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내가 찍는다' 메가폰 직접 잡는 국내 배우들
최근 개봉한 첩보 액션 드라마 장르의 영화 '헌트'가 관객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흥행 가도에도 파란불이 켜진 상황. 그러면서 '헌트'로 감독 데뷔를 한 배우 이정재에게 또 한 번 스포트라이트가 몰리고 있는데요.
첫 작품에서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맘껏 뽐냈다는 평가. 연출 데뷔한 배우한테는 흔하지 않은 칭찬인데요. 그렇다면 이정재에 앞서 직접 영화를 찍은 배우는 누가 있을까요? 국내 배우-감독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 김윤석 / 연출작 = 미성년(2018)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야", "야 4885 너지" 등 찰진 대사&명연기로 잘 알려진 김윤석은 '미성년'으로 감독 데뷔를 했습니다. 깔끔한 연출이란 호평들 가운데, 엔딩이 불쾌한 수준이었다는 평도 나왔지요.
◇ 하정우 / 연출작 =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4)
선 굵은 캐릭터부터 섬세한 감정 표현이 요구되는 인물까지,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 하정우 역시 연출에 관심이 많습니다. 연기만큼 좋은 평가를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영화 속 고유의 유머 감각은 인정받았습니다.
◇ 정진영 / 연출작 = 사라진 시간(2019)
90년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여온 배우 정진영은 2019년 '사라진 시간'으로 감독 데뷔를 했습니다. 불친절해도 너무 불친절한 영화란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신선한 시도라는 평도 있었습니다.
◇ 유지태 / 연출작 = 자전거 소년(2003),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2005), 나도 모르게(2007), 마이 라띠마(2012) 등
배우 유지태는 감독으로 변신했다기보다는 '겸직'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많은 작품을 손수 찍었는데요. 중·단편 영화가 다수로, 대중과의 소통보다는 본인의 작품 세계 구축에 포커스를 두는 모습입니다.
◇ 문소리 / 연출작 = 여배우(2014), 최고의 감독(2015), 여배우는 오늘도(2017) 등
생활 연기부터 강렬한 연기까지 고루 선보여온 배우 문소리. 감독으로는 '여성이란 성별로 영화판에서 살아가기' 자체를 스크린에 옮기는 데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 방은진 / 연출작 = 파출부, 아니다(2004), 오로라 공주(2005), 진주는 공부중((2008), 용의자X(2012), 집으로 가는 길(2013), 메소드(2017) 등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1994)에서 영화배우로 첫선을 보인 방은진은, 여러 장·단편을 선보이며 웬만한 감독보다도 영화를 더 많이 만들었습니다. 이 중 '오로라 공주', '집으로 가는 길'은 수작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이밖에 '장르만 로맨스'(2021)의 조은지, 옴니버스 영화 '언프레임드'(2021, OTT 왓챠)의 박정민·손석구·최희서·이제훈 배우 등도 감독직을 수행했습니다. 중견배우 박중훈 역시 2013년 영화 '톱스타'를 연출한 바 있지요.
영화감독이 된 영화배우들을 살펴봤습니다. 연기 경험을 바탕으로 연출까지 넘나드는 배우가 국내에도 점차 느는 추세. 머지않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특급 거장 '배우-감독'이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D
+ 감독이 된 배우들, 어떤가요? 소개한 영화 중 여러분은 어떤 작품이 가장 마음에 (안) 들었나요? 아울러 국내 연기자 중 이 사람은 연출도 잘할 것 같은 영화배우, 누가 있을까요?
이성인 기자 s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