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 많은 픽셀2와 픽셀2 XL에 대처하는 구글의 자세
픽셀2 XL 번인 걱정? 보증기간 1년 더 줄께
이번 픽셀2 XL에서 나타난 증상도 잠재적인 번인의 위험을 가진 잔상 현상이었다. 다른 부위에 비해 더 많이 고정되어 활성화 되는 소프트키와 상단 알림창이 잔상으로 남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 매체의 기자가 발견하고 트위터를 통해 이슈를 제기했고 여러 매체에서 조명했다.
구글은 이슈가 생기자마자 매체에 회신하며 적극적인 검토와 대안을 제시하기로 약속했다. 며칠 뒤 구글은 픽셀2 XL의 보증기간을 1년 더 연장했다. 기본 1년인 보증기간에서 1년 더 늘려 준 것이다. 물론 보증기간 내에서는 구글의 AS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픽셀2 XL에 대한 명확한 AS 가이드는 없지만 구글의 AS에 대해서는 믿음이 있다. 넥서스 5X의 무한부팅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했었고 생산중단으로 교체품이 없어진 시점에서는 상위 버전인 픽셀 6P로 무상 교체를 해줬던 이력이 있다.
그리고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오레오 8.1 버전에서 소프트키를 페이드(fade) 시키는 변화를 줬다. 번인이 나타날 수 있는 요인을 줄였다. OLED를 사용하는 픽셀2 XL를 위한 조치일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OLED를 많이 사용할 것을 감안하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발빠르고 통 큰 대처였다고 생각한다. 번인은 장기적인 사용에 있어서 더 큰 불안요소를 가진다. 보증기간을 늘려 버려서 번인에 대한 걱정을 지워버린 셈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손해가 크겠지만 제품을 AS하는 비용보다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의 경험을 더 중요시하는 행동으로 다가왔다.
픽셀2는 소리가?
다만 수정 전까지는 동영상 촬영에서 종종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수정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충분히 인지하고 기다리며 양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제조사의 발빠른 태도의 중요성이다.
사용자의 입장, 브랜드 이미지. 결국은 사람이다.
AS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구글처럼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구글의 대응 방식을 보면 사용자들의 경험이나 불편에 대한 이미지에 더 촛점을 맞추는 듯 느껴진다. 무형의 가치이지만 총제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사용자들에게 남을 경험(UX)를 더 먼저 생각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굳이 비교를 할 필요는 없겠지만 국내에서 제조사들의 대응은 조금 차이가 있다. 사용자로부터 유사한 이슈들이 발생하면 사용자 탓을 우선한다. 문제가 커지면 미봉책으로 AS 정책을 발표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답답함을 겪으면서도 자신이 잘못한 것처럼 느끼게 된다. 안 좋은 경험을 깊게 남기게 된다. 그리고 경험이 쌓이면서 이미지로 남게 된다. 브랜드 관리라는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의 점층이 AS 비용보다 장기적으로 더 큰 손실을 가져온다.
미국에서 사용자들의 목소리 반영이 적극저인 부분도 차이는 있다. 사용자들의 고소나 단체활동이 큰 영향을 미치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브랜드들이 기본적으로 브랜드 이미지 관리와 위기대처에서 더 적극적이고 소비자들의 불안요소를 제거하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번 픽셀2와 픽셀2 XL는 초기에 다양한 이슈들이 불거졌지만 구글의 대응을 지켜보기 좋았다. 불만이 생기더라도 이미 대안이 준비되어 있거나 적극적으로 대응해주기 때문에 크게 불안할 필요가 없다.
이슈와 대응에 대한 경험들이 쌓여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해왔다. 이미 구글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왔고 충분히 쌓아왔다. 이런 이미지는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가치기준의 판단은 이문이 아니라 경험이고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실상은 철저한 계산으로 움직이더라도 그렇게 보여지고 느껴지게 만들어야 한다. 구글은 픽셀로 기능이나 UI의 레퍼런스만이 아니라 더 넓은 의미의 레퍼런스를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