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5·18묘역서 무릎꿇고 거듭 사죄…"국보위 참여 용서 구해"
4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시절 5월 단체 간담회서도 사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무릎 꿇고 참배하고 있다. 2020.8.19/뉴스1 © News1 한산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광주에서 5·18 이후 신군부가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 참여 경력을 사죄했다.
4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광주를 방문했을 때도 5월 단체와 만나 국보위 참여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5월 영령들을 추모했다.
그는 1980년 5월 행적에 대해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된 1980년 5월17일 저는 대학 연구실에 있었다"며 "학생들의 시위가 중단될 것이라는 발표를 듣고 강의를 준비하던 중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광주에서 발포가 있었고,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얼마간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됐다"며 "위법행위에 직접 참여도 문제지만 알고도 침묵하고 눈감은 행위, 적극 항변않은 소극성 역시 작지않은 잘못이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신군부가 집권하고 만든 국보위에 참여했다"며 "과정과 배경을 말하며 용서를 구했지만 상심에 빠진 광주시민,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국민들에게는 쉽게 용납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고 광주시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다시 한번 이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쉬이 만질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광주시민 앞에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지역 예비후보자들과 묘역을 어루만지고 있다. 2016.3.27/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016년 1월30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광주를 방문해 5월 단체 관계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도 국보위 참여 경력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계엄사령부가 광주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해 조금이라도 찬동하지 않는다"며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 사실상 강제적으로 차출돼 국보위에 참여했다"며 "미력하나마 광주 민주화의 정신이 뿌리내릴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당이 제대로 혁신해 진정한 수권태세를 갖춘다면 다시 한번 광주시민들이 믿고 따라와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루 뒤인 1월31일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5·18영령들의 정신을 받들어 더 많은 민주화를 이루겠다'는 글을 남겼었다.
김 위원장은 참배를 마친 뒤 묘역을 둘러봤다. 윤상원 열사의 묘역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광주=뉴스1) 전원 기자,유새슬 기자 = jun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