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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머니투데이

돈만 잘벌면 된다? SK, 삼성, LG가 요즘 신경쓰는 '이것'

MT리포트

[착한 기업에 성장을 더하다](종합)

①오너 갑질에 경영권 박탈까지…SK 사회적가치 실현 앞장, 삼성·현대차·LG도 가세

②SK, 계열사 평가 50%를 사회적 가치로…'사회가치=경제가치' 구현될까

③진화하는 사회공헌…단순봉사에서 벗어나 가치 재창출에 집중

④사회적 가치 실현 통한 지속성장 실험…네슬레, 콜롬비아에 '커피협력공동체'

⑤사회책임투자 연초 이후 수익률 9.1%로 주식형 펀드에 앞서

⑥사회적 가치 측정 시도 '봇물'

 

[편집자주] 돈 잘 벌어 세금내고 일자리 유지하면 착한 기업으로 대접받던 시대는 끝났다. 적극적인 사회 문제 해결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이를 유·무형의 기업 수익으로 연결해 경제적 부가 가치까지 실현해내는 게 기업의 시대적 소명이 됐다. 머니투데이가 미래 성장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회가치 창출 사례를 살펴봤다.

선택 아닌 필수…재계, 사회가치에서 저성장 해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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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2004년부터 '희망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주 고객층이 여성이란 점에 초점을 맞춰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 가장(한부모 여성)에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최대 4000만원을 연 1% 금리로 빌려준다. 상환기간은 8년, 이자는 또 다른 여성 가장의 창업지원금으로 적립된다.


지난해까지 문을 연 희망가게는 366곳.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244만원이고 대출금 상환율은 83%에 달했다. 소상공인 평균소득(194만원·2017년 기준)보다 높아 여성 가장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희망가게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잠재고객(여성) 구매력을 높여 경제적 가치까지 챙기는 효과를 누렸다.


최근 이처럼 사회 문제 해결과 재무성과를 동시에 달성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20대 기업은 2017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998조200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 2016년(899조8000억원) 보다 10.9% 증가했다. 경제적 가치는 기업이 경영활동을 통해 창출한 사회·환경적 가치 등 다양한 가치 중 재무적 성과로 측정되는 가치를 말한다.


실제로 '착한 기업' 이미지는 지속가능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갑질 논란과 오너 리스크 노출로 대기업 총수의 경영권 박탈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일부 기업은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번져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한 번 떨어진 고객 신뢰를 다시 끌어올리는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든다"며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경영의 일부로 편입하고 힘을 쏟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영전략 컨설팅 업체인 BCG(보스턴컨설팅그룹)의 한스 파울 뷔르크너 회장은 "사회경제 약자 배려·환경보호 등 ‘착한 경영’으로 사회적 영향(Total Societal Impact) 점수가 상위 10%에 속한 기업은 중간 그룹(50%)에 비해 기업가치와 마진율이 높다"고 밝혔다.


재계 전반에 사회적 가치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2018 주요 기업의 사회적 가치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1곳당 평균 사회공헌 지출은 2013년부터 4년간 감소하다가 2017년 137억5900만원으로 반등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사회가치 창출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SK그룹이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경제적 가치는 선택이 아니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필수요건"이라며 "사회적 가치 창출은 영리기업의 존재 이유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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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제품과 서비스에 사회적 가치를 더하지 않고는 생존이 어려운 시대"라며 "계열사 및 CEO(최고경영자)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비중을 50%로 확대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2017년 1~3분기에 창출한 사회적 가치 금액이 5조1521억원에 이른다는 시범 측정 결과를 내놨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거둔 재무성과(당기순이익) 7조4220억원의 69% 수준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 측정의 대표적인 성과 지표로 온실가스 감축량 등 환경 개선 정도, 협력사 금융·기술·교육 지원 등 동반성장 활동, 사회적 기업 생산 제품의 구매 등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현대차, LG, 포스코 등도 기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사회적 가치 창출로 연결시키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기업 입장에서 사회적 가치는 기업 경영의 정당성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며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으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전체가 공유가치창출(CSV) 지향을 내재화할 경우 대기업이 혁신적인 기업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지속경영기업으로서 위치를 굳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0조 기업 성과평가를 사회적가치로…가보지 않은 길 가는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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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이 주도하는 SK의 사회적 가치 경영이 눈길을 끄는 건 솔직함 때문이다.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거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겠다'는 식의 뻔한 레토릭(수사)은 없다. 최 회장 본인부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경제적 가치(돈)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정곡을 찌른다.


경험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다. SK그룹은 행복나눔재단 등을 통해 지난 10년간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SK는 본격적인 사회적 가치의 기업 경영 실험을 시작하고 있다. 기업의 미래 성패를 건 의미 있는 도전이다.


최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사회의 변화를 기다리기 전에 먼저 움직이고 있다. 올해 그룹의 핵심성과지표(KPI)에서 사회적 가치 평가 비중을 50%까지 늘리기로 했다. 매출 100조원 규모 대기업이 기업과 CEO(최고경영자) 성과평가의 절반을 사회적 가치에 둔다는 거다. 그야말로 이전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다.


최 회장은 2015년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도입하는 시험을 단행했다. 투자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뒤 그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SPC를 4년간 190여개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했는데 지원금(150억원)보다 많은 성과를 올렸다"고 소개했다.


이에 힘입어 상반기 중 SK그룹은 계열사들의 사회적 가치 평가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지난해 출범시킨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을 통해 평가를 진행 중이다. 평가 기준과 방법도 공유했다. 기존 재무성과에 더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더블바텀라인'(DBL) 도입이 대표적이다.


협력 범위는 그룹을 뛰어넘는다. 공유인프라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우수 사례로 꼽히는 홈픽은 SK 주유소 3600개와 GS 주유소 2500개, 우체국 3500개소 등 총 9600개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C2C(소비자간 거래) 시스템이다. 물류 스타트업 '줌마'가 중심이다. 이를 통해 배송서비스망을 구축하고 일자리 및 사회적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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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의 제품을 구매해 관계사나 일반기업에 판매하는 역할을 하는 행복나래도 대표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 사례다. 사회적 기업을 위한 별도 스토어 '36.5'를 운영하는 한편 홈쇼핑 진출도 지원한다. 상품화와 브랜딩을 돕는 것은 물론이다. 연간 300억원 규모로 사회적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관계사와 연계해주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사회공헌 네트워크 플랫폼 행복얼라이언스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현재 5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기업은 물론 정부기관, 학교 등이 보유한 자원을 공유하는 게 기본 전략이다.


다음 달 28일에는 최 회장의 제안으로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소셜 밸류 커넥트(SOVAC: Social Value Connect) 2019' 행사가 열린다. 사회적 가치 생태계를 확대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번 행사에는 SK를 비롯한 100개 이상의 사회적 기업과 공기업, 학계가 참여한다.


SK의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미 사회 전반에 변화의 에너지는 미치고 있다. 지난 연말 '공공기관-SK사회적가치협의회'가 출범했다. 공공기관들이 SK를 본따 KPI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월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관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연탄 날라주고 생색내던 시대 끝났다" 사회가치 전도사 된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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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을 동원해 연탄 날라주고 김장 담궈주면 생색낼 수 있었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기업의 사회공헌 양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남는 돈으로 하는 보여주기식, 퍼주기식 지원으론 사회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없다. 경쟁력 없는 사업으로 그저 '착한 기업'이라는 점만 내세워선 살아남을 수 없는 현실도 사회공헌 외형 변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핵심은 단순봉사가 아닌 가치 재창출이다. 이를테면 청소년 일자리교육이나 벤처 스타트업 발굴 같은 활동이 사회공헌 사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업마다 전공을 살려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그 성과로 기업도 성장할 수 있는 양분으로 돌아오는 식이다. 기업과 업계, 사회가 윈윈하는 사회공헌의 진화다.


삼성은 교육, 좀더 구체화하면 노하우 전수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2년까지 5000억원을 들여 청년 소프트웨어 인재 1만 명을 키우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지난해 시작했다. 2500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전환을 지원하는 '스마트 팩토리 4.0' 사업도 진행 중이다.


모두 삼성의 노하우를 전수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삼성의 인재가 또 다른 인재를 키워내는 선순환의 수레바퀴를 직접 돌리기 시작한 셈이다.


삼성 고위 임원은 "우리가 가진 기술과 인력을 우리만 활용하고 말 게 아니라 좋은 곳에 쓰고 싶은 갈증이 있었다"며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추가되는 인력풀이나 협력업체의 수준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으로 내놓은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 역시 이런 연장선 위에 있다. 삼성전자는 새 테마를 바탕으로 기존의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계열사별로 인사팀장을 사회공헌조직 총책임자로 선임하는 파격 인사도 올 초 단행했다. 퇴임을 앞둔 임원을 수장으로 앉히던 관행에서 벗어나 인사권에 가장 가까운 실세를 통해 사회공헌활동에 제대로 힘을 실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박용기 인사팀장(부사장), 삼성물산 이철웅 인사팀장(전무), 삼성생명 김용관 인사팀장(전무)이 사회공헌단장을 겸임한다.


현대차그룹은 자립형 사회공헌기금 운영에 팔을 걷어붙였다. 국내 최대 규모 사회적기업 육성프로그램으로 자부하는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을 통해 2022년까지 사회적 기업을 150개 육성하고 1250명의 청년 신규고용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와 손잡고 2022년까지 매년 5060세대 200명을 선발해 신중년 일자리를 만드는 '굿잡 5060'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지난해 1기 교육생 89명이 수료해 35%가 취업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 출범식을 열었다. 경영컨설팅, 투자는 물론 기술·서비스 개발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축사대로 "핀테크의 혁신적 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 금융회사의 높은 고객신뢰와 안정적 시스템이 시너지를 내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시장의 사회공헌 경영에 비하면 국내 상황은 아직 질적인 면에서 갈 길이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최근 눈에 띄는 변화는 분명 새로운 가능성을 내다보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지속가능전략실장은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실제 사업과 연계해 내부화하면서 이전보다 전문화하는 추세"라며 "단순한 봉사 차원을 넘어 분야도 환경, 인권, 노동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플라스틱, 치즈 포장재로 '재탄생'…바스프가 선보인 사회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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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폐기물 문제에 대한 해답은 기업의 책임감 있는 플라스틱 사용뿐이다."


글로벌 종합화학회사인 바스프 이사회 의장이자 최고기술경영자(CTO)인 마틴 브루더뮐러는 올해 초 폐플라스틱 재사용 운동인 '켐사이클링'(ChemCycling)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이렇게 강조하고 첫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혼합·오염된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보통 소각되거나 매립지로 향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점에 주목한 바스프는 폐플라스틱에서 원료를 추출해 다른 화학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열화학적 공정인 켐사이클링을 고안해냈다.


폐플라스틱이 모짜렐라 치즈 포장재와 같은 높은 위생기준이 필요한 제품으로 재탄생할 정도로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것을 바스프가 발굴한 셈이다. 바스프는 10개사와 함께 켐사이클링을 적용한 냉장고 부품과 단열재 등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한 지속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 용품 브랜드 P&G와 펩시코, 유니레버 등 25개 기업은 지난 1월 '루프'(Loop)프로젝트를 위해 미국 재활용업체 테라사이클과 손잡았다. 이 사업은 플라스틱 등 일회용 용기를 줄이기 위해 유리병과 스테인리스에 내용물을 다시 채워 판매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해외 기업이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비슷한 사업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무엇보다 이 같은 실험은 해당 업체에 막대한 수익 모델이 아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매년 새로운 시도를 되풀이하는 배경은 사회적 가치에서 회사의 지속성장 여부를 찾기 위해서다. 펩시콜라로 유명한 펩시코의 사이먼 로던 사장은 "루프 사업으로 일이 복잡해지는 것은 맞다"며 "이 같은 시도로 우리는 재활용 가능 모델의 잠재력과 우리의 역량을 시험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식품기업 네슬레는 오랜 내전을 겪은 콜롬비아에 '커피협력공동체'를 세웠다. 현지 커피 농가 수익을 늘려 안정적으로 커피를 공급받기 위한 조치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올 초 투자기업 CEO(최고경영자)에게 보낸 서한을 보면 사회적 가치를 바라보는 자본의 달라진 시각을 가늠할 수 있다.


래리핑크 블랙록 CEO는 "양극화와 환경 등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기업이 보다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사회적 목적이 분명한 기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높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가치' 뜨니…'사회책임투자' 펀드도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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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업계도 사회적 가치창출을 중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높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가 높다는 판단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상품 운용 전략을 바꾸거나 새로운 상품을 출시해 관련 수요 잡기에 나섰다.


21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사회책임투자(SRI)펀드 29개의 연초 이후 이달 초까지 평균 수익률은 9.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8.4%)을 웃도는 성과다.


'삼성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가 연초 이후 18.2% 수익률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고 '키움퓨처에너지1펀드'가 15.9%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삼성글로벌Water'펀드,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펀드', 'ABL글로벌에코테크펀드',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펀드'가 각각 12~14%대 수익률를 기록했다.


사회책임투자펀드는 기업의 재무적 측면뿐 아니라 비재무적 측면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ESG를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투자 대상 기업은 대체로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윤리경영을 실천하며 환경보호 및 관리 시스템을 갖춘 곳이 많다. 또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 직장 내 인권 등을 중시하며 기부와 지역사회 활동으로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적극적인 특징을 갖는다.


선진국에서는 사회책임투자가 보편화됐다. 세계적으로 ESG를 포함한 사회책임투자펀드 설정액이 약 1200조원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유럽과 미국이 70%를 차지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약 4000억원 규모로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올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 본격 시행 등을 기점으로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향성장성이 밝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멀티전략본부 팀장은 "사회책임투자에 자본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미세먼지, 여성리더십, 스튜어드십 코드 등 사회 이슈가 부각되고, 이른바 '착한 기업의 성장'이라는 시대적 흐름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책임투자가 유럽,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검증된 투자로 자리 잡은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시장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과 없이 개선 없다"…사회적 가치 측정,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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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가치 측정과 창출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두 가지에 집중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와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받는 SK (266,500원 상승1000 -0.4%)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말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식에서 한 말이다. '사회적 가치'를 그룹 경영 전반에 내세우고 다양한 실험을 벌여온 최 회장이 '측정'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하고 나서는 것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들의 선의에만 의존해서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이 어렵다는 인식이 기업 내에 확산되고 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적 성과를 키워나가기 위해 회계시스템을 도입하듯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서도 실증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 결과에 따라 합당한 인센티브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관련, 사회 곳곳에서 '무형의 가치'라 여겨져온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1999년 미국 다우존스와 스위스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샘(SAM)이 공동개발한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가 대표적이다. 기업으로부터 직접 자료와 답변서를 받아 재무성과뿐 아니라 환경, 사회 측면에서 객관적 성과를 측정해 산업 내 비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기업을 선정한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상위 2500개 기업을 평가해 상위 10%를 편입시키는 글로벌 지수인 DJSI World 외에도 아시아퍼시픽 지역의 상위 600대 기업을 평가해 상위 20%를 편입시키는 DJSI Asia Pacific, 국내 상위 200대 기업을 평가해 상위 30%를 편입시키는 DJSI Korea 등 다양하다.


DJSI Korea는 한국생산성본부가 참여해 2008년 개발한 세계 최초 국가단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다. 기업지배구조, 리스크 및 위기대응, 기후변화전략, 협력사 표준, 사회적 책임활동 등 100여 개 세부항목을 평가한다.


실제 수익률 측면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DJSI가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기업의 EGS(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를 고려해 투자하는 풍토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삼정 KPMG는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가치로 산정하는 'KPMG 가치측정방법론(KPMG True Value)'를 개발해 기업이 사회적 가치 성과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볼보, 삼성전자 (45,300원 상승300 -0.7%) 등 국내외 기업이 KPMG와 협업해 자사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시도도 있다. SK그룹은 '더블 보텀 라인(DBL)'이라는 자체 지표를 개발해 각 계열사 성과 측정에 도입하고 있다. 재무제표에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수치화·계량화해 회계에 포함하는 시스템이다. DBL은 사회적 가치 또한 경제적 가치 못지않게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SK그룹의 의지를 반영한다.


사회적 가치 구현을 위한 사회적 가치의 계량화는 사회 전 분야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SK사회공헌위원회, 자본시장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화폐가치처럼 계량화할 수 있는 사회성과 측정체계 및 지표를 만들기로 했다. 한국생산성본부도 SK그룹 등 대기업과 사회적 가치창출 지수 개발에 착수했다.


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우경희 기자 cheerup@, 심재현 기자 urme@mt.co.kr,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신아름 기자 peut@,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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