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칠성사이다를 함께 파는 식당이 맛집인 이유
커머스가이가 알려주는 진짜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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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커머스가이 입니다. 오늘은 음식점(주점 포함)에서 파는 술이 아닌 탄산음료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아마도 저를 아는 분들은 제가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겉보기엔 매일 술, 담배를 달고 살 것 같지만, 술자리는 5차까지 가도 콜라, 사이다만 먹고 담배는 단 한 번도 태워본 적이 없습니다. 의외라는 소리를 자주 듣곤 하는데.
어쨌든! 오늘 주제는 맛집과 탄산음료와의 상관관계입니다.
탄산의 양대산맥인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 하지만 이 두 음료를 같이 파는 식당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자 오늘 간 식당, 혹은 지난번 누구와 함께 갔던 식당을 떠올려 보세요. 음식을 먹다가 목구멍을 따갑게 때려주는 탄산이 땡길 때 여러분들은 어떻게 주문하시나요?
여기 탄산 하나 주세요? 아니죠 콜라나 사이다 주세요라고 합니다. 콕 집어 코카콜라 혹은 칠성사이다 주세요! 라고 하는 분도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콜라=코카콜라, 사이다=칠성사이다 이건 전 국민이 다 아는 상식인데 왜 식당에서는 코카콜라 주세요 하면 없다며 펩시를 주고, 칠성사이다 주세요 했는데 스프라이트를 줄까요?
대부분의 음식점들은 앞선 공식과 다르게 만약 콜라가 코카콜라라면 사이다는 스프라이트 또는 킨사이다(요새도 나오나요? 잘 안 보이던데…), 칠성사이다일 경우에 그 옆에는 펩시콜라가 세트로 있습니다. 응??? 코카콜라랑 칠성사이다가 1등이라 하지 않았나? 굳이 1등 옆에 (상대적으로) 쩌리를 붙여놨지? 생각한 적 없으신가요? 물론 먹는 데 집중해서 신경 쓰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TMI
킨 사이다 해외 가서 찾으면 안 됩니다. 칠성사이다 때려잡겠다고 1976년에 한국 전용으로 출시된 어마 무시한 상품입니다. 최근에는 DK, 혹은 스프라이트 킨사이다 라는 이름으로 나옵니더. 근데 매장에는 거의 안 보이죠.
우리가 함께할 수 없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회사가 다릅니다.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는 코카콜라 꺼,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는 롯데칠성 꺼 끝.
매번 글이 길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참 쉽죠? 회사가 다르니 같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회사가 다르다고 같이 안 판다는 것이 말이 됨? 각각 주문할 수도…
실제로 두 제품이 같이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오늘부터 식당을 갈 때 코카콜라+칠성사이다를 함께 파는 식당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보세요. 아마 100군데 가면 한군데 있을까 말까 합니다. 그리고 그 한군데 식당은 유명하거나 지금은 유명하지 않아도 맛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자 이제 인싸이트 들어갑니다.
- 회사가 다르다? 그럼 주문(발주)을 두 번 해야 한다.
- 주문을 두 번 하면 상품을 두 번 받아야 한다.
- 상품을 두 번 받았으면, 정산을 두 번 해야 한다.
- 병으로 받았다면 공병도 각각(요건 팩트 체크가 필요하지만 추정상) 처리해야 한다.
- 거기에 패키지로 구매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할인 혜택도 포기해야 한다.
이전 글 기억하시나요? 이커머스 전쟁의 유력한 우승후보는 롯데라고 했던. 식당에 설치된 음료 냉장고의 옆면이나 전면을 보면 어느 회사에서 설치(임대) 해준 냉장고인지 알 수 있습니다. 네. 그 냉장고를 먼저 코카콜라가 먼저 까냐, 롯데칠성이 먼저 까냐 판가름이 납니다.
코카콜라도 냉장고를 공짜로 주진 않았겠죠? 그리고 이미 그 음식점에 코카콜라 냉장고가 들어앉아 있는 상황이고 당연히 코카콜라+스프라이트 주문이 들어갈 텐데. 롯데칠성 대리점과 직원은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까요?
에헤이 그런 게 어딨나요. 이제부터 전쟁입니다.
자! 냉장고도 더 최신형에 음료들도 할인을 대폭해주고, 프로모션도 걸어주고, 몇 개 사면 몇 개를 더 얹어주면서 라이벌사로부터 데리고 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면 역시나 한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테면 더 큰 혜택이 있는 곳을 선택하던가, 콜라와 사이다 중 점주 선호에 따라 결정을 하게 됩니다.
점주가 나는 그래도 사이다가 더 좋아! 하면 롯데칠성으로, 우리 음식은 콜라가 더 어울리지! 하면 그곳으로.
이렇게 한 군데로 몰아주면, 발주부터 시작해 입고, 정리, 정산까지 깔끔하게 한 번에 끝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품 할인도 받을 수 있습니다. 코카콜라를 1000원에 받아오면 스프라이트는 700원이나 그 아래로 가져올 수 있죠. 당연히 칠성 사이다는 제값을 주더라도 펩시콜라는 아주 싸게 가져올 수 있고요.
그렇지만 매장 내 가격은 똑! 같! 다! 탄산음료 1500원 혹은 2000원(가끔 탄산 가격을 1000원 받는 음식점도 간혹 있지만, 이미 편의점 코카콜라 캔 가격이 1400원…) 이렇게 한 군데로 몰아서 물건을 받게 되면 여러 면에서 이익이 남습니다. 일손은 덜고 이익은 많고 캬~
그런데 할인을 왜 해줄까요? 탄산은 뭐로 구성돼 있죠? 그렇죠 물이 대부분이죠. 네. 그래서 물류비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근데 물류비가 절반이니(개념상) 많이 깎아 줄 수 있겠죠? 두 번 갈 거 한 번만 가면 되니 거기에서 할인 폭이! 자 기억하세요. 물은 대부분이 물류비입니다. (사람의 몸도 물이 70%)
그리고 점유율 측면에서도 우리 것만 팔고 경쟁사, 그중에서도 1등을 다투는 회사 제품은 못 팔게 하니 x2 효과 발생! 그러니 잘해줘야죠.
그런데 이 모든 이익을 버리고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 투톱을 가져다 놓는 음식점도 존재합니다. 마침 지난번에 방문한 곱창집 사장님에게 뙇 물어보니. 바로 위와 같은 내용을 간단하게 설명하고 이렇게 말하더군요.
“따로따로 하면 불편하긴 한데… 제가 맛있는 거 팔아야죠”
사장님의 마인드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아. 단순히 그런 자세만 갖고 있다고 최고의 음식점이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적어도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가 저 정도의 디테일을 신경 쓰고 있으며, 기본 매출이 어느 정도 나와야겠죠? (=고객이 자주 찾는 것)
그리고 탄산 몇 병 주문하면서 회사를 2개로 나눠 발주하면 제때 친절하게 가져다줄 것 같나요? 전쟁인데? 매출 많은 매장에 영업하기도 바쁜데!!(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글의 긴장감 측면에서…) 탄산 업체와 어느 정도 딜을 할 수 있는 규모가 되는 점포여야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매출도 나오고 고객지향을 추구하는 음식점… 최고 타이틀은 이런 곳에 붙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부터 음식점(주점)을 방문하면 탄산을 어떻게 팔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같은 회사 친구들만 있는지, 아니면 1등 싸움을 하는 경쟁 제품과 같이 있는지. (근데 제가 가는 식당들만 그랬던 건 아니겠죠…? 코카콜라+칠성사이다 조합이 흔한 거라면 답 없는데….)
그래도 한번 각자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식당을 다시 한번 방문해보세요. 재밌잖아요. 그렇다고 한 회사만 있는 데가 덜 좋은 식당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음식!!!! 에만 집중하실 수도 있잖아요.
진유연을 시작하고 나서 제일 짧게 쓴 글 같네요. 더 노력해보겠습니다.
By 커머스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