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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못간다’ 제한걸리자마자 달라진 과학고의 충격적인 경쟁률

과학고, 의대 입학 제한

과학 인재 유출 방지

과고 입학 평균 경쟁률 감소

해당 조치에 대한 다양한 의견

[SAND MONEY] 과학인재 양성을 위해 지어진 과학고등학교는 막상 진학한 학생들이 의대 입학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연일 받아왔다. 결국 오랜 논의 끝에 모든 과학고는 이듬해부터 입학생 전원이 의약계열 지원을 어렵게하는 입학 요강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처럼 과학고 학생에 의대 입학 제한 조치가 걸리자 당장 올해 과학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경쟁률이 낮아졌다고 한다. 이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어떤 차별도 없이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학생들 중 과학이나 외국어 분야에 특별한 재능과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과학고등학교나 외국어 고등학교 등 특수목적고등학교에 진학해 더욱 심도 있는 수업을 받는다.

특히 과학고의 경우 과학 및 수학 영재의 양성을 목적에 둔 고등학교로 전국에 약 20개 가량 존재한다. 과학고는 100% 공립학교이며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는데, 최상급의 성적을 지닌 학생들이 합격할 수 있어 영재교육의 일환으로 불리기도 했다.


과학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대학 수준의 수학·물리학·화학·생물학 등의 수업을 듣고 실험실 시설 역시 매우 우수해 수학·과학 분야의 기량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 2014년 이전까지는 학교생활을 2년 안에 마치고 조기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제도가 바뀌어 조기졸업의 문턱은 매우 높아진 상태이다.

하지만 과학고하면 오래전부터 제기되던 지적이 있었다. 과학고등학교는 설립 당시 수학·과학 분야의 심화 교육을 통해 국가 차원의 과학인재 양성을 도모해 설립되었지만, 막상 입학한 학생들 중 이를 의대 입시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국회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전국 20개 과학고의 총 1,567명 졸업생 중 15%에 달하는 231명의 학생들이 졸업 후 이공계 이외의 학부로 진학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과학고를 개인의 진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연초에도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프로그램에 과학고를 졸업한 뒤 의대에 진학한 학생이 출연한 바 있다. 그는 의대 6곳에 합격해 그중 한 군데 들어갔다고 밝혔는데, 누리꾼들은 그에 대해 “과학 인재 되라고 세금도 지원해 줬더니 의대로 쏙 빠진 게 자랑할만한 일인가”, “과학고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처럼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의 의대 유출에 대한 지적이 오랫동안 이어져온 가운데 올해 드디어 큰 변화가 찾아왔다. 바로 국내 소재한 20개의 전체 과학고가 입학 요강에 ‘의약계열 지원에 대한 불이익 사항’을 명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국의 과학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원서를 제출할 때부터 ‘의약계열 지원 제한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만일 과학고 학생이 고등학교 입학 후 의학이나 약학계열 대학에 지원하게 되면 학교생활기록부의 창의 체험활동 부문은 공란으로 처리되는 등 일정 부분의 불이익이 적용된다. 본래 과학고 등 특목고를 다니는 학생들은 대학 원서를 낼 때 학생부에 영재학교의 추가교육과정과 학점 등을 기재하는데, 의약계열에 지원할 경우 이런 부분을 모두 빼버린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의약계열 지원 학생들은 정규 수업 이외의 독서실·기숙사 등 학교시설 이용이 제한되고, 대입 관련 진학지도도 중단된다. 추가로 일반고 전학도 권고될 수 있고, 영재 교육을 위해 투입된 교육비도 환수해야 한다. 다만 이는 기존 재학생들의 경우 해당하지 않고 내년도에 입학하는 과학고 1학년 학생부터 적용된다.

한편 과학고 학생들의 의약대 입학 제한 조치가 발표된 이후, 과학고의 신입생 모집이 시작되면서 지원자 수에 변화가 있었을지 사람들의 관심이 주목되었다. 한 입시학원이 2022년도 과학고 입학 원서접수 마감 결과를 분석하자, 정원 내 평균 경쟁률은 3.09 대 1로 전년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고 입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적용 예정인 의약계열 지망자에 대한 제약 강화로 진학 경쟁률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원인을 제시했다. 대중들은 이에 대해 ‘진작 시행됐어야 할 조치’라며 과학고에 진학한 학생들이 영재교육을 통해 국가를 빛낼 과학인재가 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시행된 이후에도 과학인재의 의대 유출을 완전히 막아서지는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수시로 지원하는 학생들에게는 해당 조치가 불이익이 될 수 있지만, 정시 준비생이나 재수생에게는 큰 타격을 주지 못한다”라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나서는 것이 더 빠른 방법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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