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서 훔친 아이폰에 "추적 중" 경고문, 어떻게 가능할까
애플이 최근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인종차별 규탄 시위 도중 약탈된 아이폰을 되찾기 위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애플이 도난당한 아이폰을 적극적으로 비활성화하고 있다. 일부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상점 약탈로 이어지면서 미국 뉴욕, 필라델피아 등 애플 스토어들이 폭도들에게 약탈 당하는 사태가 속출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폰을 훔친 것으로 보이는 한 트위터 이용자가 "경고 메시지가 뜬다"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도난' 아이폰 경고, 어떻게 가능할까?
애플의 킬 스위치인 활성화 잠금 상태 화면 |
"이 기기는 사용 중지되었으며 추적 중입니다. 지방 정부에 통보될 것입니다."
도난 아이폰에 나타난 경고 메시지다. 애플은 어떻게 해당 아이폰이 도난된 폰인 것을 알았을까. 이는 애플에서 사용하는 보안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아이폰은 수년 전부터 매장 내 도난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났고, 애플은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보안 장치를 갖췄다. 특히 애플스토어에서 제품을 몰래 가져갔을 때 기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보안 소프트웨어를 운영한다.
이 소프트웨어는 매장 와이파이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기기를 비활성화시킨다. 이른바 ‘킬 스위치’인 셈이다. 킬 스위치는 단말기 제조단계에서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분실·도난 시 원격 제어 또는 사용자 설정을 통해 타인이 아예 쓸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기능이다.
애플이 매장 전시 제품에 적용한 킬 스위치 소프트웨어에는 '지오펜싱' 기술까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오펜싱은 ‘지리적(Geographic)’과 ‘울타리(Fencing)’의 합성어다. 특정 대상이 범위 안에 있느냐 없느냐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GPS(지피에스)가 위치를 점으로 표시한다면, 지오펜싱은 위치를 공간으로 구현한다. 아이폰이 송수신하는 무선 신호 강도를 측정해 위치를 알아내고, 이를 통해 매장 안과 밖 위치를 구분한다. 이 기술은 아이폰뿐만 아니라 매장 내 전시된 아이패드, 맥북 등 다른 제품에도 탑재되고 있다.
삼성, LG폰도 도난당하면 찾을 수 있을까…대부분 스마트폰 킬 스위치 기본 탑재 중
매장에 전시된 제품이 아닌 일반 판매 제품도 도난을 당했을 경우, 기능을 비활성화하거나 위치를 찾을 수 있다. 킬 스위치 소프트웨어가 탑재됐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이를 통해 개인의 도난·분실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애플은 2013년 'iOS7'(아이폰운영체제)을 발표하면서 이를 처음 탑재했다. 활성화 잠금으로 불리는 이 기능은 타인이 폰을 강제로 초기화해도 사용할 수 없도록 한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도 2014년부터 킬 스위치를 기본 탑재하고 있다. 당시 스마트폰 분실·도난 및 해외 밀반출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개발됐다.
킬 스위치는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임의로 삭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 LG전자는 G3 모델부터 킬스위치를 적용하고 있다.
킬 스위치는 기능은 스마트폰 제조사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제조사 별 지원 페이지에 접속해 로그인하면 등록된 기기가 나타나고, 여기서 바로 기기 잠금, 데이터 삭제, 위치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킬 스위치는 스마트폰 도난 사건을 줄이는데 실제 어느 정도 효과를 냈다. 특히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2015년 효과가 두드러졌다. 2015년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런던에서는 킬 스위치 도입 이후 아이폰의 도난율이 절반으로 줄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40%, 뉴욕은 25%가 줄어들었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