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버린 줄 알았잖아"…20년 전 잃어버린 부모, CU가 찾았다
CU, 1만4000개 점포에 장기실종아동 찾기 캠페인
20년 전 가족 잃은 실종자, 극적으로 친부모와 상봉
(BGF리테일 제공)© 뉴스1 |
20년 전 부모를 잃어버렸던 실종 아동이 편의점 CU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CU는 아동권리보장원과 공동 진행한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을 통해 장기 실종 아동이었던 강영희씨(가명)가 20년 만에 가족과 상봉했다고 6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 2000년 6월 집을 나섰다가 그 길로 가족과 생이별했다. 강씨의 친부모는 백방으로 강씨를 찾아 헤맸지만, 끝내 어린 딸을 다시 볼 수 없었다.
당시 네 살배기였던 강씨는 부모가 자신을 버렸다고 믿었다고 한다. 실종 이후 아동보호센터로 입양된 그는 성인이 될 때까지 친부모가 자신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장기실종아동과 가족은 그렇게 삶이 엇갈린다.
강씨 가족의 상봉은 20년 만에 거짓말처럼 이뤄졌다. CU가 전국 1만4000개 점포에 송출한 강씨의 어릴 적 사진을 성인이 된 강씨가 우연히 본 것이 물꼬를 텄다. 그의 부모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올해 8월 아동권리보장원에 딸을 사례관리대상자로 등록한 것이 신의 한수였다.
추석 연휴 전날 우연히 집 근처 CU를 찾았던 강씨는 계산대 POS 기기에서 자기 사진을 발견했다. 이때까지도 자신은 실종아동이 아니라고 믿었던 강씨는 '사진을 정정해 달라'고 전화했다가 진짜 가족을 다시 만났다. 꼬박 20년 3개월 만이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장은 "실종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사람이나 주변인이 아닌 당사자가 정보를 인지하고 직접 잃어버린 가족을 찾은 것은 드문 사례"라며 "실종아동을 찾기 위한 BGF리테일의 홍보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BGF리테일은 지난 2018년부터 업계 최초로 아동권리보장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국 장기실종아동을 찾고 있다. Δ실종·유괴 예방 포스터 제작 및 배포 Δ등하굣길 안전벽화 조성 Δ결제단말기·키오스크 장기실종아동 찾기 콘텐츠 송출 등이 그 예다.
2년 전에는 3만2000명이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에 BGF리테일 임직원이 실종아동 사진과 정보가 담긴 등 번호를 붙이고 완주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BGF리테일은 '제13회 실종아동의 날' 행사에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민승배 BGF리테일 업무지원실장은 "BGF리테일이 수년간 진정성을 가지고 진행해온 캠페인이 어려운 시기에 영화 같은 결실로 나타난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BGF리테일은 CU 전국 인프라를 활용해 우리 회사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