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문 닫자 ‘급식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마지막으로 향한 곳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단체급식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에 실적 회복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찾아왔다. 교육부가 2학기 전면 등교를 예고했지만, 발표가 불투명해지면서 단체급식 시장 회복에 대한 희망의 불씨는 꺼져가고 있다.
하지만 속수무책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는 업체마다 발 빠르게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단체급식 업체들은 급식 사업에만 두던 비중을 조금씩 줄여나가며,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사업 구조를 개편해가고 있다. 팬데믹에 발맞춰 변모하는 국내 주요 급식·식자재 기업들의 움직임에 대해 알아보자.
주요 기업 중 가장 큰 회복세
단체급식 업체들의 공통 추세는 기존의 급식 사업을 포장 및 판매 분야로 넓혔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테이크아웃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구내식당에 간편식 판매 공간을 마련하거나 ‘혼밥’ 수요층을 위한 메뉴도 개발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샌드위치부터 시작해서 김밥, 조각 과일, 햄버거 등 100여 종의 테이크아웃 음식을 제공한다. 올해 1분기에는 구내식당의 테이크아웃 이용률도 작년에 비해 31% 증가했다.
신세계푸드는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큰 회복세를 보이는 곳이다.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은 275.9% 증가한 291억 원, 매출은 5.1% 증가한 1조 3041억 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들은 포장 및 배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며 실적 부진을 만회했고, 작년 말에 시작한 ‘노브랜드 버거’ 사업이 성장세를 타고 있다. 가정간편식(HMR)과 간편한 조리가 가능한 냉동 생지인 ‘파베이크’ 판매량의 지속적인 증가도 실적 회복에 한몫했다.
현대그린푸드의 단체급식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한 상태다. 이들은 친환경과 건강에 집중한 콘셉트로 사업을 강화하고, 케어 푸드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가정용 식단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데, 건강한 식단을 제안하고 판매하는 브랜드인 ‘그리팅’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서 온라인몰인 ‘그리팅몰’도 집중 관리할 예정이다.
고객층 세분화해
CJ프레시웨이는 작년에 영업 적자를 기록했지만, 사업 구조를 개편하여 올해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2조 3724억 원이며 예상 영업이익은 412억 원이다.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단체급식이 차지하는데,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코로나19에 대한 대비책으로 다양한 고객층에 맞는 플랜을 준비했다.
이들은 키즈 및 시니어 분야에 집중하여 사업을 진행할 전망이다. 키즈 분야는 영유아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직원, 선생님 등 고객층을 세분화하여 고객 특성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시니어 분야는 재가 노인을 위한 식사 배달 서비스나 노인시설을 위한 위탁 급식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키즈 및 시니어 분야는 일반적인 단체급식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CJ프레시웨이는 이미 1분기에 유의미한 실적을 기록해서 좋은 전망을 갖는다.
2030 겨냥한 마케팅 성공해
골프장도 단체급식 업체들의 성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골프를 향유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클럽하우스 식당의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43개의 골프장 내 식당을 운영 중이지만, 올해에 추가로 8개의 식당을 유치했다. 아워홈은 올해 상반기에 6개의 운영권을 따내서 점포 수를 점점 늘리고 있다.
특히 2030 중 골프를 즐기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MZ 세대를 저격한 마케팅을 선보이기도 한다. 아워홈은 골프 은어를 담은 ‘벙커전’이라는 해물파전을 내놓았고, 신세계푸드는 골프공 모양의 빵인 ‘안전빵’을 골프장 전용 간식거리로 출시했다. 이와 같은 유머스러운 음식들은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주요 고객층이었던 학교가 거의 문을 닫고 전체적인 단체급식 시장이 위축됐지만, 관련 업계들은 저마다의 사업 분야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급식·식자재 업체들의 장기적인 플랜과 블루오션 공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