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 영화 '타임루프' · '타임리프' · '타임워프' 뭐가 다를까?
미묘하게 다른 '루프', '리프', '워프'... 알고 보자
ⓐ pixabay |
[문화뉴스 MHN 김대권 인턴기자]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중에서는 유난히 '시간'과 관련된 영화가 많다.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현재를 바꾸거나, 시간 속에 갇히거나, 미지의 힘에 의해 시간여행을 떠나는 영화가 유독 많은 듯하다.
이런 시간과 관련된 영화를 '타임루프', '타임워프', '타임리프' 영화 등으로 부르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이 셋은 다른 개념이다. 하나씩 의미를 뜯어 살펴보자.
1. 타임루프(Timeloop)
타임루프는 Loop, 즉 고리처럼 특정한 시간 속에 갇혀 시간을 빙빙 도는 것을 뜻한다. 그 순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똑같은 상황이나 사건을 반복해서 마주한다.
주인공은 보통 그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실마리와 문제의 단서를 찾아 그 시간의 '감옥'을 벗어나려고 한다. 또는 그 시간의 반복을 바탕으로 기존의 사건을 해결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영화로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있다.
ⓒ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본 아이덴티티' 더그 라이만 감독과 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주연의 영화이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미믹'이라는 외계 종족이 지구를 침략해 인류는 멸망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런 인류를 구하기 위해 계획된 작전에 빌 케이지(톰 크루즈)가 배정되지만 전투에 참여하자마자 죽고 만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끔찍한 날이 시작된 시간에 다시 깨어나 다시 전투에 참여하고 또 다시 죽게 된다.
이렇게 죽고 깨어나는 것을 반복하게 된, '타임루프'에 갇히게 된 빌 케이지가 펼쳐 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2. 타임리프(Timeleap)
타임리프는 시간을 자유자재로 거슬러 가는 것을 뜻한다. 타임머신 등도 타임리프 영화의 소재가 된다. 자기 의지대로 시간을 움직이지 못하는 타임루프와 달리 타임리프는 자기 의지에 따라 시간을 이동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대체로 시간 여행 영화는 타임리프 영화인 경우가 많다.
보통은 알 수 없는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이루어진다. 타임리프 영화는 보통 현재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나 미래로 이동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타임리프 영화의 전형이다.
ⓒ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우연히 타임리프 능력을 갖게 된 '마코토'는 그 능력을 마음껏 이용하던 중 '치아키'의 고백을 받게 되고, 그 고백을 없애고 싶었던 마코토는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간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면 돌아갈수록, 자신 주위의 사람이 다치거나 일이 꼬이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맞닥뜨린 마코토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시간을 달리는 소녀'이다.
감독인 호소다 마모루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제39회 시체스영화제 최우수애니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썸머워즈', '늑대아이', '괴물의 아이' 등으로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 영화 '어바웃 타임' |
2013년 개봉한 '어바웃 타임'도 타임리프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 '노팅 힐'등의 각본가로 유명한 리차드 커티스가 감독을 맡았으며, 도널 글리슨과 레이첼 맥아담스가 주연으로 출연했다.
'어바웃 타임'에서 팀(도널 글리슨)은 가문으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모태솔로였던 그는 런던에서 우연히 만난 메리(레이첼 맥아담스)에게 반해 타임리프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최고의 순간을 즐기지만 주변 상황들이 미묘하게 엇갈리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어바웃 타임'은 국내에서도 흥행하며 약 340만 관객을 동원했다.
3. 타임워프(Timewarp)
타임워프는 warp, 즉 시간을 왜곡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하자면 현재의 시간에서 과거나 미래가 뒤섞여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2016년 초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시그널'도 무전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가 뒤섞여 나타나는 타임워프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그널'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퀀시'라는 영화가 있다.
ⓒ 영화 '프리퀀시' |
2000년 개봉한 '프리퀀시'에서 존 설리반(제임스 카비젤)은 1969년 소방대원이었던 아버지를 화재로 잃고, 90년대를 살고 있는 경찰이었다.
아버지 기일 하루 전에 아버지가 쓰던 라디오를 발견하고 이를 트는데, 69년도 월드 시리즈를 기다리는 소방대원과 무선 통신을 하게 된다. 다름 아닌 존의 아버지였던 것이다.
과거의 아버지와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앞으로 닥칠 화재 사건을 경고해 아버지를 구했다. 하지만 아버지를 구하면서 미묘하게 변화한 상황들에 따라 다른 일들도 바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프리퀀시'는 다룬다.
'타임워프', '타임루프', '타임리프' 세 단어는 같으면서도 미묘하게 차이점을 드러낸다. 이 차이점을 알고 영화를 본다면 영화를 조금 더 잘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김대권 기자(press@mhne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