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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알람소리에 잠깬다’는 LH아파트의 입주 후기

벽체 간 콘크리트가 아닌 
석고보드를 쓰기 때문

210㎜ 안 되는 바닥 두께 

접수되는 층간소음 민원 늘어

어설픈 공동현관에 황당

하청 이어지는 문제 개선 필요

LH직원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며칠째 시끄럽다. 이로 인해 과거에 있었던 일들까지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문제는 바로 부실공사였다. 옆집 알람 소리가 들리는 것은 물론 서랍 닫는 소리까지 들린다는 LH 임대 아파트. 두 가구 중 하나는 층간 소음 기준에 불합격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어떤 이야기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낮은 임대료에 나갈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이런 장점들이 무색해질 만큼 커다란 단점이 존재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논란이 된 경기 고양시의 한 LH 국민임대 아파트. 지어진지 8개월에 불과했지만 이미 복도와 천장엔 금이 가있고 다용도실 벽도 갈라져 있는 상태다.

방음 역시 취약했다. 옆집 TV소리는 물론 옆집에 살고 있는 사람과 구구단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방음이 취약하다. 이곳에 거주하고 A씨는 “지금 통화하는구나, 화장실에 갔구나” 정도는 일상처럼 꿰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주에 위치한 또 다른 아파트는 서로 노크를 주고받을 정도로 문제는 심각했다.

이러한 문제 대해 관계자는 “한 개 동에 300세대가 몰려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대 아파트의 세대 간 벽체 사이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콘크리트가 아닌 석고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음 문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LH는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인지 모집 공고 시 세대 간 방음이 취약할 수 있다는 부분을 따로 적어놓기도 했다.

얇은 아파트 바닥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준공된 LH 아파트의 50% 이상의 바닥 두께가 표준 미달인 것으로 확인됐다. 약 52만 가구 중 바닥 두께 표준(210㎜)가 되지 않는 곳은 28만여 가구로 53.4%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층간 소음을 개선하겠다고 나선 LH는 벽식구조의 경우 210㎜ 두께의 바닥을 표준으로 정해놨지만 정작 이를 지키는 것은 소수에 불과했다. 얇게 시공된 바닥 두께에 아파트 구조 자체가 방음에 취약한 벽식구조로 지어져 있어 소음 문제가 항상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LH에 접수되고 있는 층간 소음 민원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이들은 “서랍 여닫는 소리, 요리하는 소리가 다들린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키나 카드를 통해야 아파트 통로에 들어갈 수 있지만 정작 옆 복도를 뚫려 있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공동현관 문제도 제기되었다. 이곳에 거주하는 B씨는 “키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경기 평택에 위치한 LH 임대아파트의 천장 우수관에는 물이 새는 일도 있었다. 또한 울산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은 지난 9월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할 때 창문을 수건으로 막고 바닥에는 신문지를 깔아 놓았다며 하소연하였다. 파주 운정신도시에 거주하는 또 다른 임대아파트 주민은 “비가 내리면 집안 곳곳에선 누수가 발생한다”며 “가전제품에까지 물이 떨어져 누전사고 위험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에 항의하는 입주민에게 LH는 시공사의 탓으로 책임을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LH 부실시공 문제가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었다. 하자를 계속해서 발생시키는 건설사에 공사를 맡기는 것도 지적되었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LH 아파트의 품질이 낮아지는 것은 하청에 하청을 거듭하는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이런 문제를 뿌리뽑지 않는 한 계속해서 부실공사 문제가 나올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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