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장애인 비하 이해찬 비판하며 또 '장애인 비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1-14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가운데 이를 비판하고 나선 자유한국당 역시 장애인을 비하해 논란을 키웠다.
15일 이 대표는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에 출연해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 의지가 약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됐지만 역경을 이겨낸 '1호 영입 인재' 최혜영 강동대 교수에 대해 말하던 도중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방송에서 "사고가 나서 (후천적으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자기가 정상적으로 살던 거에 대한 꿈이 있다. 그래서 그들이 더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를 심리학자한테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은 장애를 가진 이들을 장애가 없는 이들과 구분 짓는 등 차별적 인식이 들어간 표현이고, 또 장애가 있는 이들은 각자의 개성이 있으나 이들을 모두 한 데 묶어 '의지가 없다'고 비하한 것이라 '장애인 비하' 논란이 일었다.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표는 2018년 12월에도 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정치권에서 말하는 걸 보면 저게 정상인처럼 비쳐도 정신장애인들이 많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유튜브 채널에서 해당 영상을 내렸다. 이 대표는 휴대전화 메시지로 입장문을 내고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했다. 이런 인용 자체가 많은 장애인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부적절한 말이었다"며 "장애인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하며 차후 인용이라 할지라도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박용찬 한국당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내고 "이 대표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입장문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고, 영상삭제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의 장애인들에게 공개적으로 석고대죄함은 물론,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으로 책임지기를 촉구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당 역시 장애인을 비하의 의미로 표현해 논란을 키웠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에게 분명히 말씀드린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다”라며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라고 지적했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 대표를 비판하며 박 대변인 역시 장애인을 비하의 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한국당은 해당 표현으로 논란이 커지자 두 시간여 만에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한 뒤 논평을 다시 내보냈다.
한편, 두 당은 모두 오는 4월 총선을 대비하며 장애인 인재를 영입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6일 발레리나 출신 척수장애인인 최 교수를, 한국당은 지난 8일 한쪽 손과 다리가 없는 중증 장애인이자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인 지성호 나우(NAUH) 대표를 각각 영입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