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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로 재미 본 호텔가, 올 겨울 디저트에 공 들이는 이유

[주요 특급호텔 고강도 거리두기로 하락한 식음매출, 딸기 애프터눈티·크리스마스 케이크로 만회 노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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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서울이 연말부터 비건 뷰티 브랜드 샹테카이와 협업한 딸기 뷔페 및 애프터눈티 세트 판매를 진행한다. /사진=롯데호텔

코로나19(COVID-19)로 침체된 호텔업계가 딸기 디저트로 식음 부문 활로를 찾는다. 코로나 여파로 '홈파티'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집에서 즐기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앞다퉈 선보이기 시작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 호텔업계가 최근 일제히 딸기 애프터눈티 디저트 판매에 돌입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지난 1일부터 딸기를 활용한 '윈터 베리' 애프터눈 티 세트를 판매 중이다. 예년보다 겨울 추위가 덜한 상황에서도 지난해보다 한 달 앞당겨 관련 디저트를 내놨다. 타르트부터 롤 케이크, 아이스크림 등 딸기를 콘셉트로 한 다양한 디저트에 TWG 얼그레이 티를 곁들였다.


롯데호텔서울은 럭셔리 비건 뷰티 브랜드 샹테카이와 협업해 나성주 제과장 등 호텔 대표 파티시에들이 딸기를 주제로 만든 디저트로 꾸민 딸기 뷔페와 애프터눈티 세트 판매 준비에 들어갔다. 이 밖에 JW 메리어트 동대문·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르 메르디앙 서울 등 주요 특급호텔들은 일찌감치 딸기로 만든 디저트 애프터눈티 세트 판매에 돌입했다.

거리두기로 뚝 끊긴 식음매출, 디저트가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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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 메리어트 동대문 서울 스퀘어가 '살롱 드 딸기 위드 바비'를 선보인다. /사진=JW 메리어트 동대문

최근 수 년 간 호캉스(호텔+바캉스) 트렌드로 호텔 문턱이 낮아지고 2030 MZ(밀레니얼+제트)세대가 호텔을 즐겨 찾기 시작하며 딸기와 애프터눈티 세트가 연말 대표 디저트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각 호텔들이 평소보다 관련 프로모션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업황 속에서 겨울 디저트가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2~1월이 호텔 연회·식음 수요가 최고조로 올라 평일·주말마다 호텔을 찾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시기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겨울철 코로나 확산으로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며 호텔 뷔페·레스토랑 좌석 수를 기존 대비 60~70% 수준으로 줄여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최근 저녁 9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면서 롯데·신라호텔은 2부제를 없애고 1부만 운영한다. 사실상 식음 관련 매출액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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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딸기 애프터눈티 프로모션. /사진=노보텔 동대문

이 같은 상황에서 딸기 디저트로 만든 애프터눈티 세트는 뚝 끊길 위기에 처한 호텔 식음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활로다. 이달 들어 거리두기 강화로 카페 이용이 어려워졌지만 애프터눈티를 시키면 호텔 라운지에서도 취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경우 리뉴얼 오픈한지 열흘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로비 라운지가 애프터눈티와 커피를 즐기는 고객으로 평일 낮에도 상당히 붐비는 모습이다.


딸기 뷔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통상 딸기 뷔페는 낮 시간대에 1·2부로 나눠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통상 호텔 뷔페가 가장 바쁜 저녁 시간대에 비해 낮 시간대는 비교적 한산하지만 딸기 뷔페 프로모션을 시작하면 낮 시간대도 예약이 몰리기 때문이다. 저녁 뷔페가 거리두기로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호텔로 고객을 끌어모으는 데 기여를 한다는 평가다.

"발길 몰린다" 빙수로 검증된 디저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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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애플망고빙수. /사진=호텔신라

특히 각 호텔들은 코로나 지역감염이 한창 유행했던 지난 여름에 디저트 효과를 확인했단 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한다. 여름철 대표 매출효자로 자리매김한 호텔빙수가 올해도 히트를 쳤기 때문이다. 호텔빙수 원조인 서울신라호텔은 지난 7~8월 평일 낮에도 대기줄이 늘어설 정도로 빙수를 맛보려는 방문객으로 붐볐다. 코로나 확산 우려로 주말은 판매하지 않았는데도 7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비단 신라호텔 뿐 아니라 롯데호텔 서울과 그랜드하얏트 여름 기간 빙수 매출도 20% 가량 신장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5월13일부터 8월24일까지 빙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6% 상승하기도 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객실이 텅 비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도 디저트가 어느정도 매출을 만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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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가 이달 들어 크리스마스와 연말 홈파티를 겨냥한 기념 케이크 판매에 들어갔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신라호텔, 안다즈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파라다이스호텔이 출시한 케이크의 모습. /사진= 각 호텔

호텔 디저트가 3~10만원대로 상당히 고가지만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트렌드와 맞물려 비용이 아깝지 않다는 이용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애프터눈티 등 호텔 디저트가 보는 재미까지 있는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하단 점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즐기는 젊은 여성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이른바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해소하는 탈출구가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특급호텔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겨냥한 케이크도 선보이기 시작했다. 플라자호텔 관계자는 "올해는 언택트(Untact·비대면) 트렌드로 코로나로 홈파티 수요가 늘면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도 상당히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화려한 맛과 비주얼을 자랑하는 호텔 케이크를 드라이브스루(Drive Thru·DT)로 픽업하는 방식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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