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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1.4조 기술수출 '잭팟'…투자금의 187배 벌었다

바이오벤처 지분투자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의 결실

유한양행 1.4조 기술수출 '잭팟'…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 News1

유한양행이 다국적제약사 얀센에게 1조원이 훌쩍 넘는 규모로 폐암신약물질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라이센싱 아웃)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시작한지 7년만의 성과다. 더구나 계약금이 유한양행이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의 7.5배에 달하면서 그야말로 초대박을 터뜨렸다.


5일 유한양행은 얀센에게 '레이저티닙'에 대한 전세계(한국 제외) 임상개발권과 판권 등을 모두 기술수출(라이센싱 아웃)했다고 밝혔다. 대신 선지급되는 계약금 5000만달러(약 561억원)를 포함해 '레이저티닙'의 임상시험, 허가 등 절차에 따른 기술료까지 총 12억5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를 받기로 했다. 앞으로 '레이저티닙'이 품목허가를 받고 판매될시, 매출에 따른 별도 로열티도 받는다.


유한양행이 이를 모두 받게 된다면 신약물질 '레이저티닙'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바이오기업 제노스코에 지분투자했던 670만달러(약 75억원)를 제외하면 1조3000억원이 넘는 돈을 손을 쥐게 된다. 이는 투자금의 187배에 달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6년 처음 제노스코에 50억원을 지분투자한 뒤 '레이저티닙'을 자사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에 포함시켰다. 현재까지 투자금은 75억원까지 늘었다. 유한양행은 이후 제노스코 모기업인 오스코텍과 공동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계약상 이번 총 기술수출료의 40%를 오스코텍측에 지급하지만 그래도 투자수익이 막대하다.


유한양행의 이같은 성과는 기술력을 갖춘 신약개발 기업에 과감히 투자해온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은 2011년 엔솔바이오를 시작으로 제노스코를 포함해 테라젠이텍스, 바이오니아, 제넥신 그리고 이뮨온시아, 파멥신 등 바이오기업 10여곳에 총 1000억원대 지분투자를 해왔다. 화장품과 보청기 기업 등에 대한 투자금까지 합치면 약 2000억원에 이른다. 덕분에 유한양행은 현재 기대 신약물질 20여개를 확보했다. 대부분 블루오션인 항암신약물질로 구성돼 있다.


유한양행이 제노스코에 투자한 배경도 아직 완치제가 없는 항암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레이저티닙'은 현존하는 폐암신약들보다 효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비소세포폐암 중에서도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를 타깃으로 한다. 서양인 비소세포폐암 환자들 가운데 EGFR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 비중은 10%~15%인 반면 동양인들의 비중은 30~40%에 이른다.


'레이저티닙'은 기존 EGFR-TKI 치료제에 대해 내성(T790M 돌연변이 포함)을 가진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1상에서 병이 낫는 환자비율을 뜻하는 객관적 반응률(ORR) 64%를 기록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2상은 앞서 임상1상에서 확인한 최대 효능 용량인 240밀리그램(mg)을 투여하고 있어 더 높은 ORR 수치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임상1상에서 240밀리그램 투여시 ORR은 무려 86%에 달했다. 경쟁약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따로 진행했던 임상3상에서 ORR이 70%였기 때문에 상당히 고무적이다. '레이저티닙'은 현재 글로벌 임상3상 중인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의 '나자티닙'보다도 동물실험 데이터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올 7월 엔솔바이오와 공동개발한 퇴행성디스크 신약물질 'YH14618'에 대해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사에 총 2억1815만달러(약 2442억원) 규모로 기술수출시킨 바 있다.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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