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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 "자고 일어나니 스타? 온 우주가 날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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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미도(사진=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5.27. photo@newsis.com

뮤지컬배우 전미도(38)는 tvN 목요극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최대 수혜자다. 공연계에서 15년간 활약했지만,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신원호(45) PD의 탁월한 안목 덕분에 드라마 첫 주연의 기회를 얻었다.


방송 직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3만명으로 느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돼 있더라'는 말이 딱 맞다.


"처음엔 무섭기도 했다. 일상생활이 없어지니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는 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더라. 남들 앞에 서는 직업이지만, 성격상 너무 많은 관심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제 피할 수 없게 됐다. '어떡하지?' 했다가 '어쩔 수 없지'로 바뀌었다. 대중들에게 노출된 이상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라고 생각해 즐기려고 노력한다. 반대로 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미워하는 사람이 이 정도라면 지옥 같은 시간이 아닐까. 긍정적으로 봐주는 사람들이 많은 자체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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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20년지기 친구들의 이야기다. 전미도는 신경외과 교수 '채송화'를 연기했다. 신 PD는 전미도를 보자마자 '이 사람이 송화'라고 판단했다. 캐스팅을 고민하던 찰나에 탤런트 조정석(40)과 유연석(36)까지 전미도를 추천해 마음을 굳혔다.


전미도는 "정말 신기했다. 정석 오빠는 내가 오디션을 본 것도 몰랐고 송화 역에 추천한 것도 아니다. '좋은 배우가 있는데 기회가 되면 해보면 좋겠다'고 한 거더라. 연석씨까지 추천해줘 송화 역에 캐스팅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두 분 다 한 작품에서 연기한 경험이 없다. '일이 잘 되려고 이런 일이 생겼나' 싶더라"라고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오디션을 보는 것만으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10년 넘게 공연을 하다보니 전형화된 연기를 해 "계속 멈춰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연기의 갈증을 느껴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며 "오디션 제안을 받았을 때 설사 내가 캐스팅되지 못해도 신 PD님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자극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송화는 의대 동기인 '익준'(조정석)을 비롯해 '정원'(유연석), '준완'(정경호), '석형'(김대명)의 정신적 지주다. 단점이 없는 게 단점일 정도로 매사 완벽하고 똑부러진다. "송화가 후배들을 대할 때 모습을 배우고 싶다. 미리 앞서서 행동하고, 후배들을 배려하고 일 처리까지 다 해내지 않나. 사회생활 하다보면 쉽지 않은데 진짜 멋있다"며 "실제로는 약간 FM 스타일이다. 대학 때는 정말 FM이었고, 밖에 나와서 많이 유해졌다. 드라마 찍고 나서는 얄짤없이 후배들한테 잘해줘야 한다. '실제 성격은 정반대야'라고 말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민망해했다.


송화는 익준과 '치홍'(김준한) 중 누구와도 이어지지 않았다. 시즌2를 기약하게 했다. "아직까지는 송화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송화가 누구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는지 극본에도 정보가 없어서 궁금하다"며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사람이 좋다. 익준처럼 개그감 충만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송화는 홍일점으로서 많은 남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실제 대학생활을 할 때도 송화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1년 휴학하면서 동기들보다 군대 빨리 다녀오고 복학한 남자 친구들과 많이 어울렸다"면서 "다른 여학생들과 달리 무대작업하는 걸 좋아해 남자친구들이 많았다. 다들 나를 여자로 보지 않는 점은 송화와 달랐다. 진짜 친구로만 봤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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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는 스스로 '연기를 잘 한다'는 자신감까지는 없지만, "어떤 역을 맡든 호감 가는 연기를 한다"고 자평했다. 이번에 조정석과 처음으로 호흡하며 "모든 것들에 감탄했다"고 한다. "오빠는 아이디어가 정말 많다. 작가님이 써준 대사도 애드리브처럼, 살아있는 것처럼 연기해 놀랐다"면서 "남편이 질투하지는 않았냐고? 오히려 재미있어 하더라. 고백하는 신이 나오거나 하면 여성 시청자처럼 소리 지르면서 보더라"라고 전했다.


"익준이 곧 신 PD님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자체가 신 PD님"이라며 "진짜 재미있고 인간적이고 똑똑하다. 꼬인 것도 없고 현장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걸 본적이 없다. 신 PD님이 익준처럼 농담하고 우리를 웃겨준다. 진지한 신 연기할 때도 긴장감을 풀어줘서 나같은 신인한테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전미도는 OST에도 직접 참여했다. 신효범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리메이크,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했다. 조정석이 부른 '아로하'에 이어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온 우주가 날 도와주고 있다"고 할 정도다. "내가 부른 노래는 관심을 못 받을 줄 알았는데, 진짜 깜짝 놀랐다. '드라마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구나. 시청률 조사가 잘못됐구나.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극중 의대동기들과 결성한 밴드 '99즈'에서는 베이스를 담당했다. 음치로 설정돼 반전 매력도 뽐냈다. "베이스는 이번에 처음 배웠다. 작년 여름부터 악기 연습을 했으니 1년 정도 배웠다. 개인적으로 연습하다가 실력을 어느정도 갖췄을 때 다 같이 모여 합주를 했다"며 "음치 설정은 재미있었다. 평소 노래 못하는 척 장난치면서 논 적이 많다. 작가님이 그런 아이디어를 줬을 때 '더 매력적으로 보이겠다' 싶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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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는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후보에도 올랐다. 김다미(25)를 비롯해 한소희(26), 전여빈(31), 정지소(21)와 경합을 벌인다. "서른여덟에 신인상 후보 누가 올라보겠느냐. 괜히 어려진 것 같고 좋다"면서 "후보 봤을 때 개인적으로 드라마 보면서 좋아한 분들 사이에 껴 있어서 신기하더라. 후보에 든 것만으로도 '내가 진짜 나쁘지 않았구나'라는 이상한 성취감이 느껴졌다. 누가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진짜로 욕심 나지 않는다. 안 받아도 배부르다"며 겸손해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애초부터 시즌제로 기획됐다. 전미도는 오는 11월 시즌2 촬영에 들어가기 전,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시즌2에는 '99즈'의 과거신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송화는 익준을 좋아했는지 정말 궁금하다. 송화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사실 긴장한 상태로 이번 작품에 들어가 6개월은 쉬고 싶었다. '해피엔딩'은 제작진과도 각별하고 나에게도 의미가 깊은 작품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계가 많이 침체됐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지금까지 세운 10년 단위의 계획이 거의 다 맞았다. '20대 중반에 활동을 시작해서 후반에 어느정도 자리잡고, 30대 초중반에 결혼해서 40대 때 매체로 넘어가야지'라고 마음 먹었다. 여기까지만 계획을 세워서 다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지금은 송화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연기를 하고 싶다. 나중에 송화를 뒤엎을 만한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은 바람도 있다. 영화 '기생충'에 나온 이정은 선배를 굉장히 좋아한다. 선배를 뒤쫓아서 여기로 왔는데 한 작품에서 연기해보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


최지윤 기자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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