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사모님들의 전쟁’이라 불리며 경쟁 치열한 의외의 사업
재벌가 사모님들이 왜 미술관 운영에 관심이 많을까?
현재 재벌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미술관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곳만 30여 곳에 달한다. 그리고 미술관 관장 자리는 대부분 재벌가 사모님들이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미술관 운영은 사모님들의 고상한 취미에 불과하다는 사회적 편견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 재벌가 사모님들이 왜 그토록 미술관 운영에 관심을 가지는지에 대해 알아볼까 한다.
대기업의 취미생활 중 하나 '미술관'으로 알려져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재벌가 사모님의 미술관은 단연 삼성그룹 홍라희 여사가 이끄는 리움과 호암 미술관이다. 이외에도 SK 최태원 회장의 부인 노소영 씨가 관장으로 있는 아트센터 나비,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부인 박문순 씨가 관장을 맡고 있는 성곡미술관 등이 익히 알려진 재벌가의 미술관들이다.
그렇다면 왜 대기업에서는 재벌가 사모님들을 앞세워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운영하는 것일까? 궁극적인 목적은 문화 사업으로 기업 이윤을 환원하기 위해서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대기업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재벌들 중에는 취미생활로 미술품 수집을 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 재벌이었던 제이 피 모건과 석유 재벌인 제이 폴 게티 등이 있는데 이들도 미술관을 지어 수집한 미술품을 사회에 환원했었다.
미술관 설립은 무엇을 위한 목적인 걸까?
삼성미술관 리움의 경우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관장 소유의 국보 41점, 보물 107점 등을 전시할 수 있으니 위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 볼 수 있다. 일반인들의 문화 향유기회와 삶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돕기위해 미술관을 설립했다는 취지에 걸맞아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대한민국 대중들이 대기업의 미술관 운영 목적을 이처럼 투명하다고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과연 사회환원이라는 순수한 목적만으로 미술관을 운영하는 것일까? 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미술관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면 역시 분명히 있다. 기업의 후원으로 작가들의 전시회, 작품 판매가 가능하며 재벌의 탄탄한 재정 덕에 미술계의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재벌의 미술관 운영이 미술계 발전에 기여하는 바이다.
미술계를 위한 이와 같은 긍정적인 측면도 반드시 인정해줘야 할 부분이다. 만약 기업에서 미술관 운영 규모를 축소한다면 당장 타격을 입는 것은 미술계 작가들이다. 작가들의 활동 영역도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재벌가의 미술관 운영을 곱게 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미술관이 비자금 조성 혹은 돈 세탁에 악용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움 미술관이 삼성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개입되었던 사건으로 인해 세간이 들썩였던 적이 있다. 미술관이 상속의 수단, 재산의 은닉처로 탄로 난 전적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미술관 운영을 순수한 눈으로만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미술관 운영에 대해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
미술관을 운영하는 동안 미술관이 누리는 혜택들도 어마어마하다. 뮤지엄 프라이스라 하여 비영리 기관들은 기존 가격에 40-50%의 할인 금액으로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이 할인 차액으로 비자금을 조성한다는 의혹이 짙다. 그뿐만 아니라 미술품 구입 관련 법이 제대로 제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악용하여 대기업들이 미술관을 통해 오히려 부를 증축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공석으로 유지되던 미술관 관장 자리는 다시금 원래의 주인을 찾아갔을 뿐이다. 성곡미술관 박문순 관장 역시 성곡미술관 전시회 후원금 등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받았지만 관장으로 다시 복귀했다. 이는 미술관의 기본인 공공성과 비영리성의 원칙을 무시한 것으로 지나치게 사적 소유화되어 있지 않냐는 지적을 받았다.
미술관 운영이 사회 환원이라는 공적인 목적보다는 사모님들의 고상한 취미 쪽으로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때 재벌가 사모님들 사이에서 미술관 운영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재벌가의 경제적 성공을 확인하기 위한 자기만족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외국의 사례에도 재벌 총수 부인들이 미술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한국의 경우, 그 목적에 대해 더욱 궁금증을 낳고 있는 것이다.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