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4차 산업혁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4차 산업혁명'의 올바른 개념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의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교수가 주창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개념이다. 현재로부터 불과 1년 전에 나온 키워드 임에도 불구 ‘4차 산업 혁명’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산업은 1차 산업(농업), 2차 산업(제조업), 3차 산업(서비스업)으로 분류하지만 ‘4차’ 산업 혁명에서의 4차는 이러한 산업 분류에 의해 나온 개념이 아니다. 제러미 리프킨(1945~ )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2012년 펴낸 저서 ‘3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을 ‘인터넷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의 발달과 재생 에너지의 발달에 의해 수평적 권력구조로 재편되는 혁명’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3차 산업혁명 이전 단계의 석유, 화학 중심의 대량생산 체계의 산업을 ‘2차 산업 혁명’으로 정의하였다. 역사적으로 정의된 ‘산업 혁명’의 개념은 영국에서 1750년부터 1830년에 걸쳐 일어난 혁명으로, 기계의 발명을 통해 석탄과 철을 주원료로 하는 면직물, 제철공업 분야의 혁신을 이룬 것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출처 = 위키피디아) |
제레미 러프킨 교수나 슈밥 교수가 말하는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이라는 분류는 모두 산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혁신에 대한 메타포로서 ‘X차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이해이다. 슈밥 교수가 정의하고 주장하는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은 인공지능, 로봇기술,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생명과학 등을 통해 생산기기와 생산품 간 상호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전체 생산과정의 최적화를 구축하는 산업혁명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과 거의 유사한 개념으로는 미국에서의 AMI(Advanced Manufacturing Initiative), 독일과 중국에서의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개념들이 있다. 한국에서는 ‘제조 3.0’ 이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4차 산업혁명이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무인화, 생명과학, 가상 물리시스템에 의한 차세대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누가 봐도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래서 어쩌라고?
하지만 2016년 5월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사건이 하나 일어났다. 아디다스가 ‘스피드 팩토리’라는 로봇 자동화 공장을 오픈한 것이다. 로봇에 의한 생산은 1960년대 GM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이후 수많은 공장에서 로봇을 이용한 생산을 해오고 있는데 아디다스가 만든 신발공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처음 미국 공장에 로봇이 등장했던 1960년대는 인공지능에 의해 일자리를 뻬앗길 것이라 예측하는 요즘의 분위기와 비슷했다. 로봇에 의해 인력이 대체되면 모두 실업자가 되리라는 두려움이 팽배한 것이다. 하지만 로봇의 가격이 사람의 노동력보다 비싸다 보니 자본가들은 로봇으로 인력을 대체하는 대신 인건비가 싼 일본으로 공장을 이전했고, 일본의 인건비가 오르자 7~80년대에는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로 다시 이전했다. 결국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인건비가 가장 싸고 개방정책이 시행됐던 중국이 ‘세계의 공장’ 자리를 차지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공장이 중국으로 이전하였고 현재 중국은 전세계에서 생산하는 제조물량의 90%를 소화하고 있다.
독일 기업인 아디다스 역시 1993년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하고자 독일 내 신발 생산 공장을 중국,베트남 등지로 이전하였다. 그리고 24년만에 로봇과 인터넷 기반의 생산공장을 독일에 다시 오픈한 것이다.
독일의 바이에른 주에 건설된 아디다스의 '스피드 팩토리'는 인터넷과 로봇을 이용해 24시간 가동되며 연간 50만 켤레의 신발을 생산하는데 인력은 불과 10명만 필요한 최첨단 공장이다. '스피드 팩토리'는 인터넷으로 고객의 취향이 반영된 디자인의 신발을 주문 받아 생산하고, 고객은 자신이 원하는 색상과 디자인, 재질의 신발을 더 빠른 시간 안에 받을 수 있다.
독일 뿐 아니라 2017년 하반기에는 미국 애틀란타에도 오픈할 예정이다. 60년대 걱정하던 로봇에 의해 인력이 대체되는 일이 40여년 만에 실현된 것이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체해야 하나
이제까지 로봇 생산은 자동차나 공작기계와 같은 대형 기계류를 중심으로 생산라인에 배치되었었다. 신발과 같은 제품들은 사람의 손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제품이었으며 로봇에 의한 자동생산이 까다로운 물건이었다. 신발의 로봇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은 다른 모든 제품의 로봇 생산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애플 역시 로봇에 의한 자동생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폭스콘에서는 이미 아이패드를 로봇이 생산하고 있다. 폭스봇(Foxbot)이라는 산업용 로봇이 매년 1만대씩 폭스콘 공장에 배치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앞으로 대량생산 라인에서 인간은 더 이상 필요가 없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며 비용도 저렴한 로봇이 대량 생산을 도맡게 된다. 사람은 대량생산이 아닌 부문, 예를 들어 공예품이나 사치품, 고급 시계처럼 대량생산의 수요가 없는 부문의 생산에 종사해야 한다.
또는 감정 노동이 동반되는 서비스업이나 기계가 들어오기 어려운 영역인 창의적인 부문에서 일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그러한 직업에 대해 현재 존재하는 직업들 중에서만 찾다 보니 대량 실업을 고민하지만 사실 지금은 예상 못하는 많은 직업들이 또 생겨날 것이다.
좀더 유연한 사고와 지속적으로 변화를 관측하며 4차 혁명에 대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