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카비레이크 품은 윈도우10 스마트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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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는 전 세계 PC OS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루미아 브랜드로 윈도우폰을 만들었지만 큰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iOS와 안드로이드로 양분된 가운데, MS의 새로운 무기가 될지 모르는 제품이 눈에 띄었습니다.
델 스택(Dell Stack)은 어떤 기기인가?
새로운 윈도우폰에 대한 소식은 유출의 대명사가 되어가고 있는 Evan Blass의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윈도우 로고가 새겨진 새로운 스마트폰에 스카이프와 윈도우 모던UI 화면이 윈도우폰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Evan Blass의 트위터에서 MS나 윈도우라는 단어보다 'intel'이라는 단어가 더 눈에 들어오는군요.
처음에는 MS의 서피스 스튜디오와 관련지어 서피스폰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며칠 뒤 델 스택(Dell Stack)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스마트폰만이 아니라 태블릿을 함께 공개했고 델과 인텔이 2014년부터 내부적으로 준비해온 제품입니다.
제조사가 델이라는 점은 한번쯤 생각을 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델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철수했습니다. 하지만 최근까지 태블릿에서 레티튜트(Latitude) 라인과 베뉴(Venue) 라인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베뉴에서는 인텔의 코어M(Core M)을 사용한 태블릿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스마트폰에서는 아쉬운 성과를 남겼지만 PC와 태블릿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델이 인텔과 합작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봐야 합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소식으로는 델 스택으로 불리는 윈도우10 스마트폰에 인텔 칩셋이 탑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공정과 성능을 가질 인텔의 카비레이크(Kaby Lake)가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카비레이크의 출시가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것과 델 스택의 출시 예상 시점이 비슷하다는 것도 흥미롭게 살펴볼 부분입니다. 그리고 태블릿보다 스마트폰에 인텔 카비레이크가 들어갈 경우를 좀 더 흥미롭게 기대해봐야 합니다. 단순히 노트북급 칩셋을 사용한다는 의미보다 윈도우10이 가진 컨티넘이라는 확장성을 고려해봐야하기 때문입니다.
윈도우10, 컨티넘을 살려낼 기기가 될 수 있을까?
윈도우10은 PC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든 플랫폼을 아우를 수 있는 멀티플랫폼 OS로 개발되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멀티플랫폼이 처음 도입됐던 윈도우8은 최악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모바일과 데스트탑 환경 접목을 시도했지만 어느 한쪽도 만족스럽지 못했고 오히려 혼란스러운 모습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윈도우10은 윈도우8의 단점을 보완하며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사실 모바일에 대한 비중을 낮추어 사용성을 개선했다고 이야기하는 게 맞을 듯합니다. 이를 통해 모바일 앱 생태계는 더 심각한 상태를 맞게 되었지만 말이죠.
윈도우10에서 모바일에 대한 비중을 낮추는 대신 컨티넘(continuum)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숨겨놓았습니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모니터, 키보드 등과 연결하면 데스크탑 모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입니다. 같은 OS를 사용하기 때문에 플랫폼에 상관없이 작업환경과 데이터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집에서 작업하던 파일을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카페나 회사에서 언제든지 작업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클라우드와는 또 다른 활용법입니다. 데이터 연속성을 유지하며 스마트폰 하나로 데이터를 한번에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윈도우10의 컨티넘 기능을 살려낸 스마트폰은 이미 출시되었습니다. 올 해 상반기에 HP가 선보인 HP Elite X3입니다. 윈도우10을 품은 스마트폰으로 컨티넘 기능을 강조했습니다. 광고를 자세히 보면 윈도우10이 가지는 장점인 MS 오피스를 앞세워 비즈니스 앱이 풍부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죠. MS에 특화된 비즈니스용 앱을 제외하면 다른 OS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HP Elite X3로 비즈니스용 모델로 포지셔닝을 했습니다.
여기서 다시 델 스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델 스택은 HP Elite X3와 유사한 활용법을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하지만 루머대로 델 스택에 인텔 칩셋이 사용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윈도우10의 컨티넘 기능을 중심으로 데스트탑 본체를 대체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델 스택은 업무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노트북 성능을 낼 수 있는 스마트폰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HP Elite X3가 윈도우10을 가졌지만 퀄컴 스냅드래곤820을 이용하기 때문에 명령어의 집합체인 아키텍쳐가 다를 수밖에 없고 윈도우10에 최적화된 AP가 아닙니다. 또, 스냅드래곤820은 발열 이슈가 있어 윈도우10 환경에서 작업이 불안하다는 단점도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델 스택은 이미 윈도우 태블릿과 노트북에 사용되는 칩셋이 들어가기 때문에 컨티넘 환경에 더욱 최적화된 성능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델 스택은 단순히 윈도우10을 품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노트북을 포함한 PC의 사용환경을 변화시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데스크탑의 경우 전용 독에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등을 연결하여 본체를 대체할 수 있게 됩니다. 노트북도 모니터와 키보드의 역할만 하면 되기 때문에 더 가볍게 만들거나 배터리를 늘릴 수 있습니다. 물론 부품비용도 낮아지기 때문에 노트북처럼 활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의 가격도 낮아집니다. 또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이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교체주기에 따라 성능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델 스택에 대한 기대를 이야기하지만 사실 스마트폰으로써의 넘어야 할 한계는 존재합니다. 아직까지 윈도우폰에서 iOS나 안드로이드의 사용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델 스택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인텔의 카비레이크를 잘 최적화해서 컨티넘의 장점을 이끌어낸다면 지금까지 스마트폰과는 차별화된 사용성을 이끌 수 있습니다. 당장 사용성에서는 아쉬움이 있겠지만, 앞으로 윈도우10을 품은 스마트폰이 보여주어야 할 차별성을 가장 잘 보여줄 모델로 기대됩니다.
윈도우10 스마트폰이 만들어 갈 새로운 환경이 기대되고 기다려지기 시작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