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수출길 닫자 대한민국 마비됐다는 ‘요소수’, 뭐길래
97% 중국에 의존하던 ‘요소수’
전력난 영향으로 수입 제한
중장기적 대책 마련 시급
출처 ‘연합뉴스’ |
최근 중국의 석탄 부족 문제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미국 편에 선 호주에 보복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호주산 석탄의 수입을 막았지만 석탄 부족에 따른 전력난이 심화된 것이었죠. 이에 천재지변이 겹치며 경기 둔화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마냥 ‘남의 집 불구경’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는데요. 중국산 요소수 수입이 제한되어 우리나라가 엄청난 타격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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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뿐 아니라 승용차 영향 미칠 수도
중국의 요소(암모니아) 수출 제한으로 촉발된 국내 요소수(경유차 매연 정화 물질) 품귀 사태가 온 나라를 마비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요소의 97%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데 이를 중국 정부가 중단한 것이죠. 한 달 새 10배 이상 오른 가격도 문제지만, 아예 구할 수가 없어 전국 화물차 200만 대의 발이 묶이고 있습니다.
요소수는 디젤 차량이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을 감소시켜주는 촉매제로 국내 생산량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입한 요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요소는 석탄을 이용하여 만들어지는데 중국이 석탄 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수출을 막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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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되면 화물차 차주뿐 아니라 디젤 승용차를 소유한 일반 운전자들도 운행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데요. 화물차는 일반적으로 약 600㎞ 당 요소수 10ℓ가 필요합니다. 디젤 승용차의 경우 화물차보다는 요소수 보충 주기가 길지만 약 1만㎞ 주행에 10ℓ가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히 영향을 받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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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긴급 수입 요청, 구입량 제한
이에 정부는 11일 오전 ‘요소수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상정했는데요. 지난 마스크 대란 때처럼 요소수도 생산과 공급, 판매 방식에 개입하는 조치가 시행되는 것이죠. 관세도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조치는 내일 관보 게재를 거쳐 이번 주 중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정부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차량용 요소수의 판매처와 판매량을 제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재기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판매처는 주유소로 한정하고, 차량 1대당 구매할 수 있는 양도 제한하는 것이죠. 승용차는 최대 10ℓ까지 구매 가능하며, 그 외 화물·승합차, 건설기계, 농기계 등은 최대 30ℓ까지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어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 중국, 호주 등 요소·요소수 생산국으로부터 신속히 요소를 수입할 것을 약속했죠. 기재부는 “호주·베트남 등 여타 요소 생산 국가와 연내 수천 톤이 도입되도록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당장 이번 주부터 정부는 군 수송기를 활용하여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ℓ를 수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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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존도 줄이고 수입처 다변화 시급
한편 한국과 산업구조가 비슷한 일본은 같은 수입 제한에도 잠잠한데요. 주원료인 암모니아의 80%를 자체 생산하는데다 디젤 차의 비율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수입도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호주와 인도네시아, 대만 등 3개 나라로부터 연간 확보량의 23%를 수입하고 있죠.
수입품 중 중국 수입률이 80%를 넘는 품목은 1만 2586개 중 1850개에 달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인데요. 그런 점에서 원·부자재 및 부품 조달의 수입처 다변화는 더욱 시급한 과제입니다. 한 언론은 “요소수 사태도 호주산 석탄에 대한 중국의 수입금지가 부른 우연이 아니라, 얽히고 설킨 치열한 글로벌 경제 전쟁의 산물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