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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만 한달 걸리는 ‘5만원’, 우리나라 돈 다 여기서 만들어냅니다

5만 원권이 발행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완전히 새로운 단위의 화폐였기 때문에 5만 원권은 발행 전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우려와 달리 인기는 상당했다. 특히 5만 원 권은 세뱃돈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폐로 떠오르면서, 새해만 되면 그 인기가 날로 치솟는 중이다. 경조사는 말할 것도 없다. 대한민국 화폐에 새로움을 불어 넣은 5만 원권을 처음 만들어 낸 곳은 과연 어디일까? 화폐를 ‘돈’아닌 ‘예술품’이라 여기는 곳, 한국조폐공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화폐마저 한류 만들어 낸 한국조폐공사

1951년 문을 연 한국조폐공사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주화, 화폐는 물론 주민등록증과 여권까지 발행하는 국내 유일의 제조 공기업이다. 뿐만 아니라 훈장, 올림픽에 사용되는 메달 등 국내에서 사용되는 공공 보안 제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특수 잉크와 제지 등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그 기술력이 뛰어나 현재 세계 40여 개국에 우리 기술을 전파하는 중이다.

공기업의 경우 보통 서울에 본사를 두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조폐공사의 경우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둥지를 틀고 있다. 단지 내에는 본사와 기술 연구원이 함께 위치한다. 실제 제조를 담당하는 본부는 따로 있다. 은행권 특수 제지를 생산하는 제지 본부는 충남 부여에, 해당 제지를 받아 주화와 지폐를 생산하는 화폐 본부는 경북 경산시 갑제동에 있다.

청와대와 맞먹는 보안 갖춘 곳

화폐 본부의 경우 한 국가의 화폐를 생산하는 곳인 만큼 삼엄한 경비를 자랑한다. 과거에는 보안을 위해 지하에서만 생산할 정도였다. 인터넷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위성 사진에서도 화폐 본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데 제조 공장이 있음에도 사진에서는 산이 나타난다. 원래 일반인 출입은 완전히 금지되어 있었으나, 조폐공사는 지난 2016년부터 화폐 제조 현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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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등급 역시 높다. 화폐본부는 ‘가급’ 국가 중요 시설로, 청와대·국회의사당·대법원 등과 보안 등급이 같다. 본부 입구에는 400대를 넘는 CCTV가 24시간 동안 감시하고 있으며 외부인은 개인정보수집 동의서를 작성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개인 촬영은 당연히 금지다. 이어서 보안 검색대 통과, 지문 인식, 홍채 인식 단계를 거쳐야 한다. 본부 내부에도 200대가 넘는 카메라와 출입통제 시스템 256대가 설치되어 있다.

지폐 한 장 만드는 데 무려 40일 소요

그저 얇은 종이 한 장을 지폐로 탈바꿈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먼저 제지본부는 조폐공사의 자회사 우즈베키스탄에서 펄프를 받아 용지를 제작한다. 이때 지폐 위·변조를 막기 위해 빛을 비추면 그림이 보이는 은화, 미세 섬유인 은선, 그리고 형광 램프에서만 보이는 색 섬유를 삽입한다. 이후에는 용지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풀을 입혀 건조한다. 펄프를 은행권 용지로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24시간 정도다.

용지는 화폐 본부에서 지폐로서의 구색을 갖춰 나가게 된다. 먼저 백지인 용지에 지폐의 바탕이 되는 밑그림이 그려진다. 우리나라 지폐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태극문양, 미세 문자 등의 보안 요소도 이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5일 후 잉크가 마르면 금액이 인쇄된다. 이때도 빛에 따라 금액의 색상이 달라 보이는 위·변조 방지 기술이 적용된다. 이후 홀로그램이 부착되고, 용지의 빈 부분에 나머지 그림이 채워지면 인쇄는 끝난다. 잉크가 완전히 말라야 하므로 한 단계를 거칠 때마다 며칠이 걸린다.

검수 과정도 빼놓을 수 없다. 직원들은 컴퓨터를 통해 지폐를 한 장씩 살펴보며 불량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검수가 끝나면 드디어 낱개로 잘려 포장되는데, 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무려 40일이다. 주화는 모든 공정이 자동화되어 30분이면 제조가 끝난다. 불량품 역시 기계로 해결해 인력이 그리 많이 드는 편은 아니다.

조폐공사가 개발한 신기술. 스마트폰 하나로 정품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조폐공사가 개발한 신기술. 스마트폰 하나로 정품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현금 없는 사회가 다가오면서 한국조폐공사 공장 가동 속도가 조금은 느려지고 있다. 그러나 조폐 공사는 화폐 이외에도 각종 공공 분야 정보 보호에 앞장서며 자신의 존재를 확고히 하고 있는 중이다. 화폐 품질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 건 당연하다. 앞으로도 그 명성을 이어나가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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