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약자용 웨어러블 로봇 개발…임상시험 진행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주도 개발…정부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가이드라인'도 자문]
201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로봇올림픽 사이배슬론(CYBATHLON)/사진제공=사이배슬론 |
삼성전자가 노약자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미 웨어러블 로봇의 임상시험까지 진행하는 등 선행 연구·개발(R&D) 단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종기원)은 최근 서울의 한 주요 대학병원에서 노인용 하지(골반 포함)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 웨어러블 로봇은 하지보조를 통한 노인 보행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종기원은 최근 로봇학회나 대학병원에 노약자용 웨어러블 로봇을 집중 소개해왔다"며 "고령화 사회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로봇 사업 등 차세대 포트폴리오 전반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로봇을) 현재 개발하고 있다"며 "무엇에 필요한 로봇인지 목적이 명확해지면 사업이 빨리 활성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종기원은 현재 관련 랩(Lab)을 꾸리고 '초고령화 시대'(2025년 이후 국내 전체 인구 20% 이상 65세)를 대비한 각종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지난해 11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세울 당시 종기원이 자문한 것에 비춰봤을 때 삼성전자가 이미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웨어러블 로봇은 상·하지와 체간(목 포함) 등 적용부위와 인지·감각 능력이 착용자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표준화가 불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에스지(SG) 로보틱스를 필두로 LG전자가 하지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였지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노약자 웨어러블 로봇을 언제 처음 공개하고 상용화 여부를 밝힐지 업계는 주목한다. 일각에서는 스위스 국립로봇역량연구센터가 2020년 5월 개최 예정인 사이배슬론(Cybathlon· 신체가 불편한 이들이 보조 로봇을 이용해 역량을 겨루는 대회)을 점치기도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종기원은 다양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며 "임상시험 여부 등 현재 개발 중인 사항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