 씨는 올해 처음 롯데케미칼에 입사해서 노출된 정보나 확인된 내용이 없다. 경영 능력과 관련해 말하기 애매하다. 일본 롯데에 있을 때도 어땠는지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며 "롯데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영업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신 씨도 충분히 교육을 받았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 역량 있는 사람을 모셔 온 거라고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병역‧국적'은 해결해야 할 숙제 = 신유열 씨는 특히 국내에서 민감한 '병역'과 '국적'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데다, 일본‧미국‧싱가포르에서만 생활해 한국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중국적을 보유해 오다 42세 때인 19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한 신동빈 회장과 달리 신 씨는 현재 일본 국적만 보유하고 있다. 그의 부인은 컬럼비아대학교 MBA 재학시절 만난 일본인 시게미쓰 아야씨다.
신 씨의 한국어 가능 여부와 관련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주로 영어로 소통하며, 한국어와 일본어도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일본‧미국‧싱가포르에서 활동하던 신유열 씨는 지난 11일 한일교류회 참석차 한국에 방문했다. 한일교류회는 한국과 일본 임원들이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오래된 교류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년간 진행을 못 하다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최근 다시 시작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양국 임원들에게 신 씨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효정 기자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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