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할머니, 운동 3년만의 대변신
불과 3년전만해도 여느 70대 할머니였다. 아니, 오히려 병치레 잦은 노쇠한 할머니였다. 약으로 의존하다 해보자해서 보디빌딩을 시작했는데, 몸 건강은 물론 뒤에서 보면 총각이 말 걸 수도 있는 젊은 여자들의 '워너비' 몸매를 가지게 되었다.
사연의 주인공인 임종소 할머니는 놀랍게도 44년생이다. 그녀는 지난 2019년 5월 WBC 피트니스 오픈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해 30대와 경쟁하며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그녀가 이런 남다른 인생을 살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운동으로 시작된 임종소 할머니의 두번째 인생을 들여다 보자.
◇ 운동을 시작한 계기?
"4년 전 협착증으로 오른쪽 다리가 걸을 수 없이 아팠어요. 병원에서 치료도 하고 침도 맞아봤는데 치료 받을 때 뿐이고 안 낫더라고요."
그녀는 이때까지만 해도 세상 다 살았다고 생각했다.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밖에 없는지 고민하던 순간, 담당 의사가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제안했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감소되는데 근육을 만들면 통증을 줄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1:1 PT 운동이 지금의 몸을 만드는 시발점이 되었다. 일종의 재활운동이라고 시작하며 거의 한달을 했더니 통증이 사라진 것이다. 이후로는 통증 재발을 막기 위해 꾸준히 운동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 곁을 지켜준 사람들
사실 대회 출전 전까지 그녀는 트레이너와 갈등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바로 대회용 유니폼 때문이었다. 그녀가 보기에 너무 남사스러웠던 것이다.
KBS 생활의발견 방송화면 캡쳐 |
그녀는 트레이너에게 "나는 안입고 운동 안 한다, 대회 안 나간다. 그거 입고 거길 어떻게 나가냐, 못 나간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레이너는 조건이 안 돼서 입고 싶어도 못 입는 사람이 많다며 매일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한다. 결국 그녀는 그 때 입지 않았다면 후회할뻔 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아들도 처음엔 창피해 했다. 엄마가 한 결정에 무작정 반대하지는 못 했지만 친구들한테는 항상 엄마가 보디빌더로 출전하는 것을 비밀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한다며 뿌듯해했다.
가정에 헌신적이었던 임종소 할머니는 과거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선뜻 주장하지 못하는 전업주부였다. 남편이 보수적이고 주장이 강한 사람이라 모든 걸 자기 뜻대로 해야 직성이 풀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랬던 그녀의 인생은 12년 전 사별을 겪고 혼자가 되면서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예전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면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부심도 덩달아 갖게 된 것이다.
◇ 생활 속에 배어 있는 건강한 습관
KBS 생활의발견 방송화면 캡쳐 |
할머니의 하루는 운동으로 시작해 운동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그녀는 tv를 보면서도 몸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목에 수건을 둘러 어깨와 허리 스트레칭을 하면서 일어나 시청을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이런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었다. 같은 헬스장을 다니는 회원들은 젊었을 때도 하기 힘든 운동을 나이가 들어서도 꾸준히 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며 동기부여도 되고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그녀는 "언제까지라는 것은 없다. 내 몸과 마음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운동을 계속 할 것이다. 80살이 되도 좋고 90살이 되도 좋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할 것"이라며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으니 2~3년 후에 미래가 더 멋있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