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수술대 오른 기업은행 김희진…FA 코앞에 두고 최악의 결말
시즌 초부터 통증 있었으나 참고 출전…팀에 보탬 못돼
정규 시즌 종료 5경기 앞두고 수술…복귀 1년 소요
IBK기업은행 김희진. /뉴스1 DB ⓒ News1 이동해 기자 |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FA 대박'을 기대하며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최악의 결말을 맞이했다.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간판 김희진(32)의 이야기다.
김희진은 지난 27일 우측 무릎 반월상 연골판 수술을 받았다.
구단에 따르면 재활 기간은 1년 가량 소요될 예정이다. 올 시즌 출전이 불가한 것은 물론, 차기 시즌도 대부분 날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김희진은 올 시즌 총액 6억원(연봉 4억5000만원·옵션 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김연경(흥국생명·7억원), 이소영(KGC인삼공사·6억5000만원)에 이은 여자부 '톱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IBK기업은행의 간판이자 국가대표에서도 활약을 이어간 그이기에 충분히 납득이 되는 금액이었다. 더구나 김희진은 여자부에 몇 없는 '토종 아포짓'으로 팀 내 에이스를 맡는 희소성도 갖췄다.
김희진 개인으로서도 중요한 시즌이었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게 되기 때문이었다. 30대 초중반의 나이이긴 하지만 여전한 경쟁력을 감안하면 '대박 계약'을 기대할 만 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난관에 빠졌다. 시즌 전 국가대표 경기를 치르다가 무릎 부상을 당하고 만 것. 이로 인해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에서도 후반부 경기를 거의 뛰지 못했고, 세계선수권에서는 아예 명단에서 제외됐다.
소속팀으로 돌아온 김희진은 충분한 휴식이 필요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곧장 코보컵을 소화했고 시즌 개막에 맞춰 경기를 뛰었다.
당연히 정상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1라운드부터 결장과 교체 출전을 반복했고 2라운드에서야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시즌 첫 선발 출전 경기였던 11월23일 GS칼텍스전에선 백어택 5점을 포함해 21점을 올렸고, 다음 경기인 11월27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20점을 기록했다. 부상이 호전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활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시 무릎 통증에 시달렸고 제대로 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연습 조차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웠다.
IBK기업은행 김희진.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
경기 전 컨디션에 따라 출전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김희진의 몸 상태는 안정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이달 25일 현대건설전에선 완전히 벤치를 지키더니, 이틀 뒤 수술을 결정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결정이다. 김희진이 무릎에 이상을 느낀 시점은 시즌 시작 전이었지만 재활 등으로 경기 출전을 강행하다가 상태가 더 악화된 모양새기 때문이다.
구단은 선수 본인이 출장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하지만, 그렇다해도 선수의 몸 상태가 최우선으로 고려됐어야했다.
더구나 IBK기업은행은 시즌 초반부터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으로 당장의 성적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 부상을 안고 뛰었던 김희진은 팀에 큰 보탬이 되지도 못했다.
빠른 결단으로 수술을 결정했다면 적어도 다음 시즌 중반 이후로는 복귀가 가능했을 터다. 시즌 종료 5경기를 남긴 지금의 시점은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김희진 개인으로서도 잃은 것이 많다. 당장 시즌 후 FA 자격을 획득해도 예상했던 계약을 따내기 어려워졌고 이적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1년이라는 공백 이후 30대 중반에 접어들 김희진이 다시 예전의 기량을 찾을 수 있을 지도 의문부호가 붙게 됐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