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나가주세요"…日명소 와타즈미 신사 '출입제한' 논란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신사 관리인이 나가달라고 했다"
"신사·예절 지키지 않아 출임금지 조처한 듯"
30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수평선 너머로 일본 영역 중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지역인 대마도(쓰시마섬)가 보이고 있다. 2016.12.30/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
"가족 5명이 (일본 대마도) 와타즈미 신사를 입장하려는데 관리인이 '한국인입니까'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답하니 '한국인은 출입금지'라며 나가달라고 했습니다."
지난달 24일 쓰시마(대마도) 부산사무소 여행후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와타즈미 신사 한국인 출입 금지'라는 제목의 글이다.
와타즈미 신사는 대마도의 상징으로 불리는 관광 명소다. 바다의 신 토요타마 히매와 그 아들을 모시는 해궁으로 신사문이 바다 속에 세워진 게 특징이다.
쓰시마 부산사무소 관계자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와타즈미 신사에서 마땅히 준수해야 할 예절·규칙을 지키지 않아 신사 소유자가 출입 제한 조처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와타즈미 신사 관리인은 지난 9~10월부터 여행객을 대상으로 출입 제한 조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으로 닿을 수 있는 대마도의 관광객 중 99%가 한국인이다. 사실상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출입 금지'인 셈이다. 다만 모든 관광객의 출입을 제한한 건지 일부 관광객의 출입만 제한한 건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마도 부산사무소에 '여행후기'를 올린 이는 "와타즈미 신사 관리인이 '한국인들이 문제 일으켜 출입을 금지한다'고 했다"며 "일부 매너 없는 여행객 관련 한글 안내문은 봤지만 매너든 비매너든 판단도 하기 전에 들어가자 나가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불편한 감정을 털어놨다.
이어 "(대마도) 개인 상점들처럼 '한국인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걸어두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며 "모르고 들어갔다가 나가달라고 하니 더 민망했다. 와타즈미 신사 정도라면 '출입 금지 사전안내문'이 필요할 듯하다"고 지적했다.
대마도 시 측은 이 달 중순 와타즈미 신사 측과 여행객 출입 제한 관련 협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대(對) 한국 경제보복 등으로 촉발한 한·일 양국의 갈등으로 와타즈미 신사 측이 이 같은 조처를 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여행객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대마도 관광객 중 99% 이상이 한국인 여행객인 만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출입 금지 조처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면서도 "다만 정확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쓰시마 부산사무소 관계자는 "와타즈미 신사는 공공 소유물이 아닌 개인 소유물"이라고 강조한 뒤 "한국인 관광객이 신사에서 술을 마시거나 기둥을 발로 차는 등 예절·규칙을 지키지 않아 신사 소유자가 출입 제한 조처를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규칙과 예절을 그림으로 묘사해 신사 입간판으로도 걸어뒀는데 지난 10년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소유자가 출입 제한을 결심한 것 같다"면서 "이번 조처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등 한·일 국가 간 갈등 관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장도민 기자 =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