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택진이형… 반격 나선 리니지 동지들
리니지2M·M 선두에 경쟁작 '고삐'…박용현(V4), 송재경(달빛조각사) 등 리니지 개발자 출신 심기일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
모바일 게임시장이 '택진이형' 천하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과 '리니지M'이 모바일 게임 선두권을 점령하며 장기 집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V4', '달빛조각사' 등 하반기 대작들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반격에 나서면서 연말 게임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리니지2M'은 지난 1일 정식 출시 나흘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전작인 '리니지M'은 2년 5개월 만에 왕좌를 내주며 2위로 내려앉았다. '리니지2M'과 '리니지M'의 개발팀 간 경쟁은 있겠지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겐 더할나위 없는 호재다. 게다가 자기잠식도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리니지M에서 리니지2M으로 이탈한 사용자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엔씨소프트는 든든한 캐시카우가 둘이나 생겼다.
이 때문에 선두권 도약을 노리던 경쟁사들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2년 넘게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리니지M을 감안하면, 그 이상으로 평가받는 '리니지2M'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어서다.
◇박용현의 'V4', PC버전 출시 이어 업데이트=리니지 형제를 턱밑까지 추격 중인 넥슨의 'V4'는 출시전부터 리니지 형제와 경쟁할 몇 안되는 대작으로 꼽혔다. 'V4'는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제작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박 대표는 리니지2 프로그램 팀장 출신으로 김 대표와 인연이 깊다. 이 때문에 출시전부터 화제를 낳았다. 두 대표 간 경쟁구도에도 시선이 모아졌다. 'V4'는 지난달 7일 출시하자마자 구글플레이 매출 3위에 올랐다. 이어 9일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 2위에 오르며 시장을 주도했다. 양대 앱마켓 인기 1위는 출시와 동시에 달성했다. 그러나 리니지2M이 출시하면서 매출 순위는 떨어졌고 리니지 형제 밑을 맴돌고 있다.
'V4'는 반등을 노린다.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여덟 번째 개발자 편지를 공개하면서다. 개발자 편지엔 필드 보스의 보상과 출현 시간을 수정하고 데커스 화산과 파멸의 화산 영웅 등급 장비 드랍률 상향 및 불완전한 존재 재등장 시간 단축 등 6일 진행될 업데이트 내용이 담겼다. 이외에도 제작 소요 시간을 단축시키고 추천 서버 보상을 상향하는 등 이용자 피드백을 받아 편의성을 높이고 혜택을 강화했다. 지난달 26일엔 유명 외식사업가 백종원을 모델로 한 홍보 영상을 공개했고, 이번달 'V4' PC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리니지2M, V4, 달빛조각사 |
◇상위권 도약 나선 리니지의 아버지='리니지2M', 'V4'와 더불어 하반기 기대작 '빅3'로 꼽혔던 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는 상위권 도약을 위해 절치부심이다. 이 작품은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만들었다. 달빛조각사는 출시 초 차별화된 그래픽과 콘텐츠로 게이머들의 시선을 끌었다. 10월 10일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각각 매출 1위, 3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리니지2M', 'V4'를 비롯해 라이즈오브킹덤즈, 기적의 검 등 중국 게임들에 밀리며 상위권을 벗어났다.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는 10위권 밖.
이에 '달빛조각사'는 첫 대규모 업데이트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지난 3일 ‘Book 2.0 브렌트 왕국’을 전격 업데이트했다. ‘Book 2.0 브렌트 왕국’은 '달빛조각사' 출시 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업데이트다. 총 9종의 신규 지역 추가, 거래소 시스템 전면 개편, 자동 전투 세미 오토 기능 추가 등 편의 기능 개선, NPC와 교류할 수 있는 호감도 시스템 등을 추가했다. 또 수중 던전(호수의 심장), 북부 하수도 등 혼돈의 입구 2종을 업데이트하고 500여 개의 신규 퀘스트를 추가했으며, 신규 던전 용 특별 장비와 신규 조각상, 그리고 요일 던전 난이도 단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였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두달전만 해도 '리니지2M', 'V4', '달빛조각사'의 박빙 승부가 예상됐지만 지금은 다소 싱거워졌다"라며 "'리니지2M'과 '리니지M'의 장기 집권을 막기 위해 경쟁사들이 연말 총력전에 돌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진욱 기자 showgu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