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금이 아름다운 나날들이기도 합니다
김연수 『스무 살』작가 레터
人自老, 春長好, 夢佳期 :
“사람은 저절로 늙고, 봄은 영원히 좋을테니,
아름답던 나날들은 꿈과 같구나.”
얼마전 이십대에 쓴 소설들을 읽으며
문장을 조금씩 고쳤는데요.
그때의 고민은 지금도 고민.
우린 정말 잘 살고 있나요?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까?
하지만 여전해도 괜찮습니다.
지금, 우리의 고민은 천 년 전,
누군가의 고민이기도 하니까요.
고민은 고민, 가을은 가을
책에는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正佳時’
‘바로 지금, 아름다운, 나날들’
바로 지금이 아름다운 나날들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저절로 늙어버릴
먼 훗날을 상상할 수 있다면…
다들 아름다운 가을을 지내시길.
2015. 10. 8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