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일일일’ 주4일제 실험… 예상 못 한 결과 나왔다
‘주4일 근무제’ 도입 본격적 논의
미국 하원 진보그룹 ‘주32시간제’ 지지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실험
국내 직장인들 의견 엇갈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제가 회복되면서 열악한 근무환경에 내몰린 노동자들이 스스로 사표를 던지는 ‘대퇴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며 탄력적 근무 방식 도입 논의의 기반이 마련됐다.
이에 ‘주4일 근무제’ 논의가 현안으로 떠올랐는데 실제 영국의 ‘아톰은행’은 임금 삭감 없는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글로벌 생활용품 업체인 유니레버의 뉴질랜드 지부도 지난해 12월부터 1년간 주4일제 근무 실험에 나섰다.
스페인과 일본의 경우는 정부 차원에서 주4일제를 실험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 |
지난 8일 미국 CBS방송은 민주당 소속 마크 타카노 하원의원이 공동발의한 ‘주 32시간 근무법’이 의회의 지지를 받으면서 법안 통과에 추진력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주당 근무시간을 총 32시간으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할 경우 시간당 근무 수당을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이에 타카노 의원은 “주 32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32시간을 초과한 근무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게 법안의 핵심 내용”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또 그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라며 “건강과 복지가 악화되고 급여는 정체된 상태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라고 말했다.
실제 타카노 의원이 제출한 분석 자료에 의하면 근무시간 단축을 실험한 기업들의 근로자 업무 생산성이 25~40% 향상됐다.
또한 일과 삶의 균형이 높아져 병가 사용의 필요성이 감소하고 업무 스케줄의 유동성이 증가했다.
이에 고용주는 직원의 건강보험료나 사업장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얻었다.
주4일 근무제가 이미 자리 잡은 국가도 있다. 바로 북유럽의 ‘아이슬란드’다.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유치원 교사, 회사원, 사회복지사, 병원 종사자 등 다양한 직군을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를 국가 차원에서 시범 운행했다.
그 결과 뉴욕타임스(NYT)는 이 실험에 대해 “참여한 근로자는 기존의 성과와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았고 직장에서 더 나은 협업을 이뤘다”라고 전했다.
아이슬란드 지속가능민주연합(ALDA)와 싱크탱크인 오토노미의 보고서에 따르면 실험 종료 후 참가자 10명 중 8명이 근무 시간이 더 짧은 회사로 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고서는 “근로시간 단축은 오늘날 최첨단 경제 구조 하에서 바람직하며 실행 가능한 정책으로 간주돼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주4일 근무제 도입이 이르다는 주장에 NYT는 “이미 1956년 당시 부통령이던 리처드 닉슨이 ‘그리 멀지 않은 미래’라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에너지 절약을 위해 기업이 도입해야 한다’라고 말했으며 1978년 전미 자동차노동조합 회장인 더글라스 프레이저가 ‘절대적으로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유럽,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직장인들도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하지만 “삶의 질이 증진될 것”이라며 반기는 직장인들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초과 근무만 늘어나고 임금은 감소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 30대 직장인은 “병원, 은행, 관공서도 주4일제를 할 텐데 그거 다 감수할 수 있겠냐”라며 주4일 근무제가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에도 소수의 기업들이 주4일 근무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기업인 ‘에듀윌’은 지난 2019년 ‘월 2회 주 4일 근무’를 도입한 이후 2년째 주4일 근무제를 지속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