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소문' 최윤영 "중간에 죽는 배역은 당분간 쉬려고요"
"시작 전에 걱정을 많이 했어요. 큰 도전이었던 작품이었고요. 어딜 가나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말을 듣는데, 그런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행복했어요."
그동안 선하고 해맑은 역할을 주로 맡았던 배우 최윤영이 OCN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캐릭터 변신에 나섰다. 강력계 꼴통 형사 김정영 역을 맡아 앞선 배역들과 180도 다른 인물을 연기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최윤영 [사진=킹스랜드] 2021.01.21 alice09@newspim.com |
"요즘 어딜 가나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다는 말을 자주 들어요. 그런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행복했죠. '경이로운 소문'을 시청 중이신 시청자 여러분과, 정영의 죽음을 안타까워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앞선 설명대로 최윤영은 드라마 '전생에 웬수들' '다 잘 될 거야' '내 딸 서영이' '제빵왕 김탁구' 등에서 선하고 해맑은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하지만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조금이라도 구린내가 나는 사건에는 헤딩슛을 날리는 꼴통 형사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사실 시작 전에 걱정이 많이 됐어요. 내 외모가 가지 조건이 카리스마와는 멀다고 느껴져서 고민이 되더라고요. 저한테는 큰 도전이었던 작품이자 인물이었고요. 형사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인맥을 동원해서 실제 여형사 분을 만나 조언을 듣기도 하고, 다른 작품 모니터로 하며 준비했어요. 찍는 동안에는 부담 보다는 항상 주변에 사람이 많은 인물을 연기하다가 자칭 타칭 중진경찰서 왕따(?) 역할을 맡다보니 외로움이 있었지만 짧게나마 모탁(유준상), 그리고 카운터들과 공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웃음)."
'경이로운 소문'은 동명 웹툰 원작으로,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악귀타파 히어로물이다. 최윤영이 맡은 김정영은 웹툰에는 없는, 드라마를 위해 창작된 캐릭터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경이로운 소문'에서 형사 김정영 역으로 분한 최윤영 [사진=OCN] 2021.01.21 alice09@newspim.com |
"웹툰을 봤어요. 정영이는 원래 없던 캐릭터라서, 성격 구추이나 서사를 설정하기가 조금은 어려웠어요. 그래서 모탁과의 관계에 중점을 두고 전사를 상상하며 설정했죠. 정영은 아마 모탁을 잃은 7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을 것이고, 그 시간 동안 성격도 많이 바뀌었을 거라 생각하고 임했습니다."
극중 김정영은 카운터들 중에서도 유독 가모탁과 많은 호흡을 맞췄다. 두 캐릭터 모두 인물 설정이 '형사'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연인 관계로 나왔기 때문에 남다른 케미를 자랑하기도 했다.
"준상 선배는 정말 최고에요. 항상 열정이 넘치세요. 정말 전에 항상 대화를 하면서 이해도를 높여주시고, 본인 캐릭터에 대한 연구도 끊임없이 하시더라고요. 저도 여러 가지로 자극을 받았고, 촬영 내내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던 것 같아요. 항상 분위기를 편안게 해주려고 하셔서 그런지 나이차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웃음)."
정영과 모탁은 연인 사이지만, 7년 전 모탁이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으면서 러브라인도 멀어지게 됐다. 그러다 모탁이 기억을 되찾지만, 정영이 죽음을 맞이하며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새드 엔딩으로 끝나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최윤영 [사진=킹스랜드] 2021.01.21 alice09@newspim.com |
"사실 정영의 죽음은 촬영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마음의 준비를 항상 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몰라서 11부 대본을 받고 엔딩을 보자마자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요. 일단 만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두 사람이 너무 불쌍하고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솔직하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시즌2에도 모탁과 정영의 러브라인이 계속됐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저만큼이나 아쉬워해주시는 시청자들의 많은 댓글과 SNS 메시지를 보면서 섭섭한 마음을 더는 중이에요(웃음)."
'경이로운 소문'은 시청률 10%(1월 10일 방송분, 닐슨 전국유료플랫폼 가입기준)를 돌파하며 OCN 사상 최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올해 웹툰 원작 드라마로서 '대박'을 친 작품이 됐다. 그는 "모든 것이 좋았던 작품"이라고 회상했다.
"본인의 캐릭터를 너무나도 잘 소화했던 배우, 좋은 대본,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최고의 제작진들. 그야말로 모든 게 좋았어요. 그리고 저를 포함한 모든 시청자들이 요즘 힘들고 답답한 시기를 보내고 있기에, 사이다같이 시원한 스토리 가득한 드라마를 보고 싶어 하셨던 것 같고요."
2008년 KBS 공채 21기로 데뷔해 벌써 14년차 배우가 됐다. 도전이었던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끝내며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더욱 넓힌 만큼, 최윤영은 "역할을 가리지 않고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어떤 인물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드는 게 배우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 그렇지만 중간에 죽는 배역은 당분간 쉬려고 해요. 엄마가 드라마를 보시면서 너무 우시더라고요. 하하. 지금의 좋은 기세를 몰아 앞으로 더 다양하고 멋진 모습으로 찾아 뵐 테니, 다음 행보 기대해주세요(웃음)."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