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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공개…제네시스 하이브리드 예고

전기차는 주춤, 하이브리드는 뜬다. 현대차가 ‘팰리세이드’에도 얹을 만큼 강력해진 차세대 하이브리드 기술을 공개했다. 소비자 선택이 바뀌는 지금, 현대차의 본격적인 방향 전환이 시작됐다.

출력 높여 대형차까지 커버…펠리세이드 탑재

26년 후륜구동용 2.5 터보 하이브리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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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현대차그룹 전동화개발담당 부사장이 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개최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관련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혅대차그룹 제공). 2025.04.10.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신기술을 공개했다. 두 개의 모터가 내장된 신규 변속기가 '팰리세이드'와 같은 대형차에 탑재해도 될 만큼 출력이 향상됐다. 차량용 배터리를 외부 전력원으로 활용하는 'V2L' 기술도 하이브리드차에 도입해 전기차에 버금가는 편의성을 확보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에서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를 개최해 진화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한동희 현대차그룹 전동화개발담당 부사장은 "40년 전 일구기 시작해 국내 최초로 구축한 독자 엔진과 변속기 기술, 이를 기반으로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술,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세계 최고의 전기차 기술까지 그룹의 모든 파워트레인 기술력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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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72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공개되고 있다. 2025.04.10./뉴스1 박지혜 기자

벨트 없이 엔진-시동모터 직결…연비 45%↑·최고출력 19%↑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구동 및 회생 제동을 담당하는 구동 모터(P2) 외에도 시동 및 발전, 구동력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신규 시동 모터(P1)를 추가해 동력 성능과 연비를 향상했다. P1 모터가 기존 시동 모터(P0)와 달리 엔진과 직결돼 'P1+P2 병렬형 구조'가 완성된 결과다.


유흥식 전동화구동설계팀 책임연구원은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엔진과 벨트로 연결된 P0 모터가 엔진 시동과 발전기 역할을 담당했다"며 "하지만 벨트 마찰로 인해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고, 구동은 오직 P2 모터가 담당해 동력 성능과 연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P0 모터를 대체한 P1 모터는 엔진과 직결되고 P2와 엔진 클러치로 연결돼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유 책임연구원은 P1 모터에 대해 "벨트 마찰 손실이 없는 데다 주행 조건에 따라 엔진-모터 구동력 분배를 보조해 연비를 최적화한다"며 "강력한 파워가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P2 모터의 구동력을 보조해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의 허용 토크는 기존 37.4㎏f·m에서 46.9㎏f·m로 약 25% 상향돼 고배기량 터보 엔진에 결합 시 최대 토크를 자연스럽고 강력하게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대형 SUV에 탑재되는 가솔린 2.5 터보 하이브리드의 경우 최고 연비 14.1㎞/L, 시스템 최고 출력 334마력, 최대 토크 46.9㎏f·m의 성능을 갖춰 동급의 2.5 터보 가솔린 모델 대비 연비는 약 45%,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약 19%, 9%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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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출력 300마력 중반까지 높여…대형까지 하이브리드 '풀라인업'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는 P1 모터를 추가하고 변속기 허용 토크를 높였음에도 기존 수준의 크기를 유지해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다양한 차급에 탑재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신규 하이브리드 변속기를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엔진에 조합해 100마력 초반부터 300마력 중반에 이르는 시스템 출력 커버리지를 구현했다. 이를 바탕으로 소형부터 대형 및 럭셔리까지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시스템 출력 커버지리 확대에 따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현재 3종에서 5종으로 늘어난다. 그중 2.5 터보 하이브리드는 이달 양산을 시작한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최초 탑재된 후 현대차·기아의 다른 차종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또한 2026년 후륜구동용 2.5 터보 하이브리드를 선보이고 제네시스 주요 모델에 순차적으로 탑재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럭셔리 브랜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한 부사장은 "현대차그룹 기준 하이브리드차들은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45%가량 연비를 개선할 수 있다"며 각국의 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기술은 앞으로 지역에 따라서 기본 파워트레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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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경기 성남 수정구 메종 디탈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의 프리미엄 플래그십 대형 SUV ‘디 올 뉴 팰리세이드' 론칭 행사에 차량이 전시된 모습(현대차 제공) 2025.1.15/뉴스1

배터리로 편의기능 사용 '스테이 모드'…'V2L' 출력 3.6kW 전기차와 동일

현대차그룹은 성능과 효율을 높인 신규 하이브리드 외에도 △스테이 모드 △V2L 등 다양한 전동화 특화 기술을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해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스테이 모드는 주행 전·후 정차된 차량 안에서 엔진 시동 없이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공조와 멀티미디어를 포함한 차량 내 모든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배터리 충전량 70~80% 상태에서는 최대 1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V2L은 전기차와 동일하게 최대 출력 3.6kW를 지원해 캠핑 및 차박 등의 상황에서 다채로운 전동화 경험을 선사한다. 엔진 가동 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 스테이 모드에서는 배터리 용량의 최대 50%(배터리 충전 30%~80%)까지 사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 용량이 전기차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고려해 '목적지 도착 시 스테이 모드 사용 예약'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목적지 도착 약 2㎞ 전부터 고전압 배터리 충전을 시작하며, 도착 시점 배터리 충전량을 70~80% 수준으로 확보해 스테이 모드 사용 시간을 최대한 늘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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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현대차그룹 차량에너지제어개발 연구원이10일 서울 중구 크레스트 72에서 개최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테크 데이'에서 취재진을 상대로 '스테이 모드'와 'V2L'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2025.04.10/뉴스1 김성식 기자

김성식 기자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