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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부담 많았는데 내색 못해…선수들 믿었다"

인터뷰

"후반 호주 체력 저하 노려"

"이동준·이동경 교체 투입은 그 선수들이 승패 바꾸는데 중요했기 때문"

뉴시스

[서울=뉴시스]김학범 감독.(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를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으로 이끈 김학범 감독은 "부담이 많았지만 내색은 못했다. 선수들을 믿었다"고 말했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10시15분(한국시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준결승을 통과한 한국은 결승 결과에 관계없이 3위까지 주어지는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이어갔다. 2위는 7회 연속의 이탈리아다. 2년 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지휘한 김 감독은 또 한 번 한국 축구사에 이름을 남겼다.


김 감독은 "우선 1차 목표를 달성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2차 목표는 이번 대회 우승이다. 2차 목표를 향해서 계속해서 달려 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3~4위전으로 밀리더라도 올림픽 본선을 위한 한 번의 기회가 남아있었지만 김 감독은 호주전에서 운명을 결정짓고 싶었다고 했다.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두 번의 기회가 있지만 한 번의 기회로 끝내고 싶었다"면서 "선수들에게 '우리에게는 한 경기밖에 없으니 꼭 이기자'라고 주문했다. 내 자신도 부담이 컸지만 내색은 못하고 선수들을 믿었다"고 밝혔다.


매 경기 교체 선수들이 큰 활약을 펼치는 것을 두고는 "이번 경기의 카드는 교체 멤버라고 생각한다. 이동준, 이동경을 교체로 쓴 것은 그 선수들의 역할이 승패를 바꾸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뒤에 있는 선수들이 믿음을 줘서 그런 것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2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회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일전을 벌인다.

다음은 김학범 감독과의 일문일답

-올림픽 본선에 오른 소감은


"우선 1차 목표를 달성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2차 목표는 이번 대회 우승이다. 2차 목표를 향해서 계속해서 달려 나갈 생각이다."


-전반에 좋은 기회 많았는데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프타임때 어떤 이야기를 했나.


"오늘 경기는 130분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하라고 주문했다. 상대는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 저하가 올 것이니 우리 승부수는 후반이라고 한 것이 맞아떨어졌다. 라커룸에서는 선수들이 당황한 부분이 보여서 차분하게 가면 좋은 경기 할 수 있다고 했다. 급하게 하다보니 패스가 떠다녀서 밑으로 깔아서 하면 득점이 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올림픽 진출에 연속이라는 것이 걸려있어서 부담감이 컸을텐데.


"부담이 많은 경기였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내 자신도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두 번의 기회가 있지만 한 번의 기회로 끝내고 싶었다. 선수들에게 '우리에게는 한 경기밖에 없으니 꼭 이기자'라고 주문했다. 내 자신도 부담이 컸지만 내색은 못하고 선수들을 믿었다."


-지도자로서 베테랑인데 아시안게임과 마찬가지로 동기부여의 원동력은.


"우승도 많이 해봤지만 매경기 힘이 든다. 어떤 경기도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없다, 매 경기 긴장감이 피를 말린다. 그런 것을 이겨내고 승리하면 지도자로서 보람도 느낀다."


-8강전에 비해 선발을 5명이나 바꿨다. 오세훈, 강윤성 등이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여기 올 때부터 미리 경기를 준비해놨다. 체력 소모도 많고, 더운 날씨라 힘들다. 선수를 소집해서 훈련할 때부터 계속적으로 반복해 경쟁을 유도했다. 그러다보니 어떤 선수가 나가도 제역할을 할 수 있는 단계를 만들었다. 그렇게 준비한게 잘 맞아떨어졌다. 숫자를 바꾼다고 생각하지만 상대에 따라 분석하고, 그에 맞는 선수를 먼저 내보낸다."


-후반 투입된 선수가 대박을 터트리는데 어떻게 보나.


"이번 경기의 카드는 교체 멤버라고 생각한다. 이동준, 이동경을 교체로 쓴 것은 그 선수들의 역할이 승패를 바꾸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뒤에 있는 선수들이 그런 믿음을 줘서 그런 것을 했다. 도박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선수들을 믿었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주문을 한게 잘 맞아떨어졌다. 이제 또 결승전을 준비해야 한다."


-오세훈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다.


"오세훈한테는 4번 선수와 붙으라고 했다. 세훈이가 경쟁력이 있었다. 호주 4번과 6번이 세훈이를 높이에서 이기지 못해 그쪽에 계속 붙여놓은 게 적중했다."


-전반에 골대 많이 때렸는데


"요즘 골대를 많이 때린다. 어차피 전반에 골대 맞은 것은 개의치 않았다. 승부는 후반에 갈릴 것으로 생각했다. 후반에는 충분히 골 넣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호주가 후반에 승부수를 던졌는데.


"그냥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라 호주 경기를 계속보면 후반에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다. 그것을 노렸다."


-체력 고갈 시키는 전략은 위험성이 있는데 완벽히 수행했다.


"무조건 고갈을 시킨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 경기, 선수들이 뛰는 것을 보고 판단한다. 확률적이다. 데이터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번 대회 언성 히어로가 있다면.


"지금 경기장 못 나간 골키퍼 2명이다. 바꾸기가 너무 어렵다. 골키퍼라는 포지션은 바꾸기 쉽지 않다. 그 선수들도 이해랄 것이다. 올림픽 출전이 걸린 경기라서 선수들도 이해할 것이다. 선수 모두 팀에 녹아 하나가 돼 지내고 있다."


-경기력에서 압도할 수 있었던 원인은 체력인가.


"개인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기술과 스피드, 힘이 좋다고 판단했다. 상대 체력적인 부분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다, 잘 맞아떨어졌다."


-4경기 만의 무실점인데.


"수비들에게 실점하지 않으면 쉽게 간다고 얘기했다. 실점하면 만회하려고 무리하게 된다. 우리 공격수들이 능력 있어서 수비들에게 실점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이 적어 스스로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다. 요르단전도 우리 실수로 주저앉을 뻔했다. 오늘 경기로 회복한 것 같다."


-정우영의 출전은.


"정우영은 아예 출전 선수 명단에서 뺐다. 상대 스타일에 맞지 않았다. 폼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상대 주축 선수가 전반에 나오지 않은 것이 도움됐나.


"예상했으면 우리가 더 잘했을 것이다. 그 선수들은 8강에서 120분을 소화한 선수라 기복이 있어 오히려 우리에게 더 유리했을 것이다.“


[랑싯(태국)=뉴시스] 박지혁 기자 =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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