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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카드 내면 웃돈? 망할일 있어요?" 직접 가본 시장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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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방문한 경기도 부천 한 시장 입구에 재난기본소득 결제를 받는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백지수 기자

"카드 결제도 가격 똑같아요. 단골들이 가격 다 아는데 카드 낸다고 더 받으면 장사 망할 일 있어요?"


7일 오전 찾은 경기도 부천 상동시장의 J떡집. 4장에 2500원인 쑥개떡을 집어들고 재난기본소득 카드 결제를 요구하며 "혹시 현금을 내면 더 싸냐"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J 떡집 주인 신모씨 부부는 "여기 시장은 다 단골 장사"라며 "카드 수수료와 부가세 10% 아끼겠다고 돈 올려 받는 사람들은 뜨내기 장사치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재난기본소득이 먼저 풀린 경기도를 중심으로 일부 영세 자영업자들이 카드 결제를 하면 수수료와 부가세 명목으로 값을 올려 받는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기도 한 시장의 정육점에서 '왜 가격이 일주일 사이 차이가 나냐'고 물었더니 (주인이) '재난지원금 카드 수수료'가 어쩌니 하면서 머뭇거리더라"는 글이 올라왔다.


같은 날 경기도 수원 지역의 한 맘카페에서도 "수원의 한 시장에 재난지원금으로 사면 두부 한 모에 4500원 받는다는 점포, 재난지원금으로 사면 수수료 600원 줘야 한다는 점포가 있었다"며 "더러워서 안 사고 만다"는 누리꾼의 글이 화제가 됐다.


유사한 경험담과 불만이 폭주하자 일부 시민들은 "그냥 개인 사업자가 하는 편의점 가서 재난지원금을 쓰는 것이 가장 속 편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5일 페이스북 글에서 재난기본소득으로 받은 지역화폐 사용시 돈을 더 요구하는 '바가지 상인'들이 적발될 경우 형사 처벌과 가맹점 박탈, 세무조사 대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부천시장 갔더니 "장사 하루 이틀 하나"

신씨 부부는 "그런 얘기를 알고 있지만 어쩌다 한두 군데 있을까 말까 할 것"이라며 "장사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설마 그렇게 하겠느냐"고 했다. 특히 "뜨내기든 단골이든 결국 나중에 가격을 다 알게 될 텐데 고객들이 다시 찾겠느냐. 망하게 돼 있다"고도 했다.


부천 상동시장을 비롯한 인근 시장엔 입구부터 가게마다 '코로나19 재난기본소득 결제를 환영한다'는 문구를 써 붙인 곳이 많았다. 카드나 '지역 페이'를 환영한다는 안내였다.


현금 결제하는 동네 단골 손님들이 많긴 했지만 대부분 지역 전자화폐를 비롯한 카드를 현금과 똑같이 받았다. 좌판의 참외 더미에 휴대용 카드 단말기를 두고 사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 재래시장서도 "카드·현금 구분 없어"

전날 찾은 서울의 전통시장에도 "요즘 카드 결제 안 되는 데가 어디 있느냐"는 상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 초입에서 과채 상회를 운영하는 김미희씨(53)는 "먼저 재난지원금을 지급받은 저소득층 분들이 많이들 재난지원금 결제를 요구한다"며 "카드나 지역페이 결제가 많다"고 했다.


김씨는 "상인 입장에서야 현금으로 주면 더 고맙긴 하다. 현금 결제를 하면 덤을 좀 더 주기도 한다"면서도 "앞으로 재난지원금이 본격적으로 풀려도 더 익숙한 카드 결제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덕시장에서 유아복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씨(49)도 "현금영수증을 다 발행하고 카드·현금 구분이 없어진지 오래"라며 "재난지원금은 (돈을) 안 쓰려는 사람을 1명이라도 더 쓰게 만드는 개념 아니냐"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맘카페에서 얘기 나오는 것처럼 카드와 현금 가격을 달리 받으면 오히려 손님 떨어지고 손해가 날 것"이라며 "실제 그런 상인들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이 안 된다"고 했다.

올려받진 않아도…카드 안 받고 현금영수증 발급 않는 가게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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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방문한 경기도 부천 한 시장 점포에 재난기본소득 결제를 받는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백지수 기자

기자가 찾은 수도권 시장 일부 점포에선 현금을 대놓고 선호하거나 카드·현금 구매 가격을 달리 매기는 곳도 있었다. 1000원짜리 반찬들을 매대에 올려둔 한 반찬가게에서 지역 전자화폐로 결제하겠다고 하자 "현금을 받으려고 일부러 1000원에 파는 것"이라며 "지역화폐 카드나 전자화폐로 결제하려면 3개에 5000원 한다"고 했다.


같은 시장의 또 다른 반찬가게에선 5000원에 3개 하는 반찬을 집어들었으나 재난기본소득 카드 결제가 불가능했다. 가게 주인 A씨는 "카드 단말기 없이 장사한다"며 "휴대용 카드 단말기를 신청해 놨는데 아직 안 왔다"며 "현금이 없으면 지역사랑상품권이나 계좌이체는 받는다"고 했다.


현금영수증 발행이 의무화돼 있으나 계좌이체를 해도 발행해 줄 수 없다고도 했다. A씨는 "저도 재난기본소득 카드 손님을 받는 게 이득이긴 하지만 동네 단골을 상대로 하는 장사라 대부분 현금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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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서울 성북구청 긴급재난지원금 추진단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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