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입 열은 '투자 귀재' 존 리
[경제 소확행] "커피 사먹지 말고 노후 준비해라!"
◇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밝히고 있는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사진=유튜브 '존리라이프스타일 주식' 조선일보 캡처 |
차명 투자 의혹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난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한달여만에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근황을 공개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존 리 전 대표는 금융 교육인으로 제2의 인생을 살겠다고 밝혔다.
7일 존 리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인 ‘존리라이프스타일 주식’에는 ‘안녕하세요, 존 리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달 21일 촬영된 이 영상에서 존 리 전 대표는 “과거 한두 달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제 30여년 동안의 명성 등이 큰 영향을 받게 됐다”고 했다.
그는 “미국 같은 경우엔 CEO가 그만두게 되면 보통 영어로 Garden Leave라고 한다. 집에서 잔디 깎아라 그런 게 보편적이다. 기존 고객들을 만나지 말라는 뜻이다. 기존 고객들에게 법적인 조항들이 있다는 걸 말씀 드린다.
그래서 제가 6개월 동안은 연락을 끊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그건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유튜브로 근황을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존 리 전 대표는 사임 전 고객들과 약속했던 후원, 교육 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개인적으로 약속한 게 많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신다. 입양원,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에게 계속 후원하고 있는데 그건 개인적으로 약속한 게 있기 때문에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제 돈을 후원해 아이들의 투자 연습을 돕는 기회인 주니어투자클럽도 지속할 거다. 또 하나는 제가 강연하면서 초등학생들에게 약속한 게 있다. 연말이 되면 5명에게 메리츠펀드를 사주기로 했다. 그것도 염려 말라. 목사님과 선교사님들의 노후 준비도 꾸준히 도움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존리 전 대표는 사임 후 마음고생으로 체중이 빠졌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꼭 나쁜 것만 있는 건 아니더라. 제가 속상해서 5kg 빠졌는데, 수치가 좋아졌더라. 혈압수치, 당뇨수치도 좋아졌다”고 했다.
이어 “제가 메리츠에서 8년 근무했더라. 그런데 지나고 보니까 강연 스케줄을 강행하다 보니 휴가를 한 번도 못 갔더라.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더 보내라는 의미도 있고, 좋은 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존 리 전 대표는 금융 교육으로 인생 제2막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서 1막은 끝났고, 이제 2막이 시작이다. 2막은 아이들과 노후 준비 안 된 사람들에게 금융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 노후 준비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고, 계속 커피를 사 먹지 말라고도 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많은 분들이 저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너무너무 고맙더라. 감사할 게 너무 많았다. 8년 동안 기회를 준 메리츠 그룹에게 감사할 수 있고, 또 저를 만나서 실제로 자기 삶이 변했다고 하는 사람들, 각계각층 사람들이 제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줬는데 너무너무 감사하더라”고 했다.
2014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취임 후 8년째 회사를 이끈 존 리 전 대표는 장기 주식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가치투자 전도사’로 불렸다.
코로나 사태 당시엔 ‘동학개미’ 운동의 선봉장으로서 각종 TV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주식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지난 5월 존 리 전 대표가 아내 명의를 이용해 불법 투자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금융감독원은 메리츠자산운용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했다. 존 리 전 대표는 “불법성은 없었다”고 반박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6월28일 대표 자리에서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