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카메라의 변화, 의미있는 변화가 될까?
후지필름에서 새로운 즉석카메라 제품인 인스탁스 스퀘어 SQ10을 출시했습니다. 폴라로이드와 후지필름이 유지하고 있는 즉석카메라지만 최근 디지털카메라와 스마트폰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즉석카메라의 변화는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요?
인스탁스 스퀘어 SQ10은?
SQ10은 인스탁스 미니와 유사한 모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스탁스 미니의 익숙한 그립과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겉모습만 남고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양쪽 그립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버튼이 양쪽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양쪽 버튼은 사용자가 커스터마이징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두고 있습니다. SQ10의 뒷면은 기존의 즉석카메라들과는 다르게 좀 복잡해졌습니다. 46만 화소의 LCD 디스플레이가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인스탁스가 디카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SQ10은 내부 버퍼 메모리를 이용해서 50장까지 사진을 담아둘 수 있고 MicroSD 메모리 카드를 이용해 사진을 저장 관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인스탁스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 즉석으로 인화도 가능합니다. 디카처럼 사용하니 출력이라고 해야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SQ10의 메뉴와 버튼들은 빠른 보정을 위해 사용됩니다. 비네팅, 필터 등등 자주 사용되는 보정용 버튼이 준비되어 있고 이름처럼 정사각형의 스퀘어로 출력합니다. 빠르고 편리하게 원하는 느낌의 사진을 만들어 출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SQ10의 국내 판매가는 35만원입니다. 기계 차체의 가격은 즉석카메라라는 것을 감안하면 부담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전용 필름이 10장에 15,000원이기 때문에 유지비가 부담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즉석카메라의 장점을 살려내기 힘든 변화
2014년 등장한 폴라로이드의 소셜매틱이라는 카메라가 있습니다. SQ10와 비슷한 컨셉을 가지고 있고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이용해서 SNS등에 바로 사진을 올릴 수 있는 장점들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었죠.
개발 초기에는 인스타그램 아이콘을 딴 디자인에 인스타처럼 스퀘어 포맷의 용지를 이용하는 모습으로 시작해서 큰 관심을 받았지만 디자인은 변경 되었고 사진도 Zink를 이용하는 2x3 포맷이 되어버렸습니다.
후지필름에서는 SQ10 이전에 미니90이라는 제품도 선보였습니다. 인스탁스의 느낌에서 좀 더 고급스러운 기능들을 집어넣은 모델이었습니다. 역시나 후지필름의 즉석카메라 필름으로 바로 인화가 가능했습니다. 대신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서 기존의 인스탁스로는 불가능했던 장노출 기능이나 다중노출 등 사진의 재미를 더해주는 기능이 시도되기는 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사진 전용 프린터가 많이 등장하고 있고 실제로 사용도 편리합니다. 즉석카메라의 대체품 혹은 더 나은 활용성을 제안하는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SQ10은 즉석카메라의 범주 안에서 생각해보면 꽤 재미있는 변화를 모색했고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사진의 재미를 좀 더 고민했고 트렌드에 맞춰 편리도 입혔습니다. 하지만 즉석카메라의 범주를 벗어나 생각해보면 의미는 조금 달라집니다. 가격과 유지비, 경쟁 대상등을 고려하면 SQ10을 선택해야할 의미가 퇴색됩니다. 즉석 카메라만이 줄 수 있는 장점과 재미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도 스치더군요.
새롭게 등장한 SQ10이 반갑습니다. 하지만 필름카메라들이 뒤안길로 사라져가듯 즉석카메라도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즐거운 순간을 찍고 바로 인화해서 흔들며 나눠가지던 추억도 이제 아재들만의 것이 되는 것일까? 싶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