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200만원 올려준다고 꼬시더니…하루아침에 ‘충격적 통보’ 날린 기업 정체
경영난 빠진 베스파
연이은 흥행 실패
과도한 임금 상승 문제로 꼽히기도
서비스 운영·신작 개발 계속할 듯
출처: 에이원뉴스, 게임인사이트 |
한경코리아마켓 |
지난해 게임업계 내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이어진 ‘연봉상승 릴레이’에 동참해 전 직원의 연봉을 1,200만 원씩 인상했던 게임 회사가 있다. 게임 ‘킹스레이드’를 출시하며 대히트를 거둔 베스파가 그 주인공이다.
소수 정예의 단단한 조직력으로 전투가 시작되면 반드시 승리하는 근성의 소유자 장수말벌을 뜻하는 ‘VESPA MANDARINA’에서 이름을 따온 베스파는, ‘상상의 세계를 완성하겠다’는 다짐으로 출범한 국내 게임회사다.
하지만 대성공이 무색하게도 베스파는 지난달 30일 전 직원을 불러 모은 뒤 ‘6월 치 월급은 지연 지급이 불가피해졌다, 투자 유치를 통해 회생을 시도했으나 어려워졌다’고 밝히며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지난달 29일 진행 중이던 투자 유치 건이 무산되고 난 다음 날이었다.
베스파 홈페이지 |
베스파는 지난 2013년에 설립돼 2017년 발매한 모바일 게임 ‘킹스레이드’로 큰 성공을 거둔 게임회사다. 이후 2018년에는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이 오름세도 얼마 가지 못했다.
올해 4월 신작 ‘타임디펜더스’를 발표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유저들의 기대를 모은 신작 ‘킹스레이드2’의 출시조차 무기한 연기됐다. 연이은 부정적 결과에 결국 회사는 3년 동안의 적자를 이겨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Twitter@Play_KINGsRAID |
베스파는 2021년 연봉 인상을 단행하던 때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사업손실로 인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관리종목 지정 우려’ 통보를 받은 적이 있다.
지속적인 영업 손실로 인해 자기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지난 2월에는 상장폐지가 우려된다는 사유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권 매매 거래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베스파가 연봉 인상 시 자본금 중 직원 월급을 지칭하는 경제학 속어 ‘번 레이트’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 패착이라고 분석했다.
킹스레이드 카페 |
인쿠르트 |
한편 베스파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고, 경영난을 벗어나기 위해 권고사직이 이루어진 뒤에도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 ‘킹스레이드’와 ‘타임디펜더스’의 운영은 지속될 예정이며 잔류 직원들과 함께 신작 ‘킹스레이드2’ 출시 등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베스파의 사례가 무리한 인건비 인상이 불러올 수 있는 비극을 가감 없이 보여준 것이라며, 스타트업 혹은 중견 기업이 임금을 인상할 때 과도하게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