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빌라 절대 사면 안 된다’라는 어른들 말씀에 이유가 있었다
어지간한 아파트보다 좋아 보이는 신축빌라가 많다. 20~30년 된 아파트 들어갈 돈으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인테리어 그리고 교통 입지까지 좋은 신축 빌라에 들어갈 수 있음을 고려하면 신축빌라는 분명 매력적인 상품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신축빌라를 사지 말라고 한다. 특히 어르신들은 신혼집으로 빌라 마련하는데 극구 반대한다 하는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걸까?
영세 건축업자 담당해
면적에 대한 규제가 없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유로는 건설사에 대한 신뢰가 있다. 아파트는 가치가 높고 일정 시공기술과 운용자산이 필요한 만큼 이름 있는 건설사가 짓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빌라는 주로 인원도 기술도 자금도 많지 않은 영세 건축업자가 건설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수십에서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빌라를 짓는 건설사는 어지간한 아파트 건설사보다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고급 빌라가 아닌 일반 빌라의 경우 시공, 감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후 단열, 결로, 외풍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후 하자가 발생해도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건물 수리 및 보수 문제를 주민끼리 합의해서 처리해야 하는 빌라에 있어 이 같은 조건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더군다나 아파트는 아무리 브랜드 가치가 낮은 건설사가 건축하더라도 계약면적, 서비스 면적, 공급면적, 전용면적이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어 신뢰도가 높다. 그러나 빌라는 면적에 대한 규제가 없어 분양업자가 건축업자에 의해 면적이 결정된다. 따라서 별도로 실 사용 면적을 계산해야 하는 불편함이 잇따른다.
저렴한 만큼 하자 있어
환금성 떨어져
부동산이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작용하는 만큼 환금성과 투자 수익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우선 빌라는 저렴한 만큼 하자가 있는 경우가 많다. 또 공영 관리비의 개념이 없어 주기적으로 관리되는 아파트와 달리 건물 자체의 관리가 잘되지 않아 노후가 아파트보다 빠르게 이뤄진다.
때문에 아파트는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반면, 신축빌라는 감가상각이 크게 일어난다. 부동산 업계에 “5년 이상 된 빌라는 투자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같은 비용이라면 노후 아파트를 리모델링 하는 게 더 낫다. 3천만 원 정도면 신축 빌라 못지않고, 오히려 재건축까지 노려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1주택 이상 가지고 있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만큼 일정 기간 내에 빌라가 팔려야 이사를 갈 수 있는데, 빌라는 환금성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부동산 상품으로 1년이 지나도록 매각되지 않을 수 있다. 와중에 옆집이나 인근에 계속해서 신축 빌라가 입성해 가격을 오히려 계속 낮춰야 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소음에 노출돼
환경 관리가 어렵워
수도권에서 가장 선호되는 주거지는 아파트이다. 아파트는 규정상 일정량의 녹지가 필요하다. 때문에 단지 내에 일정량의 조경 공간과 산책로가 마련된다. 최근 인기를 끄는 커뮤니티 시설과 단지 내 어린이집, 유치원이 있어 생활 편의성이 높다.
또 경비원이 있어 외부인의 출입이 어느 정도 관리가 되고 정해진 날에 분리수거를 실시하고 음식물 쓰레기나 일반 쓰레기를 버리는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단지가 깔끔하게 유지된다.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 간의 배치를 통해 가능한 조망권과 일조권을 일부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빌라는 사실상 아파트가 누리는 주거 환경을 누리기 어렵다.
sbs뉴스 |
우선 담장이 없어 외부인, 차량이 건물 인근에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소음에 노출되는 일이 많다. 또 녹지 규정이 없어 녹지나 산책 환경을 누리기 어렵다. 빌라나 상가가 붙어있는 만큼 조망권은 물론 일조권까지 침해당하기 쉽다. 일부 빌라 선호하는 분들은 분리수거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는데, 그만큼 쓰레기, 분리수거가 되지 않아 환경 관리가 어렵다.
한국일보 / 연합뉴스 |
직접 대출이 어려워
분양업체 도움 받아
무엇보다 부동산 중개료를 제외하면 거의 지출되는 비용이 없는 아파트와 달리 신규 빌라 매입 시에는 여러 추가 비용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아파트와 달리 빌라는 평균가액이 없어 대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빌라의 가치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은행에서 일반인이 직접 대출받기가 사실상 어렵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분양업체의 도움을 받아 대출을 받는다. 일부 업체는 이 과정에서 100만 원가량의 등기 비용과 대출 중개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중개 수수료가 불법임에도 업체를 통하지 않으면 사실상 대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축 빌라는 세련된 인테리어를 가진 대신 이처럼 복잡한 환경에 놓여있다. 때문에 한 전문가는 “가능하면 전세로 살고, 정 사야겠다면 적어도 1, 2년 된 빌라를 구입하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하자 있는 빌라라면 1,2 년 내에 어지간한 하자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결국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신축 빌라는 사는 거 아니다’라고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MONEYGROUND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