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공산당에 무릎꿇었다…앤트그룹 일부 국유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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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공개 석상에서 금융 당국의 규제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비판했던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가 지난달 공산당에 무릎을 꿇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그가 지난달 2일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4개 감독 기관에 소환되어 질책을 받으면서 "국가가 원하는 것은 뭐든 할 준비가 되었다"며 앤트그룹 일부를 국가에 넘기겠다고 제안까지 했다는 것이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 최고 부자 마 창업주가 "필요하다면 앤트그룹의 어떤 플랫폼도 국가가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의 정부 달래기는 실패하고 그 후 중국 정부는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을 통제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앤트그룹 대변인은 "기밀이기 때문에 2020년 11월 2일에 열린 규제 당국과의 회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논평을 거부했다.
중국 금융 당국과 가까운 소식통들도 마 창업주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정부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검토중인 한 계획이 있는데 이에는 앤트그룹에 더 엄격한 자본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이 시나리오 하에서 앤트그룹은 강화된 규제의 결과 자본 부족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럴 때 국유 은행이나 다른 국영 기관이 이를 해결한다며 앤트그룹을 사들인다는 것이다.
마 창업주는 지난 10월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 연설에서 당국이 '위험 방지'를 지상 과제로 앞세워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지난달 2일 마 창업주는 징셴둥 회장, 후샤오밍 총재와 함께 정부 관리·감독 기관들과 '예약 면담'을 가졌다.
중국의 예약 면담 즉 '웨탄'(豫談)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공개적인 '군기 잡기'다.
당시는 이 면담에서 무슨 말이 오고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3일 앤트그룹은 상장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상장을 전격적으로 연기했다.
최근 몇 년간 시진핑 정권은 창업자들이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민간 기업이라 해도 정부 방침에 따르지 않는 것으로 보이면 가차없이 굴복시켜 왔다.
미디어 및 관광 그룹인 다롄 완다 그룹, 안방보험그룹, 항공-호텔 재벌인 HNA 그룹 등이 그 예다. WSJ은 중국의 한 정부 고문이 "최소한 앤트그룹의 일부라도 국유화할 확률은 제로(0)는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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