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 열풍의 이유와 앞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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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키워드는 '포켓몬 고(Pokemon Go)'일 것입니다. 출시와 동시에 수많은 기록은 물론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현상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포켓몬 고의 시작과 초반 열풍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고 앞으로 어떤 모습이 펼쳐질 지 상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농담처럼 시작된 포켓몬 고
포켓몬의 시작은 1996년 곤충을 채집하듯 귀여운 몬스터를 채집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이 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서 날개를 달았고 캐릭터 산업은 물론 그 뒤에 이어진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들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2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꾸준히 시리즈가 나오고 있고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기본이 튼튼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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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GPS와 AR(Augmented Reallity)이 접목된 포켓몬 고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2014년 구글이 만우절 농담으로 구글맵 포켓몬 챌린지를 만들었습니다. 당시에는 구글맵을 이용해서 맵상에 존재하는 150마리의 포켓몬들을 수집하는 게임이었습니다. 만우절 하루만 가능했던 재미삼아 농담처럼 시작된 아이디어인 것입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커뮤니티를 통해 포켓몬의 위치정보를 공유하며 생각보다 높은 관심을 끌기도 했었습니다.
이 후 포켓몬 고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위치기반 게임 '잉그레스'를 개발했던 나이안틱랩스(Niantic Labs)는 닌텐도에게 라이센스를 구해 포켓몬 고를 개발하게 됩니다. 사실 이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까지만 해도 구글맵 포켓몬 챌린지의 여파로 생겨난 농담이거나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만우절 농담이 실제로 실현된다니 진짜 농담 같은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포켓몬 고 열풍의 이유는?
포켓몬 고의 초기 인기에 대해서 수많은 의견들이 있습니다. 저도 그 중에 하나로 포켓몬 고 열풍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이미 무수히 많은 팬과 검증된 콘텐츠라는 점입니다. 일반 게임기로 출시되는 포켓몬 게임 타이틀만 해도 기본적인 판매량을 만들어내는 콘텐츠인데 구글이 직접 가능성을 검증해주기도 했습니다. 지도와 위치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 되어도 포켓몬은 포켓몬이니 말이죠. 최근 아이들에게 유행하는 터닝메카드나 다른 애니나 게임도 포켓몬 고와 유사한 게임으로 만들면 인기를 가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견들은 중요한 사실을 하나 놓치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쌓인 팬층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스마트폰을 이용했다는 점입니다. 예전의 포켓몬은 게임보이나 닌텐도 DS등 다른 게임기가 필요한 게임이었습니다. 게임기를 가진 친구들이 포켓몬을 즐길 때 옆에서 구경만하며 부러워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포켓몬을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저도 나이 들어 경제력을 갖춘 후 건프라나 어린 시절 해보지 못했던 게임들을 뒤늦게 구해서 즐겨봐서 그 마음을 잘 이해합니다.
세 번째는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서 가질 수 있는 주인공이 되는 로망을 실현시켜 주었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포켓몬 게임을 하면서도 주인공처럼 수집을 위한 모험이라는 요소는 빠져있었습니다. 포켓몬 고는 단순히 게임기 속이 아니라 현실에서 직접 주인공들처럼 모험을 다니며 포켓몬을 수집하고 다른 트레이너들과 교환도 하며 우정을 나누게 됩니다. 물론 배틀을 통해 자신이 수집하고 훈련시킨 포켓몬들에 대한 확인과 애정도 커지게 되는 것이죠.
네 번째는 커뮤니티의 힘입니다. 혼자서만 잘해도 되는 게임은 생명력이 짧습니다. 하지만 함께 즐겨야 하는 함께해야만 하는 게임은 커뮤니티의 힘으로 오래가고 강해집니다. 단순히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룹을 짓는 것이 아니라 150마리의 포켓몬을 모으기 위해 서로 포켓몬과 노하우를 나누어가며 함께 즐겨야 한다는 점입니다. 나이안틱스 랩스는 이미 잉그레스를 통해 사람들이 위치기반으로 게임을 즐길 때 좋아하는 요소들을 잘 알고 있고 포켓몬은 그런 요소들을 잘 구현해줄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포켓몬 고 열풍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포켓몬 팬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희소성에 인기를 누렸던 허니버터칩처럼 살짝 스쳐가는 관심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안되니깐 더 해보고 싶고 해외에서 인기라니 더 궁금한 정도의 이슈 정도랄까요? 위에서 이야기해본 포켓몬의 인기 요소들도 한국에서 적용될 지는 정식출시 이 후에 판단해봐도 늦지 않을 듯 합니다.
포켓몬 고, 앞으로의 예상은?
포켓몬 고가 출시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역대 게임 중 사용 유저 1위를 기록하며 지금까지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뉴스에서도 포켓몬 고 현상이라고 불리며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며 관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반의 인기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팬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을 기반으로 한 잘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점입니다. 물론 포켓몬 고가 트레이드와 같이 서로 포켓몬을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은 수집입니다. 그것도 현실의 여기저기를 다녀야 한다는 점이 사람들을 지치게 만드는 것이죠. 초반의 열풍이 사그라지면 직접 몇 킬로씩 걷거나 차로 이동해서 포켓몬을 수집할 사람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직접 걸으며 수집하고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새로운 이벤트를 겪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입니다. 경험이 무뎌지면 또다시 더 높은 자극의 경험을 찾게 되고 편리함을 찾게 될 테니 말이죠.
그럼에도 포켓몬 고는 진성 팬들을 많이 갖추고 150마리를 모두 모으는 사람들이 등장하거나 실제 배틀대회등을 통해 챔피언이 등장하는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포켓몬이 단순히 수집만이 아니라 배틀을 통해 최강자를 가리는 것이 목표이고 그를 위해 현실에서 트레이너로 더 열심히 수집하게 되는 구조이니 말이죠. 애니메이션을 현실화하는 부분에서 앞으로의 기대를 갖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포켓몬 고는 경험의 확장을 위한 매개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특정 레어몹(희귀성 높은 몬스터)을 찾기 위해 스킨스쿠버를 한다거나 열기구를 타는 등의 미션을 수행하도록 말이죠. 애니메이션처럼 각 지점에 트레이너 센터를 두고 검증된 감독관이 장비와 과정을 함께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주인공들처럼 더 많은 모험을 통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지금까지 게임은 모니터 앞에 사람을 묶어두는 존재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모니터를 벗어나 세상으로 향하고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알아갈 수 있는 포켓몬 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