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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고소' 먹힐까…'다크웹 음란물' 손정우 내일부터 美송환심사

머니투데이

한국 경찰청 등 38개국 공조수사결과 발표 이후 아동 음란물 사이트에 적용된 차단 화면./자료=경찰청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에 대한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할 법원의 첫 심문기일이 내일 열린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0부(수석부장판사 강영수)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 사건의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심문기일은 공개로 진행되며 손씨는 직접 법정에 출석해 의견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범죄인 인도법상 법원은 2개월 내에 송환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법무부, '자금세탁' 혐의만 인도하기로…"이중처벌 불가"

미국 연방법무부는 지난해 4월부터 손씨의 출소에 맞춰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른 송환을 요구해 왔다. 자국에 웰컴투비디오의 피해자가 있어 미국 법에 따라 손씨를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법무부는 이미 지난해 10월 손씨를 아동음란물 광고, 아동음란물 수입, 아동음란물 배포 등 9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법무부는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간의 범죄인인도조약' 및 '범죄인 인도법'에 따라 미국 인도요청을 검토해왔다. 그 결과 대상범죄 중 국내법률에 의하여 처벌가능하면서 국내 법원의 유죄판결과 중복되지 않는 '국제자금세탁' 부분에 대해서만 범죄인인도절차를 진행하기로 결론냈다. 법무부는 지난달 16일 서울고검에 인도심사청구명령을 내렸다.


법조계는 손씨가 미국에 송환될 경우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미국은 범죄수익과 관련해 달러 계좌만 이용해도 국제자금세탁으로 판단해 형사처벌하는 추세다. 미국 자금세탁방지법에 따르면 유죄가 인정될 경우 자금세탁 규모가 50만 달러 이상이면 최대 징역 20년, 50만 달러 미만이면 최대 징역 10년을 선고받게 된다. 손씨가 다크웹에서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하며 거둬들인 수익은 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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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미국행 막아라'…부친의 손정우 고소, 효과있을까

손씨의 부친은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자신의 아들을 고소했다. 손씨의 친부는 고소장에 아들이 자신의 개인정보로 가상화폐 계좌를 개설하고 여기에 범죄수익을 은닉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진다. 또 할머니의 병원비를 범죄수익으로 지급해 명예를 훼손시켰다고도 적시했다고 한다. 부친의 고소장 접수는 손씨가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처벌을 받도록 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조계는 부친의 고소장 접수가 손씨의 미국행을 막기는 어렵다고 본다. 검찰수사가 인도심사 기간인 2개월 내에 마무리되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검찰이 해당 사건을 각하 처분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특정 의도가 짙은' 사건을 각하하기도 하는데, 시점 등을 고려했을 때 손씨 부친의 고소장 접수가 '미국송환을 막기 위한 것'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씨의 부친은 최근 범죄인 인도 심사를 맡은 재판부에 A4용지 3장 분량의 탄원서도 제출하기도 했다. 그는 탄원서에 "식생활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성범죄인을 마구 다루는 교도소 생활을 하게 되는 미국으로 송환이 된다면 본인이나 가족에게 너무나 가혹하다"며 "자금 세탁과 소지죄만 적용해도 50년, 한국에서의 재판은 별개의 재판이라고 하면서 몇개의 기소만 소급해도 100년 이상인데 어떻게 사지에 보낼 수 있겠느냐"고 적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손씨 부친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이 '다크웹 운영자 손정우 자국민을 미국으로 보내지 말고 여죄를 한국에서 받게 해달라'는 청원을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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