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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노선영 2심 재판장 "기어이 판결까지 가야겠나…안타까워"

기사내용 요약
재판부 4월 선고 지정…"안타까운 사건"

"둘 다 억울하겠지만 잘한 것도 없어"

"논란 증폭에 양측 모두 실책" 꾸짖기도

뉴시스

[강릉=뉴시스] 추상철 기자 = 노선영(왼쪽)과 김보름이 지난 2018년 2월21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순위결정전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18.02.21. scchoo@newsis.com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스케이팅 '왕따 주행' 논란을 빚고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된 김보름씨와 노선영씨가 결국 법원의 판결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정하면서도 두 사람 간 갈등이 사실상 주변으로부터 조장됐다며 양측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짚었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문광섭)는 10일 김씨가 노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변론기일을 열고 오는 4월21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이날 재판은 법원의 강제조정 결렬 이후 첫 재판이다. 앞서 재판부는 선고 이전 조정기일을 통해 김씨와 노씨 측 입장을 조율했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강제조정을 결정했지만 김씨 측이 지난 1월31일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며 조정이 결렬됐다. '화해'가 아닌 판결로 마무리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정식 재판이 재개되며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정했지만 두 사람이 끝내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재판장인 문 부장판사는 선고기일을 잡기 전 "이 사건을 들으면서 매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 재판부에서도 그렇기 때문에 조정을 굉장히 간곡하게 권유했던 것 같은데"라며 "이게 과연 이렇게까지 처리해야 하는 일이냐"고 했다.


문 부장판사는 "사안 자체는 큰일인 것은 맞지만 기어이 판결을 받는 식으로 끝내는 것이 좋은지 의문이 들고 현명한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본인들이나 국민, 어른들과 체육계를 위해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양쪽 다 억울한 부분은 있겠지만 또 완벽하게 (양측 모두) 잘한 것도 없다"며 "사람 사이 불편한 얘기도 있을 수 있고, 이를 불법행위라고 할 정도면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동료들에게 사실확인서나 증언을 받아와야 하는데 이게 (재판부가) 할 일인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부장판사는 김씨와 노씨 모두에게 사건을 키운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피고(노선영) 측을 보면 어쨌든 경기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뒤쳐진 것은 사실이고, 선수가 경기 성적이 안 좋을 수는 있다"면서도 "문제는 실적 저조가 외부적 요인인 것처럼 인터뷰하며 시작된 것이다. 천천히 했어도 되지 않았느냐"라고 물었다.


김씨를 향해서도 "원고 역시 어쨌든 팀 경기에서 (실적 저조) 원인이 누구에게 있다는 식으로 인터뷰를 해 (논란이) 증폭되게 했다"며 "경기 실적만으로 한다면 개인 경기를 해야지 뭐하러 팀플레이를 하겠느냐"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양측 변호인에게 "(두 사람에게) 새로운 재판부가 와서 그랬다고 전해달라"며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없는지, 종전 강제조정 안을 기초로 조금 더 서로 양보할 수 없는지 얘기를 해봐 달라"고 주문했다.


두 사람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 추월 8강 전에 출전했는데, 이 경기에서 노씨가 뒤지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경기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김씨가 노씨의 부진을 탓하는 듯한 인터뷰를 진행해 부정 여론이 거셌는데, 이후 노씨가 따돌림이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왕따 논란'으로 확산했다.


이에 김씨 측은 노씨가 허위 주장을 했다며 2020년 11월 2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 일부 승소했다. 하지만 쌍방이 1심에 불복하며 항소심이 이뤄지게 됐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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