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스마트폰의 등장과 의미
트렌드보다 성능과 효율에 집중
게이밍 제품 전문 회사에서 출시한 제품이다보니 스펙에서 차별점을 찾아본다. 퀄컴 스냅드래곤 835, 5.72인치 QHD 디스플레이, 8GB RAM, 64GB 내부저장, microSD 슬롯, 12MP/8MP 카메라, 4,000mAh 배터리가 레이저폰의 주요 스펙이다.
현재의 최고 부품들을 이용해서 스펙을 구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원활한 게임을 위해 메모리를 넉넉하게 준비한 점, 디자인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넉넉한 배터리를 챙긴 점은 큰 차이가 아니다. 하지만 5.72인치 디스플레이의 주사율가 120hz라는 점은 특색있다. 스마트폰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주사율이고 아이패드 프로가 120hz의 화면 주사율을 가지고 있다. 화면 주사율이 높으면 좀 더 빠르고 부드러운 화면을 기대할 수 있다.
AP와 메모리 등은 차별성을 가지지 못했다. 하지만 상하 베젤을 포기하고 스피커를 넣었고 두께를 포기하고 배터리를 챙겼다. 메탈 바디를 통해 게임에서 발생하는 발열도 신경을 썼다고 한다. 게임부스터 앱도 준비해 게임을 위해 리소스를 우선 순위로 돌리거나 다양한 편리를 준비했다. 스펙에서 게이밍이라 부를만큼 큰 차별성은 없지만 게임을 위해 디자인의 트렌드나 카메라를 강조하지 않고 게임 환경을 위한 차별에 집중하고 있다.
게이밍 스마트폰? 어떤 의미를 가질까?
레이저폰이 게임을 위한 스마트폰 즉 게이밍 스마트폰으로 포지셔닝을 시작한 것은 꽤 큰 의미를 가진다. 스마트폰이 10여년 동안 빠른 발전을 해왔지만 PC와 노트북의 발전 과정을 압축해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PC와 노트북 시장에서 게이밍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한 타이밍을 짚어보자. CPU와 그래픽 등 발전 속도가 완만해지고 기기의 성능만으로 신제품을 팔기 힘들 때 등장했다. 제품 수명주기(PLC, Product Life Cycle)의 성숙기로 놀라운 기술의 발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스펙의 변화로 퍼포먼스의 변화를 느끼기 힘든 시점이다.
PC나 노트북의 발전을 돌아보면 1년만에 성능 차이가 많이 나고 2-3년이면 교체를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5년이 지나도 일상적인 활용에는 큰 불편이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즉, 최고 사양의 최신 PC나 노트북은 게이밍이나 그래픽, 동영상등 특별한 니즈에 의해서만 시장이 빠르게 움직인다. 그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접근하는 영역이 게이밍이다. 그리고 어느새 게이밍이라는 단어는 최고 기술과 최고 성능을 뜻하게 됐다.
다시 스마트폰으로 돌아와보자. 아직도 속도와 성능이 발전을 하고 있지만 성숙기에 들어선 느낌이 크다. 차별화된 기능들도 줄어들고 있어서 스마트폰을 굳이 바꿀 필요가 줄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에서도 익숙한 앱들을 계속 사용하고 새로운 앱이나 활용은 줄어들고 있다. 아직은 카메라나 다른 기능이 견인하고 있지만 실사용자들의 니즈나 리소스만 따져보면 게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마트폰 시장은 게이밍이라는 영역보다 새로운 먹거리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앞에 내세우고 있지만 둘 다 핵심 컨텐츠는 또다시 게임으로 돌아가게 된다.
레이저폰은 PC시장의 흐름에 비추어 시기적절한 타이밍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게이밍 분야를 시작한다. 단순히 게이밍 영역을 선점하거나 잠재된 게임 니즈를 파고드는 시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분야에서 게이밍으로 자리를 잡은 브랜드가 플랫폼을 바꾸어 시도한다는 것은 충분히 준비를 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레이저폰을 시작으로 게이밍 스마트폰이 어떻게 흘러갈 지를 살펴보면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기와 앞으로 변해갈 시장의 모습을 미리 예상해볼 수도 있다.
차별성을 아주 크게 준비하지는 못했지만 게이밍이라는 키워드와 분야를 시작했다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진다. 레이저폰은 $700에 11월 17일부터 배송될 예정이다. 레이저가 어떻게 스마트폰에서도 게이밍 전문 업체로 명성을 이어갈 지 지켜봐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