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도 당했죠” 2500억 기획부동산 사기, 이 정도로 치밀했습니다.

기획부동산 사기

“개발 분명하다”더니

알고 보니 ‘보전산지’라 개발 불가

계약서 꼼꼼히 확인하는 게 관건

올해 초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이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 신도시 개발 정보를 미리 듣고 땅을 사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행위가 적발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데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먼 얘기로 느껴지지만, ‘남에게 공개되지 않은 부동산 정보’를 역이용해 일반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기획 부동산 사기인데요.

최근 2500억 원의 피해를 낸 기획 부동산 사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피의자와, 피해자 모두 유명인이 연루돼 있어 해당 사건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우고 있는데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기획 부동산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 관련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을 텐데요. 이번 시간에는 기획부동산 사기 사건이 대체 무엇인지, 이 같은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진출처_매일건설신문

기획 부동산은 개발 가능성이 전혀 없는 땅을 싼값에 사들인 후, 개발 호재가 분명 있다는 식으로 지인들을 끌어들여 높은 차익을 챙기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이때 한 구역의 땅을 여러 갈래로 쪼개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인, 전문가 말만 믿고 땅을 덜컥 산 피해자는 추후 땅에 대한 어떠한 권리도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1개의 필지를 여러 명이 소유했을 경우 공동 소유주 모두가 동의해야 땅을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쓸모없는 땅에 대한 소유권만 행사할 수 있을 뿐 이를 되팔아 이득을 챙기기는 하늘에 별 따기에 가까운데요.

사진출처_프레시안

기획부동산 사기는 갈수록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더는 은행 예·적금 이자만으로는 돈을 굴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번지고 있는데요. 이 같은 상황에서 집값은 갈수록 오르고, GTX ·3기 신도시 등 정부발 개발호재들이 잇따라 발표될 때마다 관련 지역의 부동산이 날이 갈수록 치솟다 보니 목돈을 토지에 투자해 돈을 불리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죠.

국토교통부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6월 기준 공동 소유인이 300명 이상인 땅은 전국에 2만 2199필지에 달하는데요. 이때 땅 주인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무려 1793만 4천여 명에 달합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토지 개발과정에서의 지분 공유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기획부동산 사기 피해자들일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사진출처_YTN

최근 화제가 된 기획부동산 사기 사례에 대해 알아보자면, 지난 28일 언론에 따르면 2500억 원대 기획 부동산 사기 사건으로 인해 3천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확인된 피해자 가운데는 한류스타 아이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피해자로 지목된 인물은 다름 아닌 소녀시대 멤버 태연으로, 태연은 재작년 국내 모 기획부동산 그룹으로부터 경기도 하남의 땅 약 11억 원어치를 사들였는데요.

문제는 이 땅이 공공시설이나 군사시설이 아니면 개발이 불가능한 ‘보전산지’였다는 것입니다. 기획부동산 업체는 문제가 된 땅을 4억 원에 사들인 후 불과 3개월 만에 7억 원의 웃돈을 얹어 태연에게 되판 것으로 언론에 알려졌는데요.

이번 사건에서 KBS 공채 출신 개그우먼 안수미가 기획부동산 홍보를 위한 영업사원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개그우먼 활동보다는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서 그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그녀는 블로그를 통해 본인을 ‘역세권 토지 투자 전문가’로 소개하며 “부자들만 아는 땅 투자 기술을 알려드린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언론 보도에 의하면, 안 씨는 논란이 된 기획부동산 업체의 홍보영상에서 “조각 피자를 먹는다고 내가 먹는 피자가 한 판의 피자 맛과 다르냐. 이게 바로 공유 지분이다”라며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출처_네이버 ‘땅부자안수미블로그’

자신이 기획부동산 사기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안 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는 “3천여 명에게 2500억 원대의 사기를 쳤으면 진즉 해외로 나가 잘 먹고 잘 살지 왜 블로그를 하겠느냐”라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또한 해당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언론매체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안 씨가 쓴 글이 연일 언론에서 화제가 되자 그녀는 “기자들의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 동의 없는 게시글 기사화에 관련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블로그를 닫겠다”라고 알리며 블로그를 폐쇄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기획부동산 그룹 계열사 4곳 대표를 농지법 위반 혐의와 사기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며 피해자들을 상대로도 조사를 이어갈 전망인데요.

사진출처_이데일리

그렇다면 기획부동산 사기를 피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사전에 기울여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계약 관련 일체 서류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계약서에 적시된 내용을 모두 이해한 후에 도장을 찍어도 피해를 안 당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우선 ‘구분소유적 공유’형태, 일명 토지 일부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려 한다면 계약서에 땅의 특정 위치와 면적 등이 정확히 기재돼 있는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국내 한 부동산 소송 전문 변호사는 “부동산을 지분에 따라 특정해서 소유하는 구분소유적 공유를 하려면, 부동산 업체 측으로부터 전달받은 계약서에 다른 지분 소유권자들이 동의를 한 상태인지, 땅의 위치나 면적을 특정 짓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라며 “부동산 공유 지분 모두가 사기라고 볼 수는 없지만 관련 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법률전문가와 계약서를 놓고 상의를 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확인된 피해 금액만 1천억 원에 이르는 기획부동산 사기 범죄 조사를 맡은 한 경찰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법인으로부터 토지 투자를 권유받았을 땐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 토지이용계획원 확인 등을 통해 본인이 매입하려는 땅이 어떠한 형질이며 혹여 보전산지는 아닌지 확인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쓸모없는 땅을 개발 호재가 있다는 식으로 속여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하게 하는 기획부동산 사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토지 투자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관련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관련 서류들을 조목조목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