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들도 절레절레 '유영철 감방생활' 어떻길래
["난 어차피 사형"이라며 교도소에서 소란·난동…이수정 교수 "교도관들 재량권 필요"]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법 위의 교도소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단 목격담이 나왔다. 자해하는 등 소란과 난동을 피우지만, 교도관들이 어쩌지 못하고 쩔쩔 맨다는 것. 이들을 법대로 집행하고 관리하기 위해선 현행 교정행정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난 어차피 사형이야"…유영철 수감 동기들 증언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유영철은 한국 역대 살인범 중 최악의 연쇄살인범으로 꼽힌다. 부유층 노인, 출장 마사지 여성 등 모두 20명을 살해했다. 이후 2005년 사형이 확정돼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하지만 유영철의 수감 생활이 법 위에 있단 증언이 나왔다. 2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에선 이와 관련한 유영철 교도소 수감 동기들의 증언이 나왔다.
유영철, 이춘재 수감 동기인 윤모씨는 "유영철이 특혜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무조건 힘든 것은 열외이고, 부식 같은 것, 닭다리 오면 제일 큰 것 맛있는 부분(을 먹는다)"고 증언했다. 유영철이 교도관한테 서류 달라고 해서 서류를 주니까, 팔을 당겨서 팔을 부러트렸단 목격담도 전했다.
유영철 수감 동기 권모씨는 "(유영철이) 밤 10시, 11시에 문을 막 때리면서 '야 나 누군지 몰라? 나야 나 싸이코야', '문 열어, 너 하나 죽여도 나는 어차피 사형이야'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야 라면 하나 끓여와봐'하면 방에 교도관이 무서워서 못 들어간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교도소 관계자는 "난동 행위를 해서 제지를 하려고 하면 '사이코 패스가 어떤 놈인지 보여주마'하고 자해한다"며 "직원이 들어오면 물려고 그러고 침 뱉으려 그런다. 수형자라는 법적 지위와 신분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 위에 산다"고 했다.
전문가 "현행 교정행정 체계 문제, 교도관들 머리꼭대기 위에 있어"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에서 유장익 전 교도관이 수용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스1 |
유영철의 이 같은 수감 생활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는 "굉장히 변함 없이 전략적으로 상대방을 통제하고자 하는 삶이 이어져 왔단 걸 많이 느꼈다"며 "자기가 변화되었다는 걸 보여주면서, 교도관들에겐 그야말로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아주 양면적인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유영철을 보면서 정말 희망이 없구나, 달라진 게 하나도 없구나 느꼈다"며 "여전히 본인이 주도권을 잡고 싶어하는 특성이 15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문제들이 발생하는 데에는 현행 교정행정 체계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재소자들이 교도관의 머리꼭대기에 앉아 있다"며 "이런 사람들을 원칙대로 법대로 집행하고 관리를 하려면 결국 교도관들의 재량권이 사실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협을 하면, 결국 교도관이 징계 받는 결과를 초래하게 체계를 만들어 놓은 게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유영철은 '아, 이 사람들이 사고를 두려워하는구나. 내가 소리를 지르면 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구나'라며 교정 습성을 일찍 파악했다"며 "그때부터는 이들이 강자가 되고 교정공무원들이 약자가 되어버린다"고 비판했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