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 이런 여행이 뜬다
'보는 관광' 벗어나 직접 느끼고 즐기는 '경험 여행' 대세
2020년 새해가 밝은 가운데 여행을 꿈 꾸는 이들이 많다. 올해는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벗어나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경험 여행'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사진=트립닷컴 |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이 올 한 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계획하는 가운데 여행을 꿈 꾸는 이들도 많다. 올해는 '경험'에 중점을 둔 '나를 위한 여행'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최근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20년 트렌드 코리아'에서 '라스트핏 이코노미(Last Fit Economy)'를 제시하고, "경험 최적화 현상이 여행 시장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제 소비자의 만족은 어디에 갔느냐 자체보다 현지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짚었다.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벗어나 무엇을 느끼고, 즐겼는지에 대한 경험이 여행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1. 남들과 다르게, 나를 위한
최근 몽골 등 이색여행지가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몽골 전통 가옥 게르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모습. /사진=하나투어 |
여행업계도 '경험'을 올해 국내외 여행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꼽는다. 국내 여행객들의 해외여행 경험도 많아진 만큼, 올해는 특히 가보지 못한 곳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국내 여행객 10명 중 7명(73.2%)는 "이전에 가본 여행지 대신 새로운 곳을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몽골이나 아프리카 등 다소 생소한 지역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 고수'나 일상에 지친 사람들 사이에선 '나를 위한 여행' 인기도 높아진다. 스카이스캐너의 '2020 한국 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여행객이 적은 지역에서 나를 위해 호젓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느린여행'이나 해외에서 요가, 마라톤 등을 하는 '성장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관통한 '나나랜드'와 올해 떠오른 '업글인간(스펙보다 경험을 찾는)'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다.
2. 짧은 여행, 경험은 묵직하게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 경기장. 최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축구팀 FC바르셀로나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바르셀로나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사진=하나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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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년(閏年)인 올해는 총 366일로 평년보다 하루가 더 길다. 하지만 유독 주말과 겹치는 공휴일이 많아 2018년이나 지난해처럼 긴 연휴 찬스는 줄었다. 이로 인해 단거리 지역으로 자주 여행을 다녀오거나 금요일 퇴근 후부터 주말을 활용한 '즉흥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짧고 빠르게 다녀오는 만큼, 여러 일정 대신 여행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테마여행'도 인기를 끈다. 축구경기나 뮤지컬관람, 원데이 클래스 특정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여행이다. 이에 따라 클룩 등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에 대한 여행객들의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패키지(PKG) 여행의 대표주자 하나투어는 동호회나 가족들의 취향에 집중한 '소규모 프라이빗 맞춤 패키지여행'을 마련, 여행객 취향저격에 나섰다.
3. 가족·환경의 재발견
제주신라호텔은 지난해부터 투숙객을 대상으로 친환경 전기차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사진=호텔신라 |
변화하는 사회구조는 여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 4인가족을 벗어나 다양한 가족형태가 등장, 신개념 가족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조부모를 포함, 3대가 함께하는 여행부터 △조부모와 손주로만 구성된 여행 △부부만 즐기는 여행 △반려동물 동반 여행 등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은 여행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여행객 56.7%가 반려동물과 여행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여행'도 각광 받는다. 환경보호가 밀레니얼 세대에게 생존의 필수조건이 됐기 때문이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저탄소배출 항공편 등 지속가능한 여행상품을 선택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여행객이 전년 대비 109% 증가하는 등 친환경여행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특급호텔들이 1회용 플라스틱 어메니티 퇴출을 준비하는 등 친환경 여행객 수요 공략에 나섰다.
한국, 아시아 여행 중심될까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
올해는 한국이 아시아 주요 여행시장으로 발돋움할 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방탄소년단(BTS)로 대표되는 K팝 등 K콘텐츠가 전 세계로 퍼지며 한국이 지난해 1750만 명의 역대 최대 외국인 관광객 기록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서울은 태국 방콕에 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았다. 관광당국은 한류 영향력을 바탕으로 올해 20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국내 여행객이 모바일 등 IT기기 사용에 뛰어나고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여행업계의 주요 시장 중 하나"라며 "특히 올해는 신한류를 바탕으로 외국인 여행객의 한국 여행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한국의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시장 모두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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