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화폐?’ 39살 남자가 최연소 대통령되니 벌어지는 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
갱단과의 전쟁 선포
[SAND MONEY]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치솟으면서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있는 가운데, 엘살바도르에서는 지난달부터 비트코인이 법정 화폐로 사용되면서 다양한 논란이 들끓고 있다. 이처럼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은 다름아닌 엘살바도르의 대통령인 ‘나이브 부켈레’라는 인물인데, 그는 30대에 대통령직을 맡은 뒤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있다. 그에 대한 자세한 스토리를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가상화폐 시장이 한참 격동기를 겪고있던 지난 5월, 전 세계의 뉴스를 뜨겁게 달궜던 소식이 있다. 이는 바로 엘살바도르의 대통령인 ‘나이브 부켈레’가 비트코인을 국가의 법정 화폐로 도입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은 것이다.
당시 암호화폐 시장에는 각종 악재가 쏟아지던 중이었고, 코인의 화폐가치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한 국가의 대통령이 가상화폐를 일반적인 화폐와 마찬가지로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말을 하자 전 세계는 크게 술렁였다. 발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10% 이상 오르기도 했다.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1981년생인 그는 만으로 37세의 나이였던 2019년 6월에 엘살바도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최연소 대통령’의 호칭을 얻었다. 부켈레는 젊은 정치인의 이미지에 맞게 평소 청바지와 가죽 자켓, 야구모자 등 캐쥬얼한 차림을 즐기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 정치계에서 대선 전까지만하더라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있었다. 하지만 기존 정치권에 대한 강렬한 비판을 대선기간동안 쏟아내면서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었다. 그는 기존의 양당 체제를 깨부수고 당선된 반전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한다.
부켈레의 성장배경을 살펴보자면 그는 사업가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으며 10대의 나이에 직접 홍보대행사를 차린 적 있을정도로 사업가적 기질을 발휘했다. 그는 대학시절 법학을 공부하다 중도 포기했고, 2012년부터는 당시 집권당인 FMLN 소속으로 정치를 시작해 소도시의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그는 정치생활을 시작한 이후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겠다는 일념으로 운동장·도서관·공원 등을 지으며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나섰고 범죄조직 갱단과의 전쟁도 선포했다. 청년들에게는 스케이트보드나 브레이크댄스, 그래피티 등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 에너지를 건전하게 쏟아내게끔 유도했던 인물이다.
한편 엘살바도르 대통령인 나이브 부켈레는 정치 활동에 SNS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그는 2019년 유엔총회장 연단에서도 갑자기 스마트폰을 열더니 셀카를 마구 찍더니 자신의 SNS에 ‘유엔 셀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게재했다.
부켈레는 당시 그의 돌발 행동이 주목을 받자 “잠깐 셀카 좀 찍겠습니다. 제 연설을 듣는 사람보다 이 사진을 보는 사람이 더 많을 겁니다”라고 발언해 더욱 화제가 되었다. 그는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스마트폰이 유엔총회의 미래라며 스마트폰을 활용한 화상회의를 도입해야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30대의 젊은 대통령이 이처럼 과감한 행동을 하자 대중들 사이에는 그의 화끈함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과 반대로 무모함에 비판을 보내는 이들이 공존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할 정도로 아웃사이더 기질을 갖고있는데다가, SNS를 정치활동에 적극 활용한다는 점에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와 공통점이 있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갑자기 왜 법정통화로 도입하기로 한 것일까? 상당수의 국가들이 가상화폐에 대해 규제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부켈레의 정반대된 행동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전문가들은 그의 결정이 엘살바도르의 특수한 국가 상황을 고려해야한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엘살바도르는 과거 ‘콜론’이라는 법정화폐를 사용하다가 2001년부터 미국 화폐인 달러로 대체했다. 하지만 이 국가는 가난을 견디다 못해 자국을 떠나 해외로 일자리를 찾으러 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부켈레 대통령은 해외에서 일하고있는 근로자들이 돈을 벌어 엘살바도르로 다시 송금할 때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해외 금융회사를 끼지 않아도 돼서 수수료 절감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결정에 대해 일각에서는 나이브 부켈레의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한 실제로 지난 9월부터 비트코인이 법정통화로 사용되고 있는데, 가격변동이 워낙 심해 투기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곳곳에서는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 반대 시위가 계속해서 열리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의 과감한 결정은 국민들 전반의 공감을 얻기는 어렵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