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국제공항, 하루만에 열렸다…시위대는 또 농성 예고
공항 대변인 "13일 오전 체크인 수속 재개"
홍콩 국제공항에 모여든 시위대. © AFP=뉴스1 |
전날 시위대 수천명의 점거 농성에 따라 폐쇄됐던 홍콩 국제공항이 13일 오전 다시 문을 열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공항 대변인은 "체크인 수속을 재개했다"며 곧 항공편 이착륙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입국장에서 항공편의 비행 상태를 알려주는 알람판에는 '곧 탑승'이라고 쓰인 여러 편의 항공편과 함께 새로운 이륙 시간이 표시됐다.
짐을 갖고 있는 승객들은 탑승을 위한 수속을 시작했다. 전날 공항으로 몰려들었던 시위대 수천명 중에선 일부만 건물 안에 남았다.
세계적으로 붐비는 허브 공항 중 한 곳인 홍콩 국제공항은 전일 오후 4시30분쯤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집회 중 경찰의 빈백건(beanbag gun)에 맞은 한 여성 시위자가 실명 위기에 처하자 이를 규탄하는 시민들이 공항 입국장을 점거하면서다.
시위대는 플래카드를 들고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쳤다. 시력을 잃은 여성에 대한 연대의 표시로 안대를 착용하거나 눈에 붕대를 감은 시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1300명에 달했던 시위대는 밤이 되면서 규모가 수백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당국은 13일 오전 6시부터 공항 운영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공항 농성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기 위한 경찰 작전은 진행되지 않았다. 다만 홍콩 사무를 담당하는 홍콩·마카오 판공실은 이번 공항 폐쇄와 관련해 "사실상의 테러"라며 "폭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AFP는 13일 오전 시위대가 공항 곳곳에 붙였던 포스터와 플래카드 등도 치워졌다고 말했다. "눈에는 눈" 등의 글귀를 남긴 그라피티(낙서)는 그대로 남아 있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9일 이후 10주 넘게 분노한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범죄인 인도법(일명 송환법)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된 시위는 송환법 철회 이후 진정한 보통선거 실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사퇴 요구 등으로 확대됐다.
공항 점거 시위는 지난 6월 28~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적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시작됐다. 시위대는 13일 오후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 시위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료사진) © 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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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