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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소송에 "적반하장"…경실련 참전한 이유

머니투데이

(티타임즈BTS) 넷플릭스 / 사진제공=Flickr

국내외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대한 차별적 망 이용 대가가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당국에 통신 3사를 신고했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넷플릭스 공짜망' 논란에 참전했다.


넷플릭스가 실질적인 시장지배력으로 다른 해외 CP들과 함께 국내 인터넷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만큼 당사자로서 정부의 재정(중재) 절차에 성실히 응하고, 국내 CP들처럼 정당한 망 이용 대가를 내야 한다는 게 경실련의 입장이다.

"넷플릭스 '재정 당사자 자격' 부인 부적법" 성명

경실련은 23일 성명에서 "넷플릭스가 '재정 당사자 적격성'을 부정하면서 최근까지도 SK브로드밴드(SKB)와 합의를 사실상 거부해 오다가 상황이 점점 불리해지자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법원에 제기했다"며 "SKB의 재정신청(망사용료 중재)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글로벌 CP들이 부가통신사업자로서 국내 인터넷 시장의 통신사업자 망을 독과점하는 등 실질적인 시장지배력을 행사해왔다는 점에서 넷플릭스가 '재정 당사자 적격성'을 부정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부적법하다"고 지적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자국법으로 보나, 국내법으로 보나 넷플릭스는 실질적인 양국의 부가통신사업자로서 당사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이용자는 2018년 40만명 수준에서 최근 200만명을 넘겼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 증가로 넷플릭스의 전세계 유료 가입자수는 지난 1분기에만 1577만명 늘어 1억8300만명에 달한다.

"시장지배력으로 국내 트래픽 초과 사용" 비판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 13일 SKB에 망 이용 대가를 낼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 달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SKB가 방송통신위원회에 망 이용 대가 재정을 신청해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소송이란 초강수를 둔 셈이다. 통신업계에선 넷플릭스가 한국 정부의 중재에 따른 불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소송을 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분쟁 당사자 중 한 쪽이라도 소송을 내면 정부 중재 절차는 중단된다.


경실련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들은 국내 ISP들이 제공했던 트래픽 사용량의 한계를 과도하게 초과 사용하면서 국내 인터넷 망의 용량, 품질, 이용 등에 관한 결정 과정에서 시장지배력을 형성했다"고 했다. 아울러 망 접속료를 제대로 정산하지 않고 무상으로 트래픽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망 이용계약 과정에서 시장지배력 우위를 바탕으로 암묵적인 불공정 계약조건을 강요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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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2 / 사진제공=넷플릭스

"글로벌 CP와 캐시서버 계약 비판" 공정위 신고

경실련의 넷플릭스 비판 성명은 지난해 4월 국내 통신사들이 국내외 CP에 차별적인 망 이용 대가를 부과해 국내 CP를 차별하고 있다며 낸 공정위 신고의 연장선이다. 경실련은 당시 통신 3사가 망 이용대가를 동일한 기준으로 부과해야 함에도 글로벌 CP에만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캐시서버를 무상 제공한다고 비판했다.


넷플릭스는 SKB의 망 이용료 분담 요구에 캐시서버를 무상 제공해 트래픽 사용량을 줄이는 오픈 커넥트(Open Connect Appliances, OCA) 방식으로 해결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내에선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 딜라이브 등이 캐시서버 방식으로 넷플릭스와 계약 관계를 맺고 있다.

"법원보단 정부 나서야"…SKB, 법률 검토 후 대응

경실련은 규제당국의 적극적인 개입도 촉구했다. 공정위와 방통위가 국내외 사업자들간 불공정거래행위를 선제적으로 규제해 망접속료의 형평성과 생태계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이용자 보호와 피해 예방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공정위와 방통위의 리더십 부재로 인한 행정 공백과 법적 공백을 틈탄 글로벌 CP들의 작태에 정부가 신속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공정위와 방통위가 법원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SKB는 넷플릭스의 민사 소송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 검토를 마친 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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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김주현 기자 n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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